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는 지난 28일 통산 12번째 한국시리즈 트로피를 가졌다. 1983년을 시작으로 총 12차례 한국시리즈에 나가 한 번도 물러나지 않고 모두 우승을 차지한 역사도 이었다.
1983년부터 1997년까지 15년 사이에 9번 우승했던 해태를 지나 2001년부터 KIA가 된 타이거즈는 올해까지 3차례 우승했다. 세 번의 우승을 모두 함께한 KIA의 유일한 선수 양현종(36)은 28일 우승 직후, ‘왕조’에 대한 질문에 단호하게 고개를 저었다.
KIA가 되어 차지한 세 번의 우승을 다 겪었고, 왕좌를 지키는 것이 얼마나 힘든지 직접 보고 듣고 경험해봤기에 양현종은 ‘왕조’에 도전한다는 목표 자체도 언급을 아낀다.
양현종은 “우리는 아직 부족히다. 과거 두산, 삼성 그리고 옛날 해태 선배님들처럼 3~4년 연속 우승하지도 않았고 우리는 정말 8년 만에, 7년 만에 우승했다. 우리가 내년에 우승을 하고 또 내후년에도 이 자리에 있다면 그때는 얘기할 수 있겠지만 아직까지는 ‘왕조’를 언급하는 것 자체가 그 단어에 대한 예의가 아니지 않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말 자체에 내년에도 우승하고 싶다는 목표가 포함돼 있다. 양현종은 2009년 풀타임 선발 시즌을 시작해 막내로서 우승에 일조했고, 2017년에는 최전성기의 에이스로서 리그를 평정하면서 우승을 이끌었다. 2024년에도 양현종은 국내 1선발로 뛰었다.
양현종은 후배들을 치켜세운다. 양현종은 “선발이 다 아파서 팀이 많이 힘들었지만 그래도 중간 투수들이 정말 잘 해줬고, 황동하와 김도현도 선의의 경쟁을 하면서 그 결과가 우리 1위로 나온 것 같다. 어린 선수들, 그리고 중간 투수들이 정말 노력 많이 했고 칭찬받아야 마땅한 시즌”이라고 말했다. 내년 이후에도 결국은 양현종을 이어 KIA를 끌어가야 할 투수들이다.
우승 팀의 숙명, KIA 역시 다음 목표는 2연패다. 스물한살 투수 양현종이 최고참이 되기까지 세월 동안, 그 연속 우승이 얼마나 어려운지 잘 알기에 KIA와 양현종 모두 뜨거운 가슴을 누르고, ‘왕조’ 언급을 자제하며 차갑게 다음 시즌을 준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