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오키나와(일본), 이선호 기자] "쉴 때가 아니다".
KIA 타이거즈 내야수 변우혁(24)이 오키나와 마무리캠프에서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한국시리즈 우승멤버로 휴식을 취할 수도 있었지만 마무리 캠프 참가를 자청했다. 3할 타율에 성공했지만 아직은 주전이 아니라는 자기진단이었다. 강도높은 타격훈련을 통해 내년 시즌 풀타임과 주전 1루수를 향햔 강렬한 투지를 불태우고 있다.
마무리캠프 킨베이스볼스타디움에서 만난 변우혁은 "쉴 수 없었다. 초반 못했고 1군에 많이 없었다. 후반기에 조금 잘했다고 해도 백업으로 잘한 것이다. 주전으로 잘해야하는 단계라고 생각했다. 2군 포함해 100경기가 되지 않았다. 수비이닝도 별로 안된다. 120경기는 뛰고 (김) 도영이 처럼 풀타임으로 나가야 쉴 수 있다"며 이유를 설명했다.
한화에서 이적후 2023시즌 200타석을 넘기며 귀중한 경험을 했다. 1루수 주전에 접근했다. 그러나 올해는 1루 경쟁에서 밀렸다. 외야수에서 1루수로 변신한 이우성이 주전이었다. 서건창까지 입단하면서 1루 백업을 맡았다. 개막을 2군에서 맞이했고 좀처럼 승격 소식도 들리지 않았다. 그래도 퓨처스 경기에 최선을 다했다. 타율 3할6푼3리 7홈런 30타점을 기록하며 승격 대기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이우성이 부상으로 쓰러지면서 비로소 기회가 찾아왔고 놓치지 않았다. 6월말에 콜업을 받아 정규리그 우승에 기여했다. 69경기에 출전해 187타석을 소화했다. 타율 3할4리 5홈런 21타점 22득점 OPS .839의 우등성적을 냈다. 삼진이 줄었고 컨택능력이 몰라보게 좋아졌다. 불리한 카운트에서도 안타를 만들어내는 등 타격에서 커다란 진보가 있었다.
3할 타율의 비결은 간결한 스윙과 타격 플랜이었다. "작년은 장타 욕심을 부리다 타율이 떨어졌다. 올해는 스윙을 간결하게 가져갔다. 하루에 안타 하나씩만 치자고 생각했다. 작년보다 홈런은 적었지만 작년보다 2루타는 많았고 3루타도 2개 쳤다. 타격플랜을 세워 들어갔다. 100% 되지 않아도 절반 이상 성공했고 결과가 나왔다"고 설명했다.
1루 수비는 팀내 최고라는 평가까지 받았다. 한국시리즈에서 7타수 무안타에 그쳤지만 견고한 수비로 우승에 힘을 보탰다. 5차전에서도 디아즈 타구를 잡아 병살로 연결시키는 안정성을 과시했다. "디아즈가 계속 1루쪽으로 파울을 쳤다. 나에게 타구가 올 것으로 생각했다. 그리고 있는 이미지대로 공이 와서 편하게 병살로 연결시켰다. 먼저 수비가 되야 한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며 웃었다.
이어 "1루 수비는 여유가 많이 생기고 편해졌다. 그래서 지금 마무리 캠프에서는 3루만 계속 훈련하고 있다. 3루는 경기를 많이 나가지 않았다. 1루와는 반대방향이고 타구도 오는게 아예 다르다. 익숙해져야 한다. 지금 아니면 할 시간이 없어 3루 수비를 계속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3루수 백업으로도 보탬이 되겠다는 의지였다.
이제는 1루 풀타임 주전을 바라보고 있다. "내년 목표는 100경기 이상, 300타석을 뛰고 싶다. 아직 풀타임으로 뛰어야 한다. 타격도 작년보다 더 간결하게 치려고 한다. 대신 맞는 순간에 힘을 더 쓸 수 있는 훈련 위주로 하고 있다. 도영이처럼 편하게 치고 싶다. 편하게 보이는데 순간적인 힘이나 스피드가 남다르다"며 각오를 다졌다.
올해 공수에서 도약과 함께 기대치도 높아지고 있다. 특히 장타력을 주목받고 있다. 올해는 5홈런, 장타율 4할7푼을 기록했다. 내년에 출장횟수가 많아진다면 두 자릿 수 홈런과 5할이 넘은 장타율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변우혁이 주전으로 자리를 잡는다면 그만큼 타선이 강해진다는 의미이다. 홍세완 타격코치도 "삼진을 먹더라도 장타를 많이 생산해야한다"며 숙제를 내놓았다. 변우혁의 가을 구슬땀이 어떤 결과를 빚을 것인지 주목된다. /sunn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