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일리 = 광주 김진성 기자] “선수가 다쳤는데…”
지난 5일 광주 KIA 타이거즈-한화 이글스전. 8회초 2사 1,2루서 장진혁의 빗맞은 타구가 3유간으로 향했다. 김도영이 앞으로 나오면서 타구를 포구했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얼굴을 2루에서 3루로 주루하던 요나단 페라자의 상체에 그대로 부딪혔다.
페라자가 고의로 그랬던 건 아니라는 게 양 팀 사람들의 판단이다. 단, 페라자가 정상적인 주루에서 다소 벗어났다는 시선이 많다. 수비수는 공을 보고 움직이기 때문에, 수비수와 주자가 부딪힐 위험이 있으면 주자가 피해서 주루를 하는 게 정석이다.
어쨌든 페라자는 충돌 후 멀쩡하게 일어났다. 반면 김도영은 머리와 목에 충격을 입고 그라운드에 쓰러져 한동안 고통을 호소했다. 결국 6일 광주 키움 히어로즈전에 결장했다. 7일 광주 키움전도 100%가 아닌 컨디션으로 출전했다.
그런데 논란이 엉뚱한 곳에서 터졌다. 페라자가 10회초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장현식에게 삼진을 당한 뒤 갑자기 KIA 덕아웃 방면으로 삿대질을 한 뒤 뭐라고 얘기를 했다. 1루 덕아웃으로 돌아가는 길에 양승관 수석코치가 등을 두드리며 격려했다.
한화 김경문 감독은 6일 잠실 LG 트윈스전을 앞두고 김도영의 건강을 걱정하면서도 “상대 벤치가 (페라자에게)욕을 했다고 하더라”고 했다. KIA 이범호 감독은 6일 광주 키움전을 앞두고 언급을 아꼈지만, 7일 키움전을 앞두고 “욕을 하지 않았다”라고 했다.
한화는 김도영이 쓰러지고 양팀 수석코치, 심판진이 모여 있는 마운드 부근에서 KIA 사람들 중 누군가가 페라자에게 욕을 했다는 입장이다. 페라자 옆에 있던 직원이 이를 들었다고 했다. 그러나 KIA는 자체 확인 결과 그 상황서 누구도 페라자에게 욕을 하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KIA 손승락 수석코치가 페라자에게 “수비수는 공만 보니까 주자가 돌아서 가야지”라고 했다. 실제 누군가가 페라자에게 욕을 했다면 그 자리에서 난리가 났을 것이라는 게 이범호 감독의 얘기다. 심판들도 있었는데 말렸을 것이라고 봤다. 그러나 양 팀이 충돌하는 장면은 보이지 않는다.
사실 중요한 건 욕이 아니다. 페라자의 위험한 주루로 김도영이 크게 다칠 뻔 했다는 점이다. 선수가 아파서 한 경기에 결장했는데, 한화는 이에 대해 걱정을 하거나 우려를 하는 코멘트조차 공식적으로 구단에 전혀 하지 않았다는 게 KIA의 설명이다. 한화는 페라자의 흥분과 삿대질의 원인이 KIA에 있다고만 밝힌 상황이다.
이범호 감독은 본래 이 얘기를 묻어두려고 했다. 그러나 김경문 감독의 발언이 기사화가 되자 조심스럽게 얘기를 꺼냈다. 김도영이라서가 아니라, 그 어떤 선수도 그라운드에서 다치면 안 된다. 페라자와 김도영의 충돌 후 욕을 한 사람이 없다고 하는데 페라자는 삿대질을 했다. 미스터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