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FA 7~80억원 가치가 있는 선수.”
KIA 타이거즈의 19일 조상우(34) 트레이드 직후 한 야구관계자가 위와 같이 말했다. 조상우가 이번 2024-2025 FA 시장에 나왔다면 그 정도 계약을 맺을 정도의 가치를 지닌 선수라는 얘기다. 커리어 343경기 평균자책점이 3.11이다. 아무리 최근 몇 년간 꾸준히 구속이 떨어져도 매년 중요한 순간을 책임지면서 2~3점대 평균자책점을 찍었다.
KIA는 조상우 트레이드 이전엔 이번 오프시즌에 별 다른 움직임이 없었다. 오히려 장현식(LG 트윈스)을 빼앗겼다. 심지어 올 시즌 2~3위를 차지한 삼성 라이온즈와 LG 트윈스가 FA 시장에서 최원태(삼성), 장현식, 김강률(LG), 최채흥(LG)을 잇따라 수집했다. 한화 이글스도 엄상백과 심우준을 영입하며 만년 하위권 탈출을 도모했다.
이밖에 키움 히어로즈가 보류권을 포기한 아리엘 후라도와 엔마누엘 데 헤이수스가 각각 삼성과 KT 위즈 유니폼을 입었다. 외국인선수들은 리그 적응이 필수지만, 두 사람은 이미 검증된 선수다. 다른 팀들보다 굵직한 영입이 확실하다. 또한, 내년 신규 외국인선수들의 메이저리그 커리어가 살벌한 수준이다.
때문에 2025시즌에 삼성과 LG가 KIA의 강력한 대항마로 떠오를 수 있을 것이란 업계의 전망이 많았다. 한화가 내년엔 다크호스라는 평가가 많다. KIA 이범호 감독조차도 지난 11일 체육기자의 밤 행사를 앞두고 내년에 만만한 팀이 없다면서, 전력보강에 나선 팀들을 경계했다.
그런 KIA가 13일 골든글러브 시상식을 앞두고 키움과 접촉, 조상우 트레이드를 이끌어냈다. 조상우 영입으로 장현식 공백을 넘어 전력 업그레이드에 성공했다는 평가다. 심재학 단장은 “이번 전력손실을 그냥 두고 볼 수만은 없었다”라고 했다.
KIA가 조상우 트레이드에 성공한 사이, 또 다른 지방구단 등 2개구단도 키움에 비슷한 시기에 조상우 트레이드를 타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심재학 단장도 경쟁구단의 존재감을 어느 정도 감지하고 움직였다고 털어놨다.
KIA로선 하마터면 조상우 영입에 실패할 수도 있었다는 얘기다. 결국 KIA는 검증된 마무리 2명(조상우, 정해영)으로 필승계투조를 꾸린다. 기존 전상현, 곽도규에 최지민이 부활하고 임기영을 붙잡으면 내년에도 양질에서 리그 최강 불펜을 가질 수 있다.
결국 KIA도 LG, 한화, 삼성과 함께 이번 오프시즌 승자로 우뚝 섰다. 외국인선수 계약이 사실상 완료됐고, FA 시장에서도 더 이상의 대형계약은 나오지 않을 전망이다. 트레이드는 여전히 가능한 시점이지만, 10개 구단의 전력 세팅이 막 완료된 시점에선 움직이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오히려 트레이드는 시즌 개막하고 1~2개월 이후부터 활발해지는 경향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