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탈코리아] 김유민 기자= 올해 역대급 불펜 FA에서 최대어로 평가받던 선수들이 대형 계약에 성공하면서 리그 최정상급 마무리 투수가 둘이나 풀리는 다음 스토브리그에도 뜨거운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번 FA 시장에는 역대급으로 많은 불펜 투수가 쏟아져 나왔다. 전체 FA 승인 선수 20명 중 10명이 불펜 투수였다. 이 가운데 김원중(롯데 자이언츠, 4년 총액 54억 원), 장현식(LG 트윈스, 4년 총액 52억 원) 등은 그중에서도 '최대어'로 평가받으며 대형 계약을 맺었고, 내년 41세 시즌을 맞는 '최고령 홀드왕' 노경은도 SSG 랜더스와 2+1년 25억 원 규모의 재계약을 체결했다.
한편, 내년 이맘때쯤에도 '최대어급' 불펜 영입전으로 스토브리그가 달아오를 전망이다. 올해 김원중과 장현식에 버금가는, 혹은 이들을 훌쩍 뛰어넘을 수도 있는 대형 계약이 나올 수도 있다. 최근 몇 년 리그 최고의 마무리 투수 자리를 놓고 다투던 두 선수가 나란히 시장에 나올 예정이기 때문이다.
그중 한 명은 키움 히어로즈 조상우(30)다. 그는 2013년에 데뷔해 통산 343경기에 출전, 33승 25패 88세이브 54홀드를 올린 정상급 필승조 불펜 자원이다. 2020년엔 시즌 33세이브를 기록하며 리그 세이브왕 타이틀을 따냈고, 2021년 개최된 2020 도쿄 올림픽 야구 국가대표팀에서는 마무리 자리도 맡았다.
도쿄 올림픽 6경기에서 146구를 뿌리는 투혼을 발휘했지만 결국 메달 획득에 실패한 조상우는 2021시즌 이후 사회복무요원으로 입대했다. 군 문제를 해결한 그는 이번 시즌 다시 팀에 합류해 전반기 40경기에서 1패 5세이브 8홀드 평균자책점 3.03을 기록하며 좋았을 때의 모습을 보여줬지만, 7월 갑작스러운 어깨 부상으로 내년을 기약하게 됐다.
또 다른 선수 한 명은 2023시즌 리그 세이브왕 SSG 서진용(32)이다. 2015년 1군 무대에 데뷔, 2018년부터 팀 불펜의 주축으로 활약하기 시작한 서진용은 1군 통산 521경기에서 29승 26패 88세이브 84홀드를 기록했다. 특히 2023시즌 69경기 5승 4패 42세이브 평균자책점 2.59라는 압도적인 성적을 기록했으며, 2019년부터 작년까지 꾸준히 60경기-60이닝 이상을 소화하는 등 안정감과 꾸준함을 동시에 증명했다.
하지만 부상이라는 악재가 그를 덮쳤다. 2023시즌 종료 후 팔꿈치 뼛조각 제거 수술을 받은 서진용은 올해 1군 복귀 이후 예전과 같은 구위를 회복하지 못했다. 결국 FA 신청 자격을 앞두고 51경기에서 1패 6홀드 평균자책점 5.55라는 아쉬운 성적을 기록한 그는 재수를 택했다.
이 둘은 최근 부상 공백과 수술 여파로 이전과 같은 활약을 보여주진 못했지만, 건강하다는 조건만 붙는다면 여전히 리그 최정상급의 마무리 자원이다.
필승조 구축은 사실상 대권 도전의 마지막 열쇠다. 이번 시즌을 앞두고 상대적 약체로 평가받던 삼성 라이온즈는 지난 스토브리그에서 적극적인 투자를 통한 필승조 강화로 9년 만에 한국시리즈에 진출했다. 반면 2023시즌 왕좌에 올랐던 LG 트윈스는 고우석, 이정용 등 필승조 유출의 여파로 작년보다 두 단계 하락한 3위를 기록하는 데 그쳤다.
따라서 조상우와 서진용이 이전과 같은 폼만 회복한다면 리그 상위권 경쟁을 하는 팀들의 불꽃 튀는 영입전이 펼쳐질 가능성이 높다. 한때 KBO리그 최강의 마무리 투수로 군림했던 두 투수가 건강할 때의 구위를 되찾고 다가오는 FA 시장에서 대박을 터트릴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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