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일리 = 광주 김진성 기자] “둘이(KIA 타이거즈 심재학 단장, 이범호 감독) 와 갖고 앉아서 딱 얘기하는데…어떻게 안 한다고 해.”
KIA가 롯데 자이언츠에 한국시리즈 대비 연습경기를 요청한 건 정규시즌 마지막 맞대결이던 9월28일인 것으로 드러났다. 14일 연습경기를 앞두고 만난 롯데 김태형 감독은 웃더니 위와 같이 얘기했다. 심재학 단장과 이범호 감독이 감독실에 찾아와 부탁하는데 들어주지 않을 수 없었다는 얘기다.
김태형 감독은 그 누구보다 이범호 감독의 심정을 잘 안다. 두산 베어스 사령탑 시절 2015년부터 2021년까지 7년 연속 한국시리즈를 치렀다. 그 중 2016년, 2018년, 2019년은 정규시즌 우승 자격으로 한국시리즈에 직행했다.
김태형 감독은 특유의 미소를 짓더니 “사실 나도 뭐 많이 해봤지만. 연습경기를 하기 어려운 걸 내가 아니까. 그래서 그냥 한다고 그랬다”라고 했다. 한국시리즈 직행팀이 약 3주간 준비시간을 가지면서 연습경기를 하려고 하면, 막상 파트너 구하는 게 보통 일이 아니다. 상무 정도를 제외하면 마땅한 상대가 없다. 포스트시즌 탈락 팀들도 마무리훈련 등 자신들만의 일정이 있고, 아마추어 팀들을 섭외하려니 수준 차가 너무 나는 게 현실이다.
김태형 감독은 두산 시절을 떠올리며 웃더니 “옛날에 한번 미야자키 갔다 왔잖아. 우리가 왜 들어가지 싶더라”고 했다. 그러면서 “사실 얘기 꺼내기도 쉽지 않고, 다른 팀들도 OK 하기도 애매한 부분이 있다”라고 했다.
이범호 감독은 롯데전 소식을 전하면서 김태형 감독과 1군 코치들이 직접 오는 것도 고마운 마음이다. 사실 2군 코칭스태프를 보내도 KIA로선 뭐라고 할 수 없다. 그러나 김태형 감독은 “내가 직접 OK 했는데 내가 와야지”라고 했다.
롯데는 13일에 광주에 와서 1박을 했다. KIA는 이번 롯데의 1박2일 체류 비용 대부분 부담한다. 경기진행은 원칙적으로 두 감독이 합의하면 유연하게 할 수 있다. 투구수가 많으면 이닝을 그냥 끝낼 수도 있다.
김태형 감독은 “우리 어린 선수들에게도 좋다. 서로 수비하다 이닝이 길어진다 싶으면 끝낼 수도 있고 그렇다. 교육리그는 그렇게 하지 않나. 비 예보가 있던데 어지간하면 할 것이다. 뭐 서로 합의해서 중간에 그만할 수도 있고. 그런데 난 이 감독에게 선택권을 주려고 한다”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