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인 흉작’ 쓴맛 봤던 두산, A급 어빈·해치 발빠른 영입
SSG, 156㎞ 화이트 계약…LG도 빅리거 치리노스 찍어
두산은 올해 외국인 투수들의 부진과 부상으로 고전했다. 재계약했던 알칸타라와 브랜든이 모두 부상으로 속을 썩였다. 알칸타라를 발라조빅으로 교체했고 브랜든의 부상에 단기대체선수로 시라카와를 영입했지만 외국인 투수 넷이 합쳐 15승밖에 못했다. 4위로 처져 나간 와일드카드결정전에는 브랜든은 엔트리에도 들지 못했고 결국 그대로 두산은 KT에게 최초의 ‘와일드카드 업셋’을 당하며 탈락했다.
문제가 분명하니 외국인 투수 영입에 사활을 걸었다. 사실상 시즌 종료 전에 외국인 투수 교체를 준비하면서 10개 구단 중 가장 빨리 영입을 마무리지었다.
두산이 영입한 콜 어빈과 토머스 해치는 모두 A급 투수로 평가받는다. 두산은 둘 다 옵션 없이 100만 달러 전액을 ‘보장’ 계약했다.
특히 어빈을 영입한 데 대해서는 타 구단들도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어빈은 메이저리그 통산 134경기에 나가 28승40패 2홀드 평균자책 4.54를 기록한 좌완이다. 올해도 빅리그에 선발 16경기 포함 29경기에 나가 6승6패 1홀드를 거둔 현역 메이저리거다.
타 구단 한 단장은 “어빈은 지금 이 시점에 KBO 구단이 데려올 수 있는 투수가 아니다. 에릭 페디급인데, 페디가 올 때는 당시 상황이 꼬여서 뒤늦게 KBO리그행을 결정했다. 그야말로 두산이 정말 잘 데려온 것”이라고 경탄했다.
두산 구단의 관계자는 “최고급 숙소와 관중 영상 등을 총동원해서 할 수 있는 건 다 하고 답을 기다렸지만 ‘설마 안 오겠지’ 하고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그런데 온다고 해서 우리도 놀랐다”고 털어놓았다.
SSG도 드류 앤더슨과 재계약했고, 새 투수 미치 화이트를 영입했다. 한국계 3세로 메이저리그 22차례 선발 등판 포함, 통산 71경기에서 4승12패 평균자책 5.25를 기록한 화이트는 올해도 3개 팀을 거치면서 메이저리그에서 13경기에 등판했다. 평균구속이 시속 152㎞, 최고 156㎞를 던지는 강속구 투수다.
화이트는 KBO리그 구단들이 오랫동안 탐을 냈던 투수 중 한 명이다. SSG 역시 화이트와 옵션 없이 100만 달러 전액 보장 계약을 했다.
LG도 현재 외국인 투수 교체를 사실상 끝낸 상태다. 엘리에이저 에르난데스와는 재계약 하기로 하고 디트릭 엔스와는 결별하기로 했다. 베네수엘라 출신의 우완 요니 치리노스와 계약 합의는 마친 채 메디컬테스트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치리노스도 메이저리그에서 44차례 선발 등판을 포함해 통산 75경기에 나가 20승17패 평균자책 4.22를 기록했다. 올해는 6경기 30이닝으로 실적이 거의 없지만 사실상 현역 메이저리거다.
두산, SSG, LG는 모두 시즌 초중반까지 상위권에서 선두 그룹을 형성했다. 그러나 후반부로 가면서 경쟁력이 떨어졌다. 그 중심에는 마운드, 특히 외국인 투수들의 부상과 부진이 있었다. 재빠르게 움직였고 공을 들여 스카우트 시장에서 A급으로 불린 투수들을 일찍 영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