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사자, 오늘은 호랑이 ‘구시렁’

입력
2024.10.23 00:05
사상 초유 서스펜디드…달라진 KS 일정, 복잡한 계산



‘2박3일’ KS 1차전 덕

선발진 약세 삼성 운용 숨통

퐁당퐁당 휴식일에 체력 걱정도 ↓

경기 중단에 분노했던 박진만 ‘표정 관리’

체력·선발 장점 희석된 KIA는 심란

이범호 감독도 아쉬움 토로

“서스펜디드 게임은 할 수도 있는데…”

오락가락 KBO에 선수들도 볼멘소리

31년 만에 성사된 KIA와 삼성의 한국시리즈가 생각지도 못한 방향으로 전개되고 있다. 1차전을 시작하고 하루가 지나도록 첫승의 주인공을 가리지 못하고, 계획에 없던 휴식일이 추가돼 당초 준비해왔던 ‘시나리오’도 전면수정이 필요해졌다.

22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릴 예정이던 한국시리즈 1차전의 서스펜디드 게임과 2차전이 모두 취소됐다. 지난 21일 1차전이 삼성이 1-0으로 앞서던 6회초 무사 1·2루 삼성 5번타자 김영웅 타석 볼카운트 1B-0S 상태에서 비로 중단된 뒤 재개되지 못하면서 프로야구는 포스트시즌 사상 최초의 서스펜디드 게임을 열게 됐다.

22일 오후 4시 1차전을 이어서 하고 경기 종료 한 시간 뒤 2차전을 이어갈 계획이었으나 이미 오전까지 내린 비로 그라운드 복구에 긴 시간이 걸릴 듯 보이자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일정을 아예 23일로 연기했다.

한국시리즈 전체 일정이 모두 하루씩 뒤로 밀리게 되면서 양 팀 마운드 계획에 큰 변수가 생겼다. 선발 싸움에서 절대 불리할 것이라던 삼성이 상대적으로 여유를 얻게 됐다.

박진만 삼성 감독은 22일 일정이 취소되자 “어제 원태인의 투구 수가 70개에 미치지 못했다. 나흘 쉬고 5일째 충분히 들어갈 수 있다고 판단한다”고 밝혔다.

당초 한국시리즈 일정은 21~22일 1·2차전, 24~25일 3·4차전, 27~29일 5~7차전으로 예정돼 있었다. 그러나 이제 전부 하루씩 뒤로 밀려 4차전이 25일 아닌 26일에 열리게 됐다. 1차전에 등판했던 선발 투수가 나흘 쉬고 4차전에도 등판할 수 있게 됐다. 1차전에서 KIA 선발 제임스 네일은 76개를, 삼성 선발 원태인은 66개를 던졌다. 둘 다 나흘 쉬고 26일 4차전에 다시 선발 출격할 것으로 보인다.

이 부분에서 삼성이 여유를 얻었다. 7전4선승제인 한국시리즈는 보통 선발 4명으로 치른다. 일정상 1차전 선발 투수가 5차전에나 다시 등판할 수 있다. KIA는 네일이 부상에서 무사히 복귀하게 되자 4차전 선발을 놓고 젊은 투수 3명이 경쟁할 정도로 선발 자원은 확보해놓고 시리즈를 준비해왔다. 반면 삼성은 코너 시볼드가 부상을 안고 미국으로 가면서 어렵게 가을야구를 치르고 있다. 원태인과 데니 레예스만 남은 채로 좌완 이승현과 황동재를 포스트시즌 선발진에 추가한 상태다.

그러나 일정 변경으로 사실상 5차전까지는 선발 3명만으로도 치를 수 있게 됐다. 3차전 등판을 준비하고 있는 레예스 역시 19일 LG와 플레이오프 4차전 등판 이후 나흘 쉬고 나가야 하는 일정이었지만 이제 하루 더 충분히 쉬고 3차전에 출격할 수 있다.

삼성은 플레이오프 4경기를 치르는 동안에도 2차전과 4차전이 비로 밀리면서 전부 하루씩 쉬고 경기했다. 여기에 한국시리즈 시작하고도 휴식할 시간을 벌고 있다. KIA 입장에서는 체력적으로 유리하다는 한국시리즈 직행 팀으로서 이점이 희석됐다. 21일 서스펜디드게임 선언에 삼성이 강한 불만을 드러내며 울상지었지만 22일 경기까지 취소되면서 ‘전화위복’이 된 셈이다.

이범호 KIA 감독은 “전혀 생각도 못했던 변수가 생겼다. 오늘 서스펜디드게임을 어떻게 할지 아침부터 내내 고민하고 준비했는데 그조차 내일로 미뤄졌다”며 “유불리를 떠나 그라운드와 날씨 사정으로 인해 순연된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다. 동요하지 않고 변화된 상황에 맞추면 된다. 코치들과 잘 의논해서 내일 경기 잘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21일에는 경기 전 방수포를 3차례나 깔았다 걷었다 하며 1시간 넘게 우왕좌왕 했던 KBO가 정작 22일에는 반대로 서스펜디드게임 시작을 2시간도 더 남겨둔 시점에 전부 취소해버린 데 대한 불만도 양 팀에서는 나온다. 한 선수는 “1차전 서스펜디드게임은 할 수 있지 않나”라고 말했다.

박진만 감독은 이날도 “누가 유리한지를 떠나 정상적인 그라운드 상태에서, 좋은 경기력을 낼 수 있게 만들어주는 분위기가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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