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포투] 'IF'의 사전적인 의미는 '만약에 ~라면'이다.
토트넘이 '난적' 맨시티를 만난다. 팀이 어려운 상황 속에서 주장이자 '맨시티 킬러'인 손흥민의 어깨가 그 어느 때보다 무겁다.
토트넘 훗스퍼와 맨체스터 시티가 24일 오전 2시 30분(한국시간) 영국 맨체스터에 위치한 에티하드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2024-25시즌 프리미어리그(PL) 12라운드에서 격돌한다. 현재 토트넘은 승점 16점(5승 1무 5패)으로 10위, 맨시티는 승점 23점(7승 2무 2패)으로 2위에 위치하고 있다.
# '롤러코스터 경기력' 토트넘, 결국 해답은 수비 조직력
프리미어리그(PL) 12라운드를 앞두고 있는 지금 시즌 초부터 이어지고 있는 토트넘의 경기력 기복은 여전히 해결되지 않고 있다. 맨유, 아스톤빌라와 같은 강팀을 상대로 대승을 거두면서 기대감을 한껏 끌어올렸으나, 이 후 일관된 경기력을 보여주지 못했다. 리그에서 승리를 기록하지 못하고 있던 크리스탈 팰리스와 입스위치에게 덜미를 잡히며 첫 승의 제물이 되었다. 반드시 승리해야 하는 경기에서 승점을 얻지 못하면서 리그 10위에 머무르고 있다. 리그 3위인 첼시와의 승점이 3점차에 불과하지만 최근의 흐름을 보면 팀의 위기 임은 분명하다.
영국 현지에서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경질설 및 선수와의 불화설이 끊이지 않고 있다. 상황이 좋지 않을 때 나타나는 전형적인 팀의 모습이다. 이 시점에서 반등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다만 반등의 제물이 맨시티라는 것이 달갑지가 않다. 최근 흐름이 좋지 않지만, 최다 득점 2위에 위치하면서 여전히 공격력은 살아있음을 증명하고 있다. 이는 수비가 불안한 토트넘에게 큰 위협이 된다.
현재 토트넘은 리그에서 23득점을 기록하면서 최다 득점 1위에 올라있다. 공격력만큼은 누구에게도 밀리지 않는 모습이다. 다만 수비적인 부분에 있어서 약점을 가지고 있다. 현재까지 13실점을 기록했다. 이는 최소 실점 공동 6위에 해당하는 기록이다. 수치로만 볼 때는 많은 실점을 허용했다고 보기에는 힘들다. 다만 실점을 하는 패턴이 거의 동일하다는 것이 불안요소이다. 수비 라인을 상당히 높은 위치에서 형성하기 때문에 역습에 취약할 수 밖에 없다. 올 시즌에는 유독 역습을 당하는 과정에서 토트넘 수비진들의 집중력이 흐트러지는 경우가 많았다. 이는 곧바로 실점으로 이어지며 경기를 어렵게 만들었다.
맨시티를 상대로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전술적 변화를 가져가지 않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 토트넘의 최대 약점인 역습을 무기로 하는 팀은 아니지만 순수한 공격력 자체가 매우 높기 때문에 수비 조직력이 매우 중요하다. 어느 때 보다 로메로와 반 더벤의 수비 조합이 필요한 때 이다. 하지만 두 선수 모두 맨시티전 출전이 불투명하다. 로메로의 경우 A매치 경기를 소화하다가 부상을 입어 조기 귀국했고, 반 더벤의 경우 햄스트링 부상으로 언제쯤 복귀가 가능할 지 미지수이다. 이들이 결장한다면 드라구신과 벤 데이비스가 맨시티의 공격진을 상대해야 하는데, 과연 효과적으로 막아낼 수 있을지 의문이 드는 것은 사실이다. 그렇기에 로메로와 반 더벤의 출전 여부에 따라 이 경기의 향방이 정해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 믿을 건 통산 맨시티 상대 '8골 4도움' 손흥민
악재 속에서 토트넘이 믿는 것은 결국 '맨시티 킬러' 손흥민이다. 최근 5년간 프리미어리그 최고의 팀인 맨시티를 상대로 매우 강한 모습을 보여주었다. 소위 BIG 6(아스널, 맨시티, 맨유, 리버풀, 첼시, 토트넘)라 불리는 팀 중 손흥민이 가장 많은 골을 기록한 팀이 바로 맨시티이다. 토트넘은 손흥민이 출전한 경기에서 맨시티를 상대로 18경기 9승 2무 7패, 승률 50%를 기록하면서 맨시티의 '천적' 역할을 톡톡히 해왔다.
손흥민은 중요 순간마다 맨시티를 울렸다. 2018-19시즌 ULC 8강에서 맨시티를 상대로 엄청난 활약을 보여주었다. 토트넘이 득점한 4골 중 무려 3골을 책임지면서 모두의 예상을 깨고 팀을 4강으로 이끌었다. 2021-22시즌 PL에서는 맨시티와의 두 번의 맞대결에서 1골 2어시를 기록하면서 토트넘의 '더블'의 선봉장 역할을 했다. 이를 바탕으로 토트넘의 UCL 진출과 아시아 최초 PL 득점왕이라는 엄청난 성과를 거두었다.
올 시즌 맨시티의 수비 집중력이 좋지 않다. 충분히 공략할 수 있는 상황이다. 현재 워커가 노쇠화로 인해 속도와 운동능력이 떨어지면서 경기에 나서고 있지 못하다. 과거 손흥민의 빠른 스피드를 효과적으로 잘 막아냈던 워커이기에 그의 부재가 큰 기회가 될 수 있다. 맨시티에는 아칸지, 디아스, 그바르디올, 아케와 같은 좋은 수비수들이 많지만 손흥민의 속도를 완벽히 제어할 수 있는 자원은 마땅치 않다. 이 점을 잘 파고든다면 맨시티의 우 측면에 균열을 일으킬 수 있다.
토트넘은 이번 시즌 손흥민이 공격포인트를 기록한 경기에서 4전 4승으로 100%의 승률을 보여주고 있다. 뿐 만 아니라 경기마다 최소 3골 이상을 터트리며 단순한 승리가 아닌 대승을 거두고 있다는 점도 고무적이다. 이번 역시 A매치 기간 동안 2경기 연속 골로 예열을 마치면서 맨시티전 득점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과연 손흥민이 맨시티전 득점을 통해 팀을 승리로 이끌며 토트넘의 '파랑새'임을 증명할 수 있을지 기대가 된다.
# '충격의 4연패' 맨시티, 커져만 가는 로드리의 빈자리
시즌 초반임을 감안해도 팀의 분위기가 너무 좋지 않다. 맨시티의 공식전 4연패는 과르디올라 감독 부임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심지어 과르디올라 감독은 그의 감독 커리어에 있어 4연패를 당한 적이 없었다. 그만큼 현재 맨시티의 상황이 낯설고 어색하다. 부진의 가장 큰 원인은 결국 로드리의 부재이다. 예상치 못한 십자인대 부상으로 시즌 아웃이 되면서 팀의 핵심을 하루아침에 잃은 것이 화근이 되었다.
로드리를 대체하기 위해 여러 선수를 활용해보았지만 만족스럽지 못했다. 1라운드 첼시와의 경기에서 코바치치가 해당 역할을 잘 해내면서 고민을 덜어내나 싶었다. 하지만 이 후 수비적인 부분에서 한계를 보였고 이는 팀의 전반적인 수비 조직력 저하로 이어졌다. 설상가상으로 로드리 대신 팀의 중심을 잡아주어야 할 더브라위너와 핵심 수비 자원인 스톤스와 아칸지가 부상으로 경기에 나서지 못했다. 주축선수들의 이탈과 맞물려 팀의 조직력이 무너진 것이 4연패라는 결과를 낳았다.
다행히 토트넘과의 경기를 앞두고 더 브라위너, 스톤스, 아칸지가 훈련에 복귀하며 맨시티는 한숨을 돌렸다. 돌아온 선수들이 로드리를 대신해 팀의 중심을 잡아준다면 연패의 흐름을 충분히 끊어낼 수 있다. 팀의 상황도 많이 개선 되었다. 부상자들이 점차 복귀하고 있고 과르디올라 감독의 2년 재계약이라는 큰 성과도 있었다. 팀을 떠날 수도 있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던 상황이었기 때문에 팬들과 선수들 입장에선 큰 기쁨과 안도감을 느꼈을 것이다. 과르디올라 감독은 '지금은 떠나면 안 될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최근 4번의 패배가 그 이유일 수도 있다' 라며 최근의 연패가 재계약의 이유 중 하나임을 넌지시 밝혔다. 반등에 대한 의지가 엿보이는 말이었다.
이제 필요한 것은 승리이다. 토트넘과의 경기에서 패배하게 된다면 선두 리버풀이 승리한다는 가정하에 승점 차가 8점이 된다. 아무리 리그 초반이라지만 이 차이를 극복하는 것은 어려울 수 있다. 따라서 우승 경쟁을 위해서는 이번 경기에서 반드시 승점 3점을 얻어야 한다. 맨시티의 홈에서 치러지는 경기인 만큼 선수들의 동기부여 또한 남다를 것이다. 최근 홈 5경기에서 4승 1무로 강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점도 긍정적이다. 반면에 토트넘은 최근 원정 5경기에서 1승 1무 3패로 저조하다. 토트넘을 상대로 홈 경기에서만큼은 좋은 경기력을 보여주었던 맨시티이기 때문에 승리에 대한 자신감은 충분하다.
글='IF 기자단' 4기 이미호<저작권자 Copyright ⓒ 포포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