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의 지친 베테랑들, 가을 무득점 참사··· 내년이라고 다를까

입력
2024.10.04 14:09




두산이 역대 첫 ‘업셋’의 불명예와 함께 올해도 와일드카드 결정전 문턱에서 쓰러졌다. 최대 2경기 중 무승부 1번만 해도 다음 단계로 올라가는 절대적으로 유리한 위치였지만, 18이닝 무득점 빈공으로 끝내 답을 찾지 못했다.

와일드카드전 두 경기 선발 라인업은 지난해 와일드카드전과 판에 박은 듯했다. 지난해 김재환이 손 부상으로 선발 출장하지 못했고, 올해 양의지가 쇄골 통증으로 빠지는 등 부상 요소를 제외하면 사실상 다른 게 없었다. 정수빈, 김재호가 테이블세터를 꾸렸다. 외국인타자와 양석환, 강승호, 허경민 등이 타선을 지켰다.

타선의 활력소가 돼줄 새 얼굴은 없었다. 양의지의 부상으로 선발 마스크를 쓴 김기연(27) 1명을 제외하고 선발 야수 모두 30세 이상이었다. 야수진 세대교체에 지지부진한, 최근 몇 년간 두산의 해묵은 고민이 올해도 마지막까지 해결되지 않았다. 타선의 핵심인 양의지가 한 타석도 들어서지 못하고, 베테랑 타자들이 동반 부진하면서 두산은 2경기 연속 무득점 패배로 무기력하게 탈락했다. 두산의 이른 포스트시즌 탈락은 결국 타선의 문제였다.

베테랑 야수들은 이번 시즌 대체로 선전했다. 정수빈이 50도루를 했다. 건강한 양의지는 올해도 최고의 타였다. 김재환이 OPS 0.893으로 반등했고, 양석환은 생애 첫 30홈런을 때렸다. 크고 작은 부상에 시달린 허경민도 전반기는 타격왕이 기대될 만큼 성적이 좋았다.

그러나 시즌 후반으로 갈수록 어쩔 수 없는 체력의 한계 또한 노출했다. 전반기 0.280으로 리그 3위였던 팀 타율은 후반기 0.271, 9위까지 떨어졌다. 팀 OPS는 전·후반기 0.774로 같았지만, 리그 내 순위는 3위에서 7위로 역시 추락했다. 하락세를 거듭하다 정규시즌 마지막 달인 9월 팀 타율 0.249까지 가라앉았던 팀 타선이 결국 가을야구 무득점이라는 참사로 이어졌다.

야수 유망주들이 제 자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 유격수 안재석이 부상과 부진으로 현역 입대했다. 또 다른 1차 지명 야수 김대한은 와일드카드 결정전 엔트리에는 이름을 올렸지만 출장하지 못했다. 1차전 9회말 대타로 이승엽 두산 감독은 김대한이 아닌 신인 여동건을 투입했다. 2차전 조수행의 부상 이후 대수비 역시 김대한이 아니라 외야 수비는 올해가 처음인 이유찬이었다. 두산 타선의 미래 코어라던 김대한의 현주소가 냉정하게 드러난 두 장면이었다.

양의지를 비롯해 김재환, 정수빈, 허경민 등 베테랑 야수들이 내년이면 다시 한 살을 더 먹는다. 타선의 주축들은 나이 들어 가는데, 새 얼굴이 보이지 않는다. 베테랑 야수들에게 많은 돈을 이미 투입한 터라, 외부영입 또한 쉽지가 않다. 특별한 변수가 없는 한 내년 두산 역시 올해 야수진 그대로 갈 가능성이 크다. 올해보다 더 나은 타격 생산성 역시 기대하기가 쉽지 않다. 시즌 막판 1군 데뷔한 여동건이나 지난 드래프트 1라운드에서 뽑은 박준순 등이 기대를 받고 있지만, 이들의 활약 여부는 그야말로 미지수다. 새삼 확인된 두산의 고민이 무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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