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잠실, 최원영 기자) 선수들의 헌신과 투지로 시리즈 승리를 쟁취했다.
LG 트윈스는 11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포스트시즌 준플레이오프(준PO·5전3선승제) 5차전 KT 위즈와의 홈경기에서 4-1로 승리했다.
1차전 패배 후 2, 3차전서 승리한 LG는 4차전서 패해 아쉬움을 삼켰다. 대신 마지막 5차전서 깔끔한 승리를 거두며 시리즈 전적 3승2패로 플레이오프(5전3선승제) 진출을 확정했다. 오는 13일부터 정규시즌 2위 삼성 라이온즈와 맞붙는다.
이번 5차전에선 선발투수 임찬규가 6이닝 3피안타 2볼넷 4탈삼진 1실점, 투구 수 89개로 호투했다. 2차전에 이어 이날도 팀 승리를 이끌며 포효했다. 준플레이오프 2경기 11⅓이닝서 2승 평균자책점 1.59를 선보인 임찬규는 기자단 투표 67표 중 34표(득표율 50.7%)를 얻어 시리즈 MVP의 영광을 차지했다.
임찬규에 이어 손주영이 2이닝 무실점으로 홀드, 엘리에이저 에르난데스가 1이닝 무실점으로 세이브를 챙겼다. 특히 에르난데스는 1차전부터 5차전까지 5경기에 모두 나서며 투혼을 발휘했다. 외국인 선수 최초 전 경기 등판이다. 또한 단일시즌 준플레이오프 최다 경기 출장 타이기록을 세웠다. 총 7⅓이닝을 소화해 1홀드 2세이브 평균자책점 0을 자랑했다.
타선에서는 오스틴 딘이 3타수 1안타 2타점, 문성주가 3타수 1안타 1타점, 김현수가 4타수 1안타 1타점 등을 올렸다.
경기 후 염경엽 LG 감독은 "어떤 준플레이오프보다도 힘들었다. KT가 전력을 안정적으로 갖춘 뒤 올라와 시작 전부터 5차전을 예상했다. 함께한 KT 선수들에게도 고생했다고 말해주고 싶다"며 "우리에게 운이 조금 더 따라서, 우리 선수들이 KT보다 조금 더 절실해서 플레이오프에 올랐다고 본다. 한 경기, 한 경기 선수들이 최선을 다하는 모습에 감사했다"고 운을 띄웠다.
염 감독은 "시리즈 MVP는 임찬규가 받았지만 내 마음속 MVP는 에르난데스다. 너무 고생했다고 이야기해 주고 싶다. 그 마음이 우리 선수들에게도 전해져 다들 더 열심히 뛸 수 있었다"며 "외국인 선수지만 많이 기용됐고 그런 점들을 우리 모두 알고 있다. 전체적인 분위기를 이끄는 데 에르난데스의 역할이 굉장히 컸다"고 강조했다.
이어 "경기 전부터 선발 싸움이 가장 중요하다고 했는데 임찬규가 6이닝 동안 선발로 활약하며 승리의 발판을 만들어줬다. 투구 밸런스를 봤을 때 충분히 5이닝 이상 던질 것이란 느낌을 받았다"고 덧붙였다.
이번 5차전에선 에르난데스를 아끼고자 했다. 그러나 상황이 여의치 않았다. 염 감독은 "임찬규가 7회까지 막아주면 손주영에게 2이닝, 투구 수 30개 정도를 맡기려 했다. 그러면 손주영의 플레이오프 2차전 선발 등판이 문제없다고 생각했다"며 "하지만 야구가 그렇게 안 되더라. 우선 플레이오프 1차전 선발은 최원태다. 2차전은 손주영의 회복 속도 등을 보고 최종 결정하겠다. 디트릭 엔스보다는 손주영이 나가는 게 더 좋긴 하다"고 설명했다.
에르난데스는 플레이오프서 마무리로 보직이 고정될 예정이다. 염 감독은 "투구 수가 많아 피로도가 있기 때문에 마무리로만 쓸 것이다. 회복할 동안은 1이닝만 맡기려 한다"며 "대신 김진성과 유영찬이 2이닝씩 소화할 수도 있다. 포스트시즌에는 2이닝을 던져 줄 투수가 필요하다. 유영찬이 삼성전에서 잘해주지 않을까 기대 중이다"고 밝혔다.
손주영도 준플레이오프 2경기 7⅓이닝서 1승 1홀드 평균자책점 0으로 제 몫을 톡톡히 해냈다. 5차전 데일리 MVP를 수상했다. 염 감독은 "감초 역할을 해줬다. 투수 파트에선 에르난데스와 임찬규, 손주영이 팀을 이끌었다"며 "타선에서는 신민재와 오스틴이 앞장섰다. 정규시즌 때 (투수 친화적 구장인) 홈에선 뛰는 야구, 원정에선 빅볼 야구를 했는데 포스트시즌에도 선수들이 똑같이 해줬다. 도루 성공률은 더 높여 팀 승리에 크게 기여했다"고 미소 지었다.
LG는 이번 시리즈서 도루 12개를 완성하며 단일시즌 준플레이오프 팀 최다 도루 신기록을 썼다. 종전 기록은 2011년 SK 와이번스(현 SSG 랜더스)의 6개였다.
곧바로 플레이오프를 준비해야 한다. 염 감독은 "이제 첫 번째 관문을 통과했다. 나와 선수들의 목표는 한국시리즈다. 플레이오프에서 팬들에게 재밌는 경기를 보여드리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다"며 "플레이오프부터는 (3선발이 아닌) 4선발 체제로 갈 것이라 중간투수들의 활용도가 무척 높아질 것이다. 중심에 김진성, 유영찬, 에르난데스가 있다. 정우영, 함덕주, 백승현 등이 같이 던질 것이다"고 전했다.
삼성의 안방인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는 타자 친화적 구장에 속해 홈런이 많이 나온다. 또한 올해 삼성은 팀 홈런 1위(185개)에 오르며 괴력을 과시했다.
염 감독은 "삼성이 치면, 우리도 치면 된다. 대구에서 빅볼 야구를 할 수 있는 타자가 6명 정도 있다. 타격감이 올라온다면 타선은 절대 삼성에 밀리지 않는다고 본다"며 "불펜 싸움이 어떻게 되느냐가 가장 중요하다. 삼성 불펜은 그리 좋지 않아 우리와 비슷할 것 같다. 타자들이 공격적으로 좋은 활약을 보여주는 팀이 유리할 것 같다"고 내다봤다.
4번 타자 고민은 조금 더 해볼 계획이다. 당초 문보경이 4번에 고정됐으나 4차전까지 15타수 무안타로 침묵했다. 이번 5차전에선 6번 타순으로 내려갔고 4타수 1안타를 빚었다. 오지환이 대신 4번 타자로 출전했다.
염 감독은 "플레이오프 1차전에선 문보경을 4번에 넣지 않을 것이다. 1차전을 보면서 감이 돌아온 것 같으면 그때 4번에 기용하려 한다"며 "우선 4번엔 오지환이나 김현수가 번갈아 들어갈 듯하다"고 귀띔했다.
사진=잠실, 김한준 박지영 기자
최원영 기자 yeong@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