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SG 랜더스 추신수는 30일 키움 히어로즈와의 시즌 최종전에서 8회 대타로 투입됐다. 2루 땅볼로 물러났지만, 모두가 그에게 박수를 보냈다. 은퇴를 선언한 그에게 주어진 마지막 타석 기회임을 모두가 알았기 때문이다. 추신수 본인도 "포스트시즌에 올라가더라도, 경기 출전은 힘들 것 같다"고 인정했다.
어깨 부상 때문이었다. 올시즌 내내 오른쪽 어깨가 그를 괴롭혔다. 9월10일 이후 경기에 나서지 못했다. 스스로 팔을 올리기 힘들 정도였다.
하지만 1일 KT 위즈와의 타이브레이커에서 반전이 일어났다. 경기 전 이숭용 감독은 추신수의 대타 출전 가능성을 알렸다. 그리고 9회초 결정적 승부처에서 추신수는 대타로 출격했다.
|
사실상의 포스트시즌급 경기. 기세 싸움이었다. 투수 입장에서 타석에 추신수가 서는 것과, 다른 선수가 서는 것은 압박감의 차이가 클 수밖에 없었다. 이 감독도 이를 노린 듯 했다.
|
문제는 4구째. 박영현의 148km 직구가 한가운데로 들어왔다. 배트가 나왔다. 공을 맞혔다. 그런데 힘을 전달하지 못했다. 박영현의 구위에 배트가 밀려버렸다. 어깨가 아프니 그 공을 이겨낼 힘이 없었던 것이다. 3구째 몸쪽공은 빗맞았으니 어깨에 충격이 덜했을텐데, 4구째 직구는 달랐다.
얼굴이 일그러졌다. 얼마나 아팠는지, 방망이를 놔버렸다. 추신수의 자존심에 절대 보여주기 싫은 장면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사람의 본능은 어찌할 수 없다. 고통을 참을 수 없었다.
|
전날 은퇴 타석을 소화한 베테랑 선수가, 극적으로 다시 방망이를 잡았다. 멋있게 동점타를 쳤다면 최고의 시나리오였겠지만, 이런 장면이 나오니 더 씁쓸하게 느껴질 수밖에 없었다. 전날 아름다웠던 장면이 물거품이 되는 느낌.
물론 추신수 본인이 승부처 대타 상황 나갈 수 있다고 이 감독에게 얘기를 했을 것이다. 하지만 결과적으로는 무리수였다. 그렇게, 너무나 아프게 추신수의 현역 생활이 마무리 됐다.
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