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승조 간절했던 롯데<-> 야수 세대교체 절실 두산 아꼈던 것들을 내줬다

입력
2024.11.23 22:44
필승조가 간절했던 롯데와 야수 세대교체가 절실했던 두산이 서로 아꼈던 것들을 내줬다.

두산 베어스와 롯데 자이언츠가 신인왕 정철원(25)과 1R 유망주 김민석(20) 등을 바꾸는 대형 3대2 트레이드를 단행했다.

두산 베어스(사장 고영섭)는 22일 “롯데 자이언츠에 투수 정철원(25), 내야수 전민재(25)를 내주고 외야수 김민석(20), 추재현(25), 투수 최우인(22)을 영입하는 2대3 트레이드를 단행했다”고 밝혔다.

 두산 베어스와 롯데 자이언츠가 정철원(왼쪽)과 김민석(오른쪽)을 포함한 3대2 대형 트레이드를 단행했다. 사진=천정환 기자

롯데 자이언츠도 같은 날 “투수 정철원, 내야수 전민재 선수와 투수 최우인 선수, 외야수 김민석, 추재현 선수 간 2대3 트레이드를 실시했다”고 발표했다.

여러모로 충격적인 트레이드 소식이다. 특히 양 측 트레이드의 핵심 선수들이 각 구단이 모두 깊은 애정을 갖고 육성했던 자원이란 점에서 더 놀라운 소식이기도 하다.

2022년 신인왕을 수상한 정철원과 롯데의 2023년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 신예 김민석이 중심이 된 대형 트레이드다. 무엇보다 이는 양 측의 이해관계가 바탕이 됐다.

먼저 트레이드를 원한 것은 롯데였다. 롯데의 사정에 정통한 관계자는 “불펜 자원이 필요했던 롯데가 먼저 정철원 영입에 관심을 보였고 이후 트레이드 규모가 커진 것으로 안다”고 귀띔했다.

실제 정철원은 불과 1시즌 전만 하더라도 두산의 필승조로 활약했던 자원이다. 2022년 23홀드를 기록 KBO 신인상 수상 포함, 1군 통산 161경기 출전, 13승 10패, 22세이브, 35홀드, 평균자책점 4.05를 기록했다.

 정철원. 사진=천정환 기자

올 시즌엔 36경기서 2승 1패 6세이브 1홀드 평균자책 6.40으로 아쉬운 모습을 보였지만 그보다 앞선 2022, 2023년 두 시즌간은 125경기에 등판해 셋업맨과 마무리 투수를 오가며 두산의 필승조로 맹활약했다.

2024시즌 팀 구원 평균자책이 9위로 추락했던 롯데 입장에서 가장 최근까지 셋업맨과 마무리 투수 보직을 모두 경험했던 정철원은 매력적인 자원이었다. 특히 내부 FA 였던 마무리 투수 김원중과 셋업맨 구승민을 모두 잔류시켰지만 점진적인 불펜 세대교체가 필요한 롯데다.

정통 우완 강속구 자원인 정철원이 다시 2022, 2023년의 모습을 찾는다면 롯데 불펜진의 완성도는 한층 더 보강될 수 있다.

2018년 두산 2차 4라운드 40순위로 프로 지명된 우투우타의 내야수 전민재는 올 시즌 100경기에 출전하며 차근차근 기회를 쌓아갔다. 1군 통산 177경기 출전, 타율 0.255, 82안타, 37타점, 51득점을 기록했다. 아직 기량을 폭발 시키지는 못했지만 롯데는 내야수 이학주, 오선진 등을 방출 시키며 확실한 내야 세대교체에 들어간 상황이다. 전민재가 내야의 새로운 ‘메기’로 긍정적인 경쟁 구도에 힘을 보탤 수 있을 전망이다. 또한 전민재가 병역 혜택을 마친 군필자원이란 측면도 매력적인 요소였다.

롯데는 “정철원 선수가 불펜으로서 경쟁력을 가지고 1군 즉시 전력의 역할을, 전민재 선수는 내야 수비 부문에서 좋은 경쟁력을 보여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이번 트레이드의 배경을 밝히기도 했다.

두산의 선택도 사뭇 파격적이다. 두산은 롯데가 그간 애지 중지 키웠던 대형 야수 유망주 김민석을 데려왔다. 우투좌타 외야수 김민석은 휘문고를 졸업하고 2023년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전체 3순위)로 롯데에 입단했다.

 김민석. 사진=천정환 기자

데뷔 시즌인 지난해 129경기에서 타율 0.255(400타수 102안타), 3홈런, 39타점, 53득점을 기록했다. 고졸 신인 데뷔시즌 100안타는 KBO리그 역대 8번째다. 하지만 2024시즌 41경기 타율 0.211(76타수 16안타), 6타점, 14득점의 아쉬운 성적에 그쳤다. 김민석은 올 시즌 퓨처스리그에선 35경기 타율 0.277/21득점/11타점의 성적을 냈다.

우선 롯데의 입장에선 윤동희를 비롯해 많은 야수 유망주들이 차근차근 성장하는 가운데 외야 주전 구도가 이미 짜여진 상황에서 김민석의 입지가 애매해졌다. ‘사직 아이돌’이란 애칭이 붙을 정도로 롯데 팬들에게 큰 사랑을 받았던 대형 유망주였지만, 불펜 강화에 큰 패를 썼다.

반대로 두산 입장에선 내외야 세대교체를 동시에 추진한 모양새다. 두산 베어스 관계자는 “김민석은 정교한 콘택트 능력을, 추재현은 빼어난 선구안을 갖췄다. 자신만의 뚜렷한 강점을 가진 두 선수가 외야진 뎁스에 큰 보탬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최우인은 최고구속 154km의 직구를 지닌 군필 유망주 투수다. 잠재력을 보고 영입했다”고 설명했다.

추가로 더 합류한 또 한 명의 젊은 좌투좌타 외야수 추재현은 2018년 드래프트 2차 3라운드(전체 28순위)로 넥센 히어로즈(현 키움 히어로즈)에 입단했고, 2020년 트레이드로 롯데 유니폼을 입었다. 추재현의 1군 통산 성적은 144경기 타율 0.238(345타수 82안타), 5홈런, 31타점이다. 퓨처스리그 통산 성적은 403경기 타율 0.304(1358타수 413안타), 30홈런, 209타점이다.

 추재현. 사진=김재현 기자

추재현 또한 롯데 1군에선 자리 잡지 못했지만 퓨처스리그 레벨에선 뛰어난 성적을 올리며 장래성을 주목받았던 자원이다.

결과적으로 두산은 야수진 세대교체에 올인한 모습이다. 올 시즌 종료 후 오랜 기간 두산 내야를 지켰던 김재호가 은퇴하고, 허경민이 FA 이적을 통해 KT 위즈로 이적한 만큼 당장 내외야의 젊은 피 수혈이 필수적이다. 김민석의 경우에도 고교 시절까지는 내야수를 맡았던 만큼 프로에서 시도했던 외야수로의 포지션 변화를 다시 한 번 뒤집을 수도 있다.

그것이 아니더라도 올 시즌 내내 세대교체가 늦어지면서 야수들의 활약이 더뎠던 만큼 김민석을 새로운 시대의 주역으로 점찍고 장기적으로 육성하려는 모습이다. 타격 능력에서만큼은 고교시절부터 프로에 입단하고 나서도 꾸준히 주목 받았던 김민석인만큼 두산은 새로운 기회의 땅이 될 수 있다.

[김원익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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