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타이거즈의 마무리 투수 정해영(23)이 아버지 정회열 동원대 감독과 함께 사상 첫 부자(父子) 우승 세리머니를 이루며 야구 팬들의 마음을 울렸다.
정해영은 29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아버지와의 합성사진을 올리며 "아빠 우승이에요!"라는 메시지를 남겼다. 이 사진은 2024 프로야구 한국시리즈(KS) 우승 직후 환호하는 자신의 모습과 1993년 해태 타이거즈(현 KIA) 우승 직후 두 팔을 번쩍 든 아버지의 모습을 합성한 것이다.
정해영은 28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와의 KS 5차전에서 6-5로 앞선 8회 초 2사 만루 상황에 등판해 1⅓이닝을 무실점으로 틀어막으며 팀의 12번째 우승을 확정지었다. 그는 9회 마지막 타자 김성윤을 헛스윙 삼진으로 잡은 뒤, 포수 김태군과 얼싸안으며 기쁨을 나누었다.
정회열 감독은 선수 시절 해태 포수로 활약하며 1993년 삼성 라이온즈와의 KS 7차전에서 선동열 전 감독의 마지막 공을 받았고, 1996년 현대 유니콘스와의 KS 6차전에서도 이대진과 함께 우승의 기쁨을 누렸다. 이번에 아들과 함께 같은 팀으로 KS 우승을 차지한 것은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
경기 후, 28일 아들의 우승 장면을 관중석에서 바라본 정회열 감독은 방송 인터뷰에서 "더할 나위 없이 기쁘다"며 "다른 선수 아버지들께 미안할 따름"이라고 소감을 전했다. 그는 "난 조연으로 우승했지만 해영이는 주연급으로 우승에 기여해 뿌듯하다"고 덧붙였다.
사진 = 정해영 소셜미디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