[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이미 연봉 값을 다했다.”
김도영(21, KIA 타이거즈)을 두고 올 시즌 도중 구단 관계자들 사이에서 나온 얘기였다. 시즌을 마무리하지도 않은 시점이란 걸 고려하면 듣기 쉽지 않은 코멘트였다. 그러나 그만큼 2024년 KIA는 김도영을 빼놓고 설명할 수 없다.
4월 최초 10-10, 전반기 20-20, 최연소 및 최소경기 30-30, 최소타석 내추럴 사이클링히트, 3-30-30-100-100, 한 시즌 최다득점까지. 올해 KIA가 끌어 모은 홈 관중(125만9249명)의 절반 이상은 김도영 효과라는 얘기는 마냥 농담으로 들리지 않았다.
올 시즌 김도영의 각종 유니폼을 현장에서 구매하려면 ‘오픈 런’은 필수였다. 각종 기념품 포함 김도영 관련 제품 매출이 100억원이 훌쩍 넘어갔다고 하니, 이것 만으로도 김도영은 올 시즌 KIA의 진정한 효자였다.
3년차 김도영은 1억원을 받고 뛰었다. 연봉의 100배 넘는 매출을 구단에 안겼으니, 4년차 연봉은 파격적인 인상이 당연하다. 4년차 최고연봉 이정후(당시 키움 히어로즈)의 3억9000만원을 가볍게 넘기는 건 기정사실화됐다.
4억원 돌파가 기본이며, 이정후와 강백호(KT 위즈)가 함께 보유한 5년차 최고연봉 5억5000만원까지 한꺼번에 넘어설 것인지가 관심사다. 김도영이 내년에 5억원 이상 받는다고 해서 뭐라고 할 사람이 있을까.
KIA는 연봉협상이 한창이다. 김도영처럼 체급이 큰 선수는 되도록 마지막에 진행하는 게 일반적이다. 그에 앞서 구단 관계자는 시뮬레이션 결과 내년 경쟁균형세를 넘기지 않을 것 같다고 했다. 구단이 산정해놓은 2025년 김도영 연봉의 마지노선이 있을 것이다.
참고로 6~7년차 최고연봉자도 이정후다. 이정후는 6년차에 7억5000만원, 7년차에 FA 자격 얻기 전 단년계약 최초의 10억원 돌파와 함께 11억원을 기록했다. 8년차 최고연봉은 올 시즌 김혜성(키움)의 6억5000만원.
김도영이 어쩌면 올 겨울을 시작으로 7년차, 그러니까 메이저리그 포스팅이 가능한 시점까지 매년 ‘이정후 도장깨기’에 도전할 수 있다. 키움이 전통적으로 간판스타를 후하게 대접해왔지만, 김도영이 꾸준히 ‘크레이지 모드’를 보여준다면 역사는 바뀔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