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로지 NPB만 꿈꿨던 시라카와, 日 드래프트 지명 불발...다음 행보는?

입력
2024.10.26 13:16
오로지 일본 프로야구 신인 지명만 꿈꿨던 시라카와 케이쇼가 아쉽게 꿈을 이루지 못했다. 다음 행보는 어디가 될까.

SSG 랜더스와 두산 베어스에서 대체 외국인 투수로 2024시즌 활약했던 시라카와가 지난해에 이어 일본프로야구(NPB) 신인드래프트에 도전했지만 지명을 받지 못했다.

양대리그 NPB 12개 구단은 이날 69명을 우선 지명했고, 이어 육성 선수 54명을 추가로 호명했다. 그렇게 단 123명만이 프로 구단에 뛰게 됐는데 시라카와는 그 바늘구멍을 통과하지 못했다.

 사진=천정환 기자

고교 야구 구단 숫자가 무려 5300여개에 이르는 일본은 한해에만 수만명의 선수가 신인드래프트 프로 지명 대상자다. 야구부가 있는 고등학교 숫자가 100개에 미치지 못하는 한국과 비교할 수 없는 인프라의 경쟁이다.

그러다보니 KBO리그에서도 쇼케이스를 치렀던 시라카와지만 끝내 어떤 프로구단으로부터도 지명되지 못했다.

하지만 시라카와가 보여준 모습을 고려하면 여러 가지 시나리오를 떠올려볼 수 있다.

일본 독립리그 도쿠시마 인디고삭스에서 뛰고 있던 시라카와는 지난 5월 단기 대체 외국인 투수로 SSG 랜더스에 합류해 KBO리그를 처음으로 경험했다. 로에니스 엘리아스의 부상 이후 대체 외국인 선수로 단기 6주 계약을 맺은 것이다.

비록 기복이 있긴 했지만 시라카와는 SSG 소속으로 등판한 5경기에서 2승 2패 평균자책 5.09를 기록하며 좋은 인상을 남겼다. 성실한 태도와 야구만을 바라보는 순박한 야구 청년의 이미지로 한국야구팬들에게도 큰 화제가 됐다. 이뿐만 아니라 시라카와의 성장세 등을 고려한 SSG가 최종까지 시즌 계약을 고민했을 정도였다.

 사진=천정환 기자

결국 다음 기회로 이어졌다. 브랜든 와델이 부상을 당한 두산 베어스가 다시 시라카와에게 손을 내밀었다. 시라카와는 두산 유니폼을 입고 6경기(30.1이닝)에 등판해 2승2패, 평균자책점 5.34를 기록했다. 그리고 브랜든의 부상 복귀가 미뤄지자 추가 연장 계약을 맺는데도 성공했다.

특히 추가 연장 계약 직전이었던 8월 16일 수원 KT위즈전에서 시라카와는 8이닝 4피안타 1사구 무실점 역투로 팀 승리를 이끈 바 있다. 하지만 23일 대전 한화전서는 4이닝 6피안타(1홈런) 3볼넷 2탈삼진 5실점으로 부진한 모습을 보인 끝에 패전투수가 됐고, 이후 팔꿈치 통증으로 시즌을 마무리하게 됐다.

대체 외국인 투수로 시라카와가 KBO리그 첫 시즌 남긴 성적은 12경기 4승 5패 평균자책 5.65다.

그렇다면 시라카와는 다시 KBO리그 무대를 밟을 수 있을까. 지역의 모 구단 관계자는 “냉정히 말해 시라카와 정도의 성적과 올해 보여준 모습이라면 풀타임 계약을 안겨주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수도권 지역의 모 구단 단장 역시 “당장 현장과 팬들의 눈높이가 있고 기존 선수들 재계약 건도 있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1옵션으로 시라카와를 고려할 구단은 많지 않을 것이라고 본다”며 시라카와의 풀타임 계약 가능성을 점쳤다.

 사진=천정환 기자

하지만 대체외국인 투수와 아시아쿼터 등이 도입된다면 사정은 달라진다. 한 야구계 관계자는 “시라카와가 아시아쿼터 도입의 당위성을 보여준 것이 아니겠나. 만약 아시아쿼터가 도입된다면 시라카와의 의지에 따라 KBO리그에 돌아올 가능성은 충분할 것 같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지역의 모 구단 관계자 역시 “부상 대체 외국인 선수라면 또 다시 시라카와를 고려할 구단은 충분히 있을 것 같다. 짧게나마 한 시즌 KBO리그를 경험한 만큼 다시 뛴다면 더 좋은 모습을 보여줄 것이라고 내부적으로는 판단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아쉬움도 있었지만 여러모로 KBO리그에서도 가능성과 함께 좋은 인상을 남긴 시라카와다. 분명 많은 비용을 들여야 하는 구단의 1옵션의 외국인 선발투수로는 아직 경쟁력이 아쉬운 것은 있다. 그러나 KBO리그의 제도 개선이나 시즌 도중 특별한 변수가 있다면 시라카와를 염두에 두는 구단도 분명 있을 것이란 전망이다.

중요한 것은 시라카와의 의지가 될 수 있다. 시라카와의 사정에 정통한 관계자는 “사실 시라카와의 머릿속엔 NPB 드래프트 지명이 가장 우선순위”라며 “어렸을 적부터 오랫동안 꿈꿔왔고 독립리그와 KBO리그를 거치면서도 일본 프로야구에 데뷔하는 것이 목표였다”고 설명했다.

결국 현재로서 시라카와의 심경 변화는 알 수 없지만 그가 야구를 포기하지 않을 가능성은 높은 상황이다. 그렇다면 더욱 한국과 대만 등의 다른 프로리그에서 뛰거나 미국 마이너리그에 도전하는 등의 방법으로 자신의 꿈을 우회해서 이루는 것도 대안이 될 수 있다. 꿈을 위해 한국야구의 문을 두드렸던 시라카와의 다음 행보는 무엇이 될까.

[김원익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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