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자꾸 외국으로 보내면 좋겠어요.”
양준혁 MBC스포츠플러스 해설위원이 돌직구를 날렸다. 지난 19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 양신 양준혁을 통해 “지금 전력으로 대만과 열 번 붙으면 여섯 번은 지고 네 번 정도 이길 것 같다”라고 했다. 이젠 대만야구가 달라졌다는 걸 인정하고 제대로 대비해야 한다는 뜻에서 한 얘기다.
실제 한국야구는 2014 인천아시안게임 이후 대만에 지속적으로 고전한다.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예선 패배를 시작으로 2019 프리미어12 슈퍼라운드, 2022 항저우아시안게이 예선서 잇따라 졌다. 항저우아시안게임 결승과 2023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 예선서 이겼을 뿐이다. 이번 프리미어12 오프닝라운드서 또 지면서 최근 6경기 2승4패다.
이젠 더 이상 한국이 대만에 앞선다고 보기 어렵다. 일본과 격차가 크게 벌어진 것도 문제지만, 대만에 앞서간다고 보기 어렵다. 실제 최근 대만을 보면 과거와 다르다. 한 방은 있지만, 타격과 수비의 정교함이 떨어진다는 건 옛말이다.
정교한 좌타자가 대거 등장했고, 수비와 작전도 촘촘해졌다. 마운드에선 빠른 공을 던지는 투수가 늘어났다. 한국은 최근 좌완 린위민(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 산하 더블A)을 세 차례 만나 한 번도 제대로 공략하지 못했다.
양준혁 해설위원은 “린위민이 작년 아시안게임부터 세 번 연속으로 올라왔다. 린위민 말고도 150km를 기본적으로 던지는 투수들도 있더라. 어떻게 보면 우리보다 뛰어나다. 타자들도 과거 우타자 중심의 빵빵 때리는 모습이 아니다. 우리나라와 붙을 때 좌타자 6~7명이 나왔다. 고영표가 감당하기 어려운 라인업이었다”라고 했다.
SBS스포츠 이순철 해설위원도 유튜브 Off the TV, MBC스포츠플러스 박재홍 해설위원도 유튜브 체육공단-빵형의 잘하자를 통해 대만이 달라졌다고 강조했다. 대만 타자들이 더 이상 사이드암에 약하지 않으며, 대만이 어떻게 달라졌는지 연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양준혁 해설위원은 대만이 유망주를 일본이나 마이너리그에 적극적으로 보낸다며, 우리나라도 유망주들의 해외진출을 장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내의 경우, 프로에 입단하지 않은 아마추어 선수가 해외로 나갈 경우 KBO리그애 돌아오려고 할 때 2년간 자격이 유예된다. 무분별한 해외진출을 막고, KBO리그를 보호하기 위한 조치.
양준혁 위원은 사실상 이 제도의 폐지를 주장했다. 실제 일각에선 이 제도에 손을 봐야 한다는 의견도 내놓는다. 해외에 도전할 선수들은 자유롭게 해외에서 야구를 하고, 국내에서 도전할 선수들은 도전하는 등 자율에 맡길 때가 됐다는 의미다. KBO리그 신인들의 품질 저하를 우려한다면, 향후 도입을 고려 중인 아시아쿼터 등으로 보완하면 된다는 시선이다. 다른 종목을 보더라도 세계적으로 국가와 국가의 장벽이 무너지고 있다. 그래야 진정한 경쟁력이 생기는 것도 사실이다.
양준혁 위원은 “우물 안의 개구리가 아니고 선수 육성을 해야 한다. 자꾸 외국으로, 메이저리그든 일본리그든 보내면 좋겠다. 고교야구 같은 경우 아예 외국으로 가버리면 아예 거의 들어올 수 없는 시스템을 만들어 버렸다. 그냥 외국에 갈 수 있는 사람들은 가고, 아닌 선수들은 한국에 남아서 하는 시스템이 필요하다”라고 했다. 류중일 감독도 이번 대회 기간 유망주들이 좀 더 해외에 많이 나가면 좋겠다는 말을 했다.
물론 성급하게 결정할 일은 아니다. 대만의 경우 선수들을 해외로 보낼 수밖에 없는 자국의 사정이 있다는 얘기도 있다. 프로리그만 따지면 한국이 더 큰 시장을 자랑하기 때문이다. 한국야구 실정을 감안하고 방향성을 설정할 필요도 있어 보인다. KBO리그에 미치는 영향을 차분하게 따져볼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