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RA 2.96→6.31’ FA 사이드암…ABS 없었더라면 ‘3년 15억’ 보다 더 받았을까

입력
2024.12.22 20:41
KIA 타이거즈 제공

[OSEN=한용섭 기자] 사이드암 투수에 불리하다는 ABS(자동투구 판정시스템)이 없었더라면. 

프로야구 KIA 타이거즈는 21일 FA 투수 임기영(31)과 3년 총액 15억원에 FA 계약을 체결했다. 계약 세부 조건은 계약금 3억원, 연봉 9억원, 옵션 3억원이다. 보장 금액은 12억원. 

지난해, 임기영은 불펜투수로 보직이 완전히 바뀌었고 맹활약했다. 64경기에 등판해 4승 4패 3세이브 16홀드 평균자책점 2.96으로 커리어에서 가장 낮은 평균자책점을 기록했다. 1이닝 불펜이 아니라 2~3이닝도 던지는 롱릴리프 역할까지 하면서 무려 82이닝을 던졌다. 궂은 일을 하면서도 뛰어난 성적을 기록했다. 

올 시즌을 앞두고 기대가 컸다. 예비 FA로 시즌을 시작했는데, 옆구리 내복사근 미세 손상 부상으로 시즌 초반 2개월 공백이 있었다. 아쉬웠다. 5월말 복귀 이후에는 KBO가 처음 도입한 ABS 존에 제대로 적응하지 못했다. 

정통파 투수들이 스트라이크존 상단을 노리는 하이패스트볼로 재미를 봤지만, 사이드암 투수들은 바깥쪽으로 흘러 나가는 공이 ABS존에 잘 잡히지 않았다. ABS존은 스트라이크존 앞 부분과 가운데 부분을 모두 통과해야 하기에, 사이드암 투수들에게 불리하다는 평가였다. 

부상 복귀와 ABS존 두 가지 악재를 극복하지 못했고 올해 37경기(45⅔이닝)에 등판해 2승 6패 2홀드 평균자책점 6.31을 기록했다. 젊은 불펜 투수들의 성장으로 임기영의 입지가 좁아졌고, 한국시리즈 엔트리에 포함되지 못했다. 

FA 자격을 취득해 시장에 나왔으나, 타 팀 이적시 보상선수(보호선수 25명 외)가 발생하는 B등급이라 타 팀에서 관심도 커지 않았다. 임기영은 KIA에 잔류했고, 30대 초반임에도 계약 기간도 4년이 아닌 3년 계약이었다. 지난해를 마치고 FA가 됐더라면 더 큰 금액을 받았을 것이다. 

KIA 타이거즈 제공

2012년 드래프트 2라운드 18순위로 한화의 지명을 받아 입단한 임기영은 2014시즌이 끝나고 FA 보상선수로 KIA로 이적했다. 당시 한화는 투수 송은범을 FA 영입했고, 송은범의 원 소속팀이었던 KIA는 보상선수로 임기영을 지명해 데려갔다. 

임기영은 군 복무를 마치고 2017시즌 KIA 유니폼을 입고 복귀했다. 불펜과 선발을 오가다, 2020~2021시즌 붙박이 선발 로테이션을 돌며 9승(10패)-8승(8패)을 기록했다. 임기영은 KBO리그 11시즌 통산 285경기 51승 59패 4세이브 21홀드 평균자책점 4.80을 기록했다. 

계약 후 임기영은 “다른 구단으로의 이적은 생각하지 않았다. 좋은 조건을 제시해준 구단에 감사하고, 열정적인 KIA 팬들의 함성을 다시 들을 수 있게 되어 기쁘다"고 말했다. 

그는 "올 시즌은 기대에 못 미치는 성적으로 팬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컸는데, 지금부터 잘 준비해서 팀이 한국시리즈 2연패를 하는데 도움이 되는 선수가 되겠다”고 전했다.

한편 KIA는 필승조 장현식이 LG와 4년 52억원 계약으로 떠났지만, 재빨리 키움 마무리 조상우를 트레이드로 영입했다. KIA는 조상우를 데려오기 위해 키움에 2026년 드래프트 1라운드와 4라운드 지명권 2장과 함께 현금 10억원을 내줬다. 임기영과도 FA 계약을 마치면서 불펜 재정비를 마쳤다. 

KIA 임기영 / OSEN DB

/orang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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