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최민우 기자] "이제는 1군에서 자리를 잡고 싶다."
키움 히어로즈는 최근 다승왕 경쟁을 벌였던 엔마누엘 데 헤이수스와 결별을 택했다. 보류권도 풀었다. 그러면서 키움은 다음 시즌 외국인 선수 구상을 다각도로 점검 중인데, 투수 1명과 타자 2명으로 외국인 선수를 활용하는 방안도 고민하고 있다. 최근 몇 년 동안 키움은 장타력 부족에 시달렸기 때문이다.
키움 관계자는 "경기 흐름을 가져올 수 있는 건 시원한 장타 한 방인데, 우리 팀은 그 부분이 부족했다. 외국인 타자를 두 명을 활용하는 것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키움은 올 시즌 팀 장타율 0.380으로 최하위에 머물렀다. 리그 평균 팀 장타율은 0.420이었다. 팀 홈런도 104개에 불과했다. 팀내 최다 홈런 타자인 송성문(19개)도 홈런 20개를 기록하지 못했다. 키움이 외국인 타자 두 명으로 2025시즌을 치르려는 이유다.
만약 키움이 외국인 투수 한 명만 영입하게 된다면, 국내 투수들의 어깨가 더 무거워진다. 최근 드래프트에서 젊은 투수들을 다수 뽑았지만, 신인급 선수들이 곧장 프로에서 활약할 것이라 기대하는 건 사실상 무리다. 조금이라도 프로 무대에서 경험을 쌓은 투수들에게 기대를 거는 게 현실적이다.
올해 군 복무를 마치고 온 박주성(24)도 키움이 기대를 걸어볼 만한 자원이다. 박주성은 경기고를 졸업하고 2019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1차 지명으로 넥센(현 키움)에 입단한 오른손 투수다. 1,2군을 오가며 숙성기를 거친 박주성은 2023년 상무에 입대했다. 상무 첫해 박주성은 불펜으로 뛰며 퓨처스리그 14경기 14이닝 5홀드 평균자책점 1.93을 기록했다. 올 시즌에는 선발로 변신해 24경기 106⅔이닝 10승 3패 평균자책점 2.53의 성적을 거뒀다.
최근 키움 2군 구장인 고양 국가대표 야구훈련장에서 스포티비뉴스와 만난 박주성은 "상무에서 군 생활을 해서 정말 다행이라 생각한다. 커리어 단절 없이 계속 야구를 할 수 있었다. 운동도 많이 할 수 있었다. 전역 후에는 체지방을 더 감량하기 위해 유산소도 열심히 하고 있다. 힘들긴 하지만 내년에 잘하기 위한 과정이라 즐거운 마음으로 훈련하고 있다"며 근황을 전했다.
상무에서 많은 경험을 쌓았다는 박주성. "입대할 때도 상무에서 공을 많이 던져보고 싶었다. 다행히 아프지 않았고, 많은 경기를 치를 수 있었다. 또 상무에서 원래 선발로 던지던 인원들이 부상으로 빠지면서 나에게 선발 기회가 주어졌다. 확실히 경험을 많이 했기 때문에 제구도 더 좋아진 것 같다"며 상무 생활을 돌아봤다.
구속도 회복했다. 히어로즈 입단 당시만 하더라도 박주성은 150km에 이르는 패스트볼을 뿌리는 투수로 주목을 받았는데, 점점 구속이 줄어들어 고민이 깊었다. 평균구속이 눈에 띄게 줄어들었다. 야구 통계사이트 '스탯티즈'에 따르면 2020시즌 박주성의 빠른공 평균구속은 144.6km였는데, 2021시즌 141.3km로 줄었다. 2022시즌에는 140.4km로 감소했다.
이에 대해 박주성은 "내가 프로 입단 후 살을 좀 많이 뺐었다. 그러다 보니 투구 매커니즘도 조금씩 바뀌었고, 구속도 뚝 떨어졌다"고 털어놓았다. 그러면서 "나 스스로에 대한 의심이 많이 들었다. 똑같이 던지는 것 같은데, 공 스피드가 안 나오니까 심적으로 많이 힘들었다"며 지난날을 회상했다.
하지만 상무에 가서 다시 구속을 회복했다. 최고 147km까지 찍었다. 박주성은 "그전에는 그 정도도 안 나왔는데, 조금씩 구속이 올라오고 있다. 더 빨라지면 좋겠다. 그러기 위해서 더 많은 훈련이 필요하다. 시간이 해결해줄 문제였는데, 지금까지 고민이 많았다. 구속이 점점 돌앙오고 있어 지금은 큰 걱정이 없다"며 웃었다.
1차 지명으로 히어로즈에 입단할 때만 하더라도, 탄탄대로를 걸을 것만 같았다. 하지만 프로의 벽은 높기만 했다. 박주성의 1군 통산 성적은 31경기 37⅓이닝 1승 2패 평균자책점 6.03이다. 박주성은 "잘하고 싶은데, 마음처럼 잘 되지 않았다. 심적으로도 힘들었다. 하지만 야구 선수라면 이겨내야 한다고 생각했다. (프로에서 가치를 인정받으려면) 내가 잘 하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제 1군에서 자리를 잡고 싶은 박주성. 스프링캠프 때부터 존재감을 드러내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에는 조금 일찍 몸을 만들 예정이다. 빨리 공을 던져서 어느 정도 컨디션이 올라온 상태에서 스프링캠프에 참여하려 한다. 나는 공을 많이 던져야 하는 스타일이라 그렇다. 군대 가기 전에는 좋은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는데, 이제는 1군에서도 잘 하고 싶다. 내 노력에 따라 결과는 따라올 거라 생각한다"며 활약을 다짐했다.<저작권자 Copyright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