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G '명품 조연' 오태곤의 남은 꿈…"올스타전 꼭 가고파"

입력
2024.12.07 07:00


(서울=뉴스1) 문대현 기자 = SSG 랜더스의 오태곤(33)은 잡초 같은 야구 인생을 살아왔다.

2010년 오승택이라는 이름으로 롯데 자이언츠에 입단한 그는 '호타준족'으로 많은 기대를 받았다. 그러나 내야 수비 시 잦은 송구 실책으로 롯데 팬들의 많은 질타를 받기도 했고, 2017년 KT 위즈로 트레이드됐다.

KT에서 외야수로 보직을 옮긴 오태곤은 롯데 시절보다는 많은 기회를 받았지만, 확고한 주전으로 볼 순 없었다. 당시 KT의 1루수로는 윤석민이 있었고, 외야진에는 강백호, 조용호, 배정대가 있어 경쟁이 쉽지 않았다.

결국 2020시즌 도중 SK 와이번스(현 SSG)로 다시 트레이드됐다. 2021시즌을 앞두고 주전 좌익수 후보로 거론됐으나 추신수가 영입되면서 다시 벤치로 들어갔다.

2024시즌이 끝난 지금까지도 오태곤 앞에는 늘 '백업'이라는 수식어가 붙었다.



운동선수라면 누구나 주전을 꿈꾼다. 오태곤이라고 다르지 않다. 최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만난 오태곤은 "지금도 나는 주전 선수가 되는 것이 꿈이다. 연차가 차도 매년 경쟁하는 상황에 실망한 적도 많았다"고 털어놨다.

그러나 오태곤은 마냥 좌절만 하지는 않았다. 주전이 되지 못하더라도 어떻게든 1군 자리는 빼앗기지 않기 위해 수 없이 방망이를 돌렸고, '슈퍼 백업'이라는 칭호를 얻었다.

2024시즌 오태곤의 성적은 117경기 타율 0.275(247타수 68안타) 9홈런 27도루 OPS(출루율+장타율) 0.804. 전반기까지만 해도 경기 막판 대주자나 대수비로 투입됐으나 부상자가 생기자 잠시나마 주전 자리를 꿰차기도 했다.

오태곤은 "겉으로는 늘 웃지만, 속으로는 이를 늘 갈고 있다. 조금 과장을 보태 내 어금니가 없을 정도"라며 "대수비, 대주자로 나가다 보니 솔직히 힘들었지만, 어떻게든 준비하면서 버티다 보면 기회가 오더라. 지금은 주전 욕심을 내기보다는 팀에 필요한 선수가 되자는 마음"이라고 말했다.

오태곤의 장점은 쾌활한 성격이다. 랜더스 소속이 된 지 오래되지 않았지만 김광현, 최정, 김성현 등 구단 프랜차이즈 스타들과 스스럼없이 지낸다. 후배들과도 편하게 소통하며 SSG의 차기 주장으로 거론되기도 한다.



오태곤은 "롯데나 KT는 기강이 센 팀이다. 그런데 이 팀에 와보니 상대적으로 선후배가 편하게 지내는 모습이었다"며 "나 역시 선은 지키되 선배들에게 편하게 다가가려 했다. 이제 내가 고참이 됐으니, 후배들과 잘 소통할 수 있는 선수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내년이면 프로 16년 차가 되는 오태곤의 남은 목표는 '별들의 잔치' 올스타전이다. 이전 팀에서 간간이 올스타 후보로 거론되기도 했지만, 한 번도 올스타전 무대를 밟은 적이 없다.

늘 전반기에는 백업 역할을 하다 보니 올스타에 뽑힐 만한 성적을 내기 힘들었다. 또 멀티 포지션을 소화하는 탓에 특정 포지션의 주인이 되기도 어렵다.



오태곤은 "주전 욕심은 내려놨지만, 올스타전은 진짜 가보고 싶다. 투표로 뽑히긴 힘들겠지만, 감독 추천 선수로라도 참가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웃었다.

또 하나의 목표는 두 번째 우승이다. 2022년 SSG의 한국시리즈 우승 당시 1루수로 마지막 아웃카운트가 된 공을 잡았던 오태곤은 다시 한번 정상을 노린다.

오태곤은 "우리가 2021년 6위를 한 뒤 2022년 평가를 뒤집고 우승했다. 2024년 6위를 했다. 주위의 평가는 좋지 않을 수 있지만, 이런 흐름이면 내년 우승 가능성은 충분히 있다고 생각한다. 희망을 품고 열심히 훈련에 매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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