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의 선택은 좌완 투수 최채흥이었다.
LG는 13일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어 삼성으로 이적한 최원태의 보상 선수로 최채흥을 지명했다”라고 밝혔다.
구단 측은 “최채흥은 충분한 잠재력을 가지고 있고, 2020년에는 선발투수로 11승을 올리며 본인의 실력을 증명한 선수”라며 “커리어하이를 기록했던 2020년의 모습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하며, 본인의 모습을 찾는다면 젊은 선수로서 팀의 국내선발 한자리를 담당해줄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한다”라고 평가했다.
LG는 지난 10일 삼성으로부터 20인 보호 선수 명단을 받았다. 명단이 꾸려지는 과정에서 베테랑 오승환이 제외되지 않을까하는 전망이 있었지만 삼성은 이례적으로 ”오승환을 보호 선수 명단에 포함시킨다“라고 전했다.
받아본 명단은 LG의 예상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즉시 전력감과 미래 중 어느 쪽을 더 중시할 지를 고민하다가 최채흥을 선택하게 됐다.
최채흥은 이제 잠실구장으로 무대를 옮긴다.
대구 상원고를 졸업한 뒤 2018년 1차 지명으로 삼성에 입단한 최채흥은 팀의 기대를 한 몸에 모았다. 2018년 5월19일 넥센전에서 처음으로 1군 경기에 등판한 최채흥은 이날 선발 투수로서 3.2이닝 8안타 1볼넷 2삼진 2실점(1자책)을 기록했다. 다음 경기였던 6월2일 NC전에서 5이닝 2실점으로 데뷔 첫 선발승을 따낸 최채흥은 그 해 8경기 4승1패 평균자책 3.21로 시즌을 끝냈다.
그리고 다음해에는 선발과 구원을 오가며 28경기 6승6패2홀드 평균자책 4.81을 기록했다.
2020시즌은 커리어하이를 달성한 시즌이었다. 26경기 11승6패 평균자책 3.58을 기록했다. 그 해 9월13일 잠실 LG전에서 9이닝 무실점으로 데뷔 첫 완투·완봉승을 달성했다.
하지만 2021시즌에는 5승9패2홀드 평균자책 4.56으로 주춤하더니 상무에 군입대했다. 상무에서 첫 해인 2022년에는 퓨처스리그 상무에서 7승무패 평균자책 1.79를 기록했고 올해에는 5경기에서 1승1패 평균자책 5.40의 성적을 냈다.
2023시즌 선발난에 시달렸던 삼성은 최채흥의 복귀를 손꼽아 기다렸다. 그리고 최채흥은 6월13일 LG전에서 바로 선발로 등판했다. 5.1이닝 무실점을 기록해 희망을 키웠다.
하지만 최채흥은 좋은 피칭을 계속 이어가지 못하다가 1군 엔트리에 한 차례 말소됐다. 복귀 첫 경기인 8월19일 KIA전에서는 6이닝 2실점으로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하더니 다시 부진을 거듭했다. 들쑥날쑥한 제구력과 경기력으로 믿음을 주지 못했다. 결국 최채흥은 다시 또 미완의 대기로 남게 됐다.
올시즌에는 불펜으로 보직 전환을 한 최채흥은 플레이오프, 한국시리즈 엔트리에까지 이름을 올렸다. 좌완이 부족했던 삼성은 최채흥을 활용해보려고 했다. 최채흥은 한국시리즈에 가서 등판 기회를 한 차례 잡았고 1.2이닝 2실점으로 아쉬움을 남겼다.
시즌 후 최채흥은 호주리그에 파견될 예정이었다. 전반기에는 김대호, 육선엽이 투입되고 최채흥은 이호성과 함께 후반기에 참가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보호 선수 명단에는 포함되지 못했고 LG의 선택을 받았다.
LG는 선발로 활용할 계획을 가지고 있지만 불펜으로서의 가능성도 없지 않다. 좌완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최채흥으로서는 군 제대 후 LG를 상대로 던졌던 잠실구장에서의 기억을 살려야한다. 또한 최채흥은 잠실구장에서의 성적이 나쁘지 않았다. 통산 18경기에서 77이닝 36실점(31자책) 평균자책 3.62를 기록했다.
잠실구장은 투수 친화적인 곳이다. 반대로 타자 친화적이었던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뛰었던 최채흥이 잠실구장에서는 안정감을 찾을 가능성도 있다.
최채흥으로서는 마지막 기회이기도 하다. 삼성에서 계속 유망주 꼬리표를 떼지 못한 만큼 LG에서는 자신의 기량을 제대로 펼쳐야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