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설의 마침표, 추신수가 기억하는 우승과 순간들

입력
2024.11.08 13:00


(MHN스포츠 송도, 박연준 기자) "한국에서의 우승, 더 큰 의미가 있다"

SSG 랜더스 추신수가 선수 생활 마침표를 찍었다. 추신수는 7일 인천 송도에 위치한 경원재 앰배서더 호텔에서 은퇴 기자회견을 열었다.

지난 2001년 시애틀 매리너스 입단 이후 클리블랜드 인디언스, 신시내티 레즈, 텍사스 레인저스에 이어 올 시즌 KBO리그 SSG 랜더스까지, 24년 선수 생활을 마감한 추신수는 MLB 통산 16시즌 동안 1,652경기 타율 0.275 218홈런 782타점 961득점 157도루 218홈런 OPS 0.824을, KBO 통산 4시즌 439경기 타율 0.263 396안타 54홈런 205타점 266득점 OPS 0.812를 올렸다.

또 추신수는 메이저리그에서 굵직한 역사를 남기기도 했다. 그는 아시아인 최초 20-20클럽 가입(2009, 2010, 2013) 세 차례나 올린 데 이어 아시아인 최초 200홈런, 2015년 사이클링 히트, 아시아인 최장이자 텍사스 구단 최초 52경기 연속 출루 등을 남겼다. KBO리그에서도 2021년 최고령 20-20 클럽 가입을 달성하기도 했다.

추신수는 이날 지난 야구 인생을 되돌아보는 시간을 가졌다. 아마추어 시절을 포함해 30년 넘게 이어온 선수 생활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으로 SSG의 통합 우승을 꼽았다.

마음 깊이 남은 순간은 바로 우승

기자회견에서 추신수는 "가장 마음에 남는 건 한국시리즈 우승"이라며 "34년 동안 야구를 하며 한 번도 우승을 경험하지 못했었는데, 한국에서 이루어낸 우승이기에 더 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SSG는 2022년 시즌 개막부터 한국시리즈까지 단 한 번도 1위를 놓치지 않으며 KBO 최초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을 기록했다. 추신수는 6차전까지 전 경기에서 안타를 기록하며 팀의 우승에 기여했다.

클레멘테상 후보는 특별했다

추신수가 기억에 남는 순간으로 꼽은 5위는 2020년 로베르토 클레멘테상 후보에 선정된 일이었다. 그는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는 마이너리그 선수들을 위해 총 19만 1000달러를 기부했고, 대구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2억 원을 기탁하며 사회적 책임을 다했다. "상을 바라며 야구를 했던 적은 없었지만, 유독 이 상은 받고 싶었다"며 "그의 사회적 기여를 보며 빅리거로서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해야겠다고 결심했다"고 회상했다.

아시아 최초의 기록은 여전히 자부심

기억에 남는 순간 4위는 2009년 아시아 선수 최초로 달성한 20홈런-20도루 기록이었다. 당시 클리블랜드 소속이던 추신수는 시즌 막바지 홈런을 추가하며 20-20 클럽에 이름을 올렸다. 이어 3위로 꼽은 2015년 사이클링 히트 또한 추신수에게는 특별한 순간이었다. 텍사스 레인저스 소속으로 콜로라도와의 경기에서 사이클링 히트를 기록하며 구단 역사상 8번째 기록을 세운 것이다. 추신수는 "그때 시즌 초반에 부진했지만 사이클링 히트를 기점으로 성적이 개선되었고, 아시아 최초라는 점에서 자부심을 느꼈다"고 전했다.

52경기 연속 출루, 동료들의 힘 덕분이었다

기억에 남는 순간 2위로는 2018년 텍사스 소속으로 세운 52경기 연속 출루 기록을 꼽았다. 이 기록은 아시아 출신 선수 최장 기록으로, 텍사스 구단 역사에서도 단일 시즌 최장 기록이다. 추신수는 당시 부상으로 어려움이 있었으나 팀 동료들의 응원과 도움으로 기록을 이어갈 수 있었다고 밝혔다.

우승의 순간을 돌아보며

추신수는 "야구는 이기는 것이 목표"라며 "선수들에게도 이기기 위해서 어떤 마음가짐을 가져야 하는지 함께 나누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에게 우승은 수십 년간 흘린 땀과 노력을 보상받는 순간이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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