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탈코리아] 신희재 기자= 20세기 '좌완 천국'의 명성을 되찾을 수 있을까. 삼성 라이온즈가 신인 드래프트 1라운드에서 좌완 유망주를 지명해 투수진 보강에 나섰다.
삼성은 11일 서울 롯데호텔 월드 크리스탈 볼룸에서 열린 2025 KBO리그 신인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전체 3순위로 좌완 배찬승을 지명했다. 대구고 출신의 '로컬보이' 배찬승은 다음 시즌부터 연고팀 삼성 유니폼을 입고 프로 무대에 데뷔한다.
'삼찬승'은 어느 정도 예견된 결과였으나 100% 장담할 수는 없었다. 올해 드래프트 3순위 유력 후보는 배찬승과 광주일고 좌완 김태현, 덕수고 우완 김태형까지 세 명이었다. 삼성이 배찬승 대신 다른 두 선수를 선택할 가능성도 분명 존재했다.
삼성 이종열 단장은 배찬승을 지명한 배경으로 "올 시즌을 치르면서 강속구를 던질 수 있는 좌완 불펜 투수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며 "팬분들의 응원에 보답할 수 있는 선수를 선택했다"고 덧붙였다. 좌완, 강속구, 팬덤의 기대를 종합하면 배찬승보다 나은 선택지는 없었다.
대구 토박이로 알려진 배찬승 또한 지역팀 입단에 만족감을 드러냈다. 그는 "3번이라는 빠른 순번에 뽑아주신 삼성 스카우트분들에게 감사하다"면서 "팀에서 1순위로 뽑힌 만큼 더 열심히 해서 프로에서 좋은 모습 보여드리겠다. 내 피는 이제 푸른 피"라며 기뻐했다.
프로 원년부터 KBO리그에 참여한 삼성은 기라성같은 왼손 투수로 눈길을 사로잡은 팀이었다. 1982년 나란히 15승을 기록했던 이선희와 권영호를 비롯해 김일융, 성준, 김태한이 계보를 이어갔다.
그러나 21세기 들어서는 좌완 계보가 잘 이어지지 못했다. 2000년대 전병호, 2010년대 초중반 장원삼-차우찬-권혁을 제외하면 토종 좌완이 활약하는 모습을 보는 게 어려웠다. 그사이 류현진, 김광현, 양현종, 봉중근 등 스타 선수들이 타팀에서 활약하면서 정상급 좌완에 대한 갈증은 더욱 커져만 갔다.
2020년 최채흥(11승), 2021년 백정현(14승)이 좌완 선발로 활약했던 삼성은 올 시즌 선발 로테이션에 백정현과 이승현을 기용하면서 조금씩 좌우 밸런스를 맞추기 시작했다. 여기에 배찬승이 가세하면서 내년부터 백정현-이승현-배찬승으로 구성된 탄탄한 왼손 투수진을 갖출 수 있게 됐다.
배찬승은 2019년 원태인(경북고), 2020년 황동재(경북고), 2021년 이승현(대구상원고) 이후 3년 만에 지역팀 에이스 투수 출신으로 가장 먼저 삼성의 지명을 받았다. 최고 153km/h 패스트볼을 던지는 배찬승이 불펜을 거쳐 선발 로테이션의 한 축으로 자리 잡으면 삼성은 20세기 '좌완 천국'의 명성을 되찾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한편, 삼성은 2025년 신인드래프트에서 배찬승 포함 11명의 신인 선수를 지명했다. 심재훈(유신고)-차승준(마산용마고)-함수호(대구상원고)-권현우(광주제일고)-이진용(북일고)-홍준영(동원고학기술대)-천겸(부산고)-우승완(세광고)-강민성(안산공업고)-진희성(동산고)가 새로운 '아기사자'로 발탁됐다.
사진=OS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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