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탈코리아] 김유민 기자= 시즌 중반까지 압도적인 페이스로 투수 4관왕과 리그 MVP 자리까지 바라봤던 NC 다이노스 카일 하트(32)가 골든글러브 수상도 확신할 수 없는 처지에 놓였다.
올해 NC의 새 외국인 투수로 합류한 하트는 명실상부 리그 최고 에이스의 면모를 보였다. 이번 시즌 26경기에 등판해 13승(리그 공동 3위) 3패 평균자책점 2.69(리그 2위) 182탈삼진(리그 1위) WHIP 1.03(리그 1위) 승률 0.813(리그 2위)을 기록했다. 시즌이 끝나기 직전까지 각 부문에서 압도적인 페이스를 자랑하며 투수 3관왕(다승, 평균자책점, 탈삼진, 승률)을 넘어 리그 MVP까지 노렸다. 마치 지난해 NC 에릭 페디의 좌투수 버전을 보는 듯했다.
하지만 시즌 막판 순조로울 것 같았던 하트의 타이틀 사냥에 걸림돌이 생겼다. 갑작스러운 몸살과 햄스트링 부상으로 로테이션을 온전히 소화하지 못했다. 복귀 이후 시즌 마지막 두 경기에서도 각각 3이닝 3실점, 6이닝 6실점을 기록하며 KIA 타이거즈 제임스 네일에게 평균자책점 1위 자리를 내줬다. 하트가 주춤하는 동안 소속팀 NC도 어느새 9위까지 추락했다.
결국 다승왕 타이틀을 토종 투수 원태인과 곽빈에게, 평균자책점 타이틀을 네일에게 내준 하트는 탈삼진 타이틀만 차지하게 됐다. 다른 기록에서도 리그 최상위권을 기록했지만, 시즌 중반까지 김도영과 MVP 경쟁을 펼치던 것을 생각하면 아쉬운 성적이었다.
사실상 MVP 수상이 물 건너간 하트는 이제 투수 골든글러브로 눈을 낮출 수밖에 없다. 하지만 골든글러브 후보들도 만만치 않다. 삼성 원태인과 KIA 네일이 유력한 경쟁 후보다.
각자 타이틀을 공평하게 하나씩 나눠 가졌지만, 원태인과 네일은 하트에겐 없는 무기가 있다. 원태인은 2017년 KIA 양현종(20승) 이후 7년 만에 탄생한 '토종' 다승왕이다. 또한 암흑기였던 삼성의 마운드를 지키며 올해 정규시즌 2위까지 올려놓은 공도 있다.
네일은 두말할 것도 없는 KIA 통합우승의 주역이었다. 시즌 막판 턱뼈가 부러지는 부상을 당했음에도 빠르게 회복하여 한국시리즈 마운드에 올라 에이스의 위용을 떨쳤다.
물론 국내 투수나 우승 팀 투수가 골든글러브 수상에 유리하단 것도 다 옛말이다. 최근 10년 투수 골든글러브 수상자 중 토종 투수는 단 2명(2017년 양현종, 2022년 안우진), 우승 팀 투수는 3명(2019 조쉬 린드블럼, 2017 양현종, 2016 더스틴 니퍼트)뿐이었다. 하지만 압도적인 성적 차이가 아니라면 부차적인 요소들이 어떻게 작용할지는 두고 볼 일이다.
사진=OSEN,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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