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이재상 기자 = 부상을 입은 원태인(삼성)의 대체선수로 야구대표팀에 발탁된 우완 임찬규(32·LG)가 태극마크를 향한 자부심을 나타냈다. 류중일 감독의 전화를 받자마자 지방에서 서울로 올라와 밤 10시에 잠실구장으로 향했을 만큼 의욕적이다.
임찬규는 30일 고척 스카이돔에서 진행된 야구 대표팀 훈련을 마치고 취재진을 만나 "예비 명단에 없어서 예상 못 했는데 소식을 듣고 깜짝 놀랐다"며 "가을야구에서의 좋은 흐름을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임찬규는 한국시리즈 4차전에서 원태인이 부상으로 내려간 뒤 곧바로 류중일 감독의 전화를 받았다. 당시 '김태균 야구 캠프'를 위해 충남 지역에 있었던 그는 류 감독에게 "던질 수 있겠냐?"는 전화를 받고 곧바로 서울로 향했다.
그는 "오후 10시에 잠실구장에 도착해 곧바로 공을 좀 던져봤다"며 "일주일 정도 쉬었기 때문에 정확한 몸 상태를 살펴보기 위함이었다. 생각보다 괜찮더라. 감독님께는 일단 '괜찮다'고 했지만, 거짓말을 할 순 없었다"고 설명했다.
2018 자카르타 팔렘방 아시안게임 대표팀 이후 6년 만에 다시 대표팀에 발탁된 임찬규는 특별한 감정을 드러냈다.
그는 지난해 14승(3패), 올해 10승(6패)을 올리며 2년 연속 두 자릿수 승리를 수확하며 팀 내 토종 선발로 확실하게 자리매김했고, 유독 포스트시즌 무대에서 약했던 징크스도 깨뜨렸다.
임찬규는 LG에서 치른 올 가을야구 3경기에서 3승을 올리며 최고의 활약을 펼쳤다. 2011년 데뷔 후 처음 포스트시즌 무대 선발승과 함께 LG 선수 최초로 가을야구 선발 3연승의 주인공이 됐다.
임찬규는 "큰 경기에서 괜찮았기 때문에 의심보다는 자신감으로 준비할 수 있었다"면서 "일주일을 쉬었지만, 그때의 좋은 흐름을 빨리 찾아야 한다"고 했다.
이어 "대표팀은 선수에게 자부심이자 큰 명예"라면서 "구단(LG)의 팬들뿐 아니라 우리나라의 팬들이 다 지켜보기 때문에 좋은 공을 던지기 위해 잘 준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예전에는 태극마크를 단다는 것이 마냥 좋았는데 이제는 더 진지하게 다가가려 한다"며 "원래 이 자리도 원태인 선수의 자리다. 그런 것에 대한 무게도 느끼면서 더 큰 책임감을 갖고 하겠다"고 강조했다.
소속팀에서 함께 호흡하고 있는 포수 박동원(LG)과 배터리를 맞춘다는 것도 임찬규에게는 호재다.
그는 "동원이형이 날 너무 잘 알기 때문에 다른 것 생각 안 하고 사인 주는 대로 준비하면 될 것"이라고 미소 지었다.
야구 선수들에게 로망인 도쿄돔(슈퍼 라운드 개최지)도 그에게는 좋은 동기부여가 된다. 임찬규는 "잘 던져서 1차 예선을 통과해서 도쿄돔까지 꼭 갔으면 한다. 그것에서 한번 던져보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