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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 타이거즈와 삼성 라이온즈 양 팀 분위기는 마치 거울을 보듯 정반대로 엇갈렸다.
삼성으로선 두고두고 아쉬운 장면이었다. 1차전 결과를 떠나 자칫 시리즈 전체 판도가 달라질 수 있는 결정이었다.
삼성은 에이스이자 1차전에서 최고의 피칭을 하던 원태인이 더 이상 등판할 수 없다. 원태인은 이날 5회까지 2안타 4사구 2개, 3탈삼진 무실점 쾌투를 펼쳤다.
5회를 단 66구로 마친 상황. 경기가 이어졌다면 최소 6회, 길게는 7회까지 소화할 수 있었다. 하지만 무리한 경기 강행 결과로 서스펜디드가 결정되면서 강제 강판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삼성 박진만 감독도 화를 참기 힘들었다. 좀처럼 감정을 드러내지 않는 그 조차 우중 경기 강행에 불만을 토로했다.
박 감독은 "시즌 중에도 잘 안 일어나는 상황이 발생해서 많이 당황스럽다. 요즘에는 훨씬 정보력(날씨)이 잘 갖춰져 있는데, 시작할 때부터 그런 부분이 걱정 됐었다. 선발 투수를 쓰고 중간에 끊기는 걸 걱정했는데 그 부분이 많이 아쉽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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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감독은 "원태인이 오늘 정말 좋은 투구를 하고 있었다. 투구수도 그렇고. 그런 부분에서 좀 아쉬운 부분이 많다"고 했다. 다음날 투수 운용에 대해서는 "우선 들어가서 고민을 하고 상의를 해봐야겠지만, 우선 원태인은 못 쓰는 상황이 생긴거다. 홈런으로 흐름이 우리 쪽으로 넘어오는 상황에서 끊겼기 때문에. 공격 쪽에서도 많이 아쉽다"고 토로했다.
반면, KIA 이범호 감독은 박 감독과 정반대 이야기를 했다.
이 감독은 "우리한테는 잘 된 일"이라며 "내일 하는 경기가 우리에게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어 "오늘 선수들이 차분하게 하자고 이야기를 했는데, 아무래도 1차전이다 보니 긴장한 모습이 보이더라. 약간 흥분된 상태도 엿보였다"며 "오늘을 계기로 경기 감각도 생겼을 것이고, 2차전을 하는 기분으로 준비할 수 있을 것 같다"며 서스펜디드 결정을 반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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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김영웅에 강한 투수를 내보낼지, 번트 수비가 좋은 선수를 내보낼지 고민해봐야 할 것 같다. 코치진과 상의해볼 생각"이라고 말한 이 감독은 "원태인은 다승왕이다. 쉽게 공략하기 어려울 것으로 봤다. 구위 면에서도 상당히 좋아 보였다. 플레이오프에서도 한 번 밖에 던지지 않은 만큼, 두 번째 등판인 오늘 컨디션이 좋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다행인 건 내일 원태인이 나서지 못한다는 사실이다. 우리 타자들이 삼성 불펜에 강했기에 기대를 걸어본다"며 원태인 강제 강판을 반기며 불펜 대결에 희망을 이야기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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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상청 예보에 따르면 22일에도 오전부터 광주 지역에 비가 예보돼 있다. KBO가 서스펜디드 게임 재개로 예정한 오후 4시엔 시간당 1㎜의 제법 많은 비가 내릴 전망.
KBO 관계자는 "만약 6회말을 소화한 상태에서 경기를 계속하지 못하는 경우, 강우콜드로 경기는 성립되어 종료된다"고 밝혔다.
결국 22일 경기가 재개되는 시점에 또 한번 비가 오고, 삼성이 6회말 수비에서 KIA 공격을 막아내면 강우콜드승을 거둘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상대가 아닌 날씨와의 싸움. 양 팀 벤치의 수 싸움이 한층 더 복잡해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