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잠실, 신원철 기자] "3볼에서 치고, 3명이 다 초구 치고 그렇게 야구할 거예요." 지난해 3월 LG 염경엽 감독이 남긴 말이다. 공격적인 타격을 추구하기 위해 선수들에게 볼카운트에 대한 제약을 두지 않겠다는 뜻에서 이런 극단적인 상황을 예로 들었다. 그런데 그 상황이 가을야구에서, 그것도 1점 끌려가는 상황에서 나왔다. 그것도 포스트시즌 역대 최초 3타자 연속 초구 아웃이었다.
당시 염경엽 감독은 "우리는 무조건 3볼에서 친다. 그게 지금 우리 팀이 가장 잘 되고 있는 거고, 공격적인 타격을 하면서도 출루가 된다는 게 좋다. 소극적으로 타격하는 것보다 공격하면서 공을 골라내고 출루하는 쪽이 발전할 가능성이 크다. 3볼에서 치고, 3명 나와서 3명 다 초구 치고 그렇게 야구할 거다"라고 말했다.
LG는 염경엽 감독이 팀을 이끈 2년 동안 288경기에서 1202회 초구를 타격했다. KIA(1289타수) SSG(1263타수) 키움(1208타수)에 이어 네 번째로 초구 타격에 적극적이었다. 초구 타격시 OPS는 0.904로 KIA(0.948)와 NC(0.924)에 이어 세 번째로 높았다. 지난 2년 동안 KBO리그 전체 초구 타격 OPS는 0.883인데 LG는 평균 이상의 성과를 냈었다.
그러나 5일 kt 위즈를 상대한 준플레이오프 1차전에서는 초구 타격이 기대만큼 좋은 결과로 이어지지 않았다.
초구 타격이 7번 나왔는데 단 한 번도 출루로 이어지지 않았다. 1회 신민재가 유격수 땅볼을 쳤고, 4회 문보경은 유격수 뜬공에 그쳤다. 5회에는 1사 후 박해민과 문성주가 연속 초구 공략에 나섰지만 유격수 땅볼로 물러났다.
그리고 문제의 7회. 세 타자 연속 초구 공략이 나왔고 결과는 전부 범타였다. 바뀐 투수 손동현을 상대한 김현수는 초구를 받아쳐 중견수 뜬공을 기록했다. 박동원은 3루수 땅볼, 박해민은 우익수 뜬공으로 잡혔다. 손동현은 공 3개로, 불펜에서 몸을 풀 때보다 적은 투구 수로 1이닝을 마친 셈이 됐다. 공 3개로 세 타자를 초구에 잡은 것은 포스트시즌 역대 최초 기록이다.
염경엽 감독은 초구 공략 자체보다는 타이밍에서 문제점을 찾았다. 경기 후 인터뷰에서 "핵심 선수들이 맞아야 되는데 (김)현수, (문)보경이, (문)성주 등이 타이밍이 안맞는다. 타격코치가 어떻게 다시 타이밍을 잡게 하느냐가 중요할 것 같다"고 밝혔다. 타순에 변화를 줄 가능성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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