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빌딩' 키움은 왜 30대 방출 선수를 영입했나… "공수 다양한 역할 기대" 강진성 극적 반등하나

입력
2024.10.11 10:48
 키움은  강진성은 KBO리그 1군 통산 476경기에서 타율 0.263, 26홈런, 155타점을 기록했다. 최근 SSG에서 방출 통보를 받았으나 얼마되지 않아 새 소속팀을 찾으며 반등을 꾀할 수 있게 됐다.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한때는 한 팀의 중심 타자로 성장할 것이라는 기대를 모았던 선수였다. 타격에서는 확실한 재능이 있었다. 경기고를 졸업하고 2012년 NC의 4라운드(전체 33순위) 지명을 받은 강진성은 어린 시절부터 중장거리 타자로 성장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가졌다는 호평을 받았다. 당시 막 창단해 팀의 기둥이 될 만한 선수들을 수집하고 있었던 NC도 강진성이 타순 한 자리를 차지할 수 있다고 믿었다.

2013년 1군에 데뷔해 3경기를 뛴 강진성은 이후 생각보다 뻗어나가지 못하고 주춤했다. 하지만 NC는 그렇게 급하게 생각하지 않았다. 경찰야구단에서 군 복무를 빨리 해결하고 돌아왔다. 팔꿈치 부상으로 수술을 받는 시련도 있었지만 제대 후인 2017년에는 28경기에 나갔다. 32타석의 적은 표본이지만 타율 0.296을 기록하며 자신의 방망이가 팀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

2018년 시즌에는 외야수로 나서며 활용성을 극대화하기 위한 노력을 했다. 다만 2018년은 1군 45경기 출전에 그쳤고, 2019년에도 1군 41경기에 나서며 시간이 더 걸리는 듯한 모습을 보여줬다. 하지만 2020년에는 121경기에서 432타석을 소화하며 타율 0.309, 12홈런, 70타점을 기록하며 NC 타선의 한 축을 담당하기 시작했다. 당시 강진성은 중요한 순간 하나씩을 쳐주는 해결사 면모를 과시하며 팀 통합 우승에 크게 기여하기도 했다. 강진성의 가능성이 터지기 시작하고, 팀의 주축으로 자리잡기 시작한 순간이었다.

단번에 역대 연봉자가 된 강진성은 2021년도 124경기에 나갔다. 다만 타율이 0.249로 떨어지면서 2020년의 기세를 이어 가지는 못했다. 그리고 2021년 시즌 뒤 팀이 프리에이전트(FA) 시장에서 박건우와 대형 계약을 했고, 20인 보호 선수 명단에 들지 못한 강진성은 두산의 보상선수로 선택을 받으며 팀을 옮겼다. 이적 후에도 공·수 모두에서 부진이 이어졌다. 강진성은 2022년 40경기에서 타율 0.163, 1홈런에 그치며 두산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

그런 강진성은 2023년 5월 김정우와 맞트레이드로 SSG 유니폼을 입었다. 당시 내야 쪽에서 타격 자원이 부족했던 SSG가 강진성의 타격 가능성을 눈여겨봤다. 침체기가 이어지고 있지만 고점이 꽤 높은 선수이기에 도움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강진성은 2023년 58경기에서 타율 0.261, 3홈런, 17타점을 기록하며 반등 가능성을 보였다.

하지만 2023년 시즌 막판부터 옆구리 부상이 강진성을 괴롭히기 시작했고, 부상 탓에 2023년 마무리캠프도 정상적으로 소화하지 못하고 중도 귀국했다. 이는 2024년 시즌을 앞두고 팀 내 입지가 좁아지는 결과를 낳았다. 강진성은 올해 1군 16경기에서 타율 0.185에 그치며 힘든 시기를 보냈고, 이제 서른이 넘은 나이인 강진성보다는 다른 어린 선수들에게 먼저 기회가 갔다. 결국 SSG는 강진성에 대한 기대를 접고 2024년 시즌 뒤 방출했다.

그러나 아직 젊은 나이에 분명히 타격 재능은 보여줬던 선수였다. 강진성은 KBO리그 1군 통산 476경기에서 타율 0.263, 26홈런, 155타점을 기록했다. 지난해에도 다소 기회가 적었다는 부분은 있었다. 여기에 내야와 외야를 모두 소화할 수 있었고, 실제 2024년을 앞두고도 그렇게 준비했다. 아직은 경쟁력이 있다고 봤고, 방출 직후에도 "강진성은 다른 팀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그리고 방출된 지 얼마 되지 않아 키움과 계약했다. 키움은 리빌딩을 하고 있는 팀이지만 최소한의 성적이 필요하고 젊은 선수들이 정상 궤도에 오를 때까지 그 중간을 메워줄 수 있는 선수가 필요하다. 내외야를 모두 소화할 수 있는 강진성은 그 적임자라는 평가다. ⓒ 연합뉴스

키움은 11일 보도자료를 내고 강진성의 영입을 공식 발표했다. 키움은 "키움히어로즈(대표이사 위재민)는 SSG랜더스 출신 외야수 강진성(30)을 영입했다"면서 "2012 신인드래프트 4라운드 전체 33순위로 NC다이노스에 지명된 강진성은 2021년 FA 박건우의 보상선수로 두산베어스 유니폼을 입었다. 2023시즌에는 트레이드를 통해 SSG랜더스로 팀을 옮겼다"고 이력을 소개했다.

이어 키움은 "강진성은 KBO리그 통산 9시즌 동안 476경기 1,236타수 325안타 26홈런 155타점 145득점 타율 0.263을 기록했다. 2020시즌에는 121경기에 나서 3할 타율과 함께 두 자리 수 홈런을 기록하는 등 정교한 콘택트와 장타 생산 능력을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키움은 "강진성은 중장거리형 우타자에 내외야 여러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며 "강진성이 내년 시즌 공수에서 다양한 역할을 해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정후의 메이저리그 진출, 안우진의 부상, 김혜성의 메이저리그 도전 등으로 리빌딩 절차를 밟고 있는 키움이다. 팀의 리빌딩 방향성과 30대 방출 선수의 영입은 결이 다소 맞지 않을 수도 있다. 그러나 키움도 최소한의 성적은 반드시 필요한 팀이다. 게다가 아직 젊은 선수들이 대거 정상 궤도에 오른 것도 아니다. 강진성과 같이 중간을 메워줄 선수가 필요한 것도 사실이다.

강진성이 타격 능력을 보여준다면 1루에서 활용될 수 있다. 현재 최주환이 1루를 보고 있는 가운데 좌타자인 최주환, 우타자인 강진성을 상황에 따라 내세울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강진성의 경우는 외야도 소화가 가능하기에 이런 저런 포지션에서 활용한다면 출전 경기 수가 적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키움도 나름대로의 계산을 가지고 강진성을 영입한 셈이다.

강진성으로서는 어쩌면 마지막 기회다. NC에서 좋았던 한 시즌을 제외하면 이후로는 전체적인 그래프에서 줄곧 내리막이었다. 2023년 반등하는 듯했으나 지난해 부진에 1군에서 많은 경기에 나서지 못하며 위기를 맞이했다. 다만 SSG보다는 키움에서 조금 더 많은 기회를 얻을 가능성이 있고, 키움도 강진성을 쓰려고 영입한 만큼 강진성 하기 나름에 따라 새로운 야구 인생을 개척할 수 있다. 아직 포기하기에는 젊은 나이다. 강진성이 방출 선수 신화를 써내려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저작권자 Copyright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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