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라자의 위험한 주루에 김도영이 다친 게 팩트···결국 반론 꺼낸 KIA 사령탑 “다친 선수 안부가 먼저 아닌가”[스경x이슈]

입력
2024.09.07 16:51


이범호 KIA 감독이 결국 참고 있던 말을 꺼냈다. 소속 선수는 다쳤고 소속 코치가 하지도 않은 욕을 했다고 비난받자 사실을 바로잡기 위해 입을 열었다.

이범호 감독은 7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키움전에 앞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먼저 드릴 말씀이 있다”며 전날 한화 측 발언들에 대한 유감을 전했다.

이범호 감독은 “이틀이나 지난 시점에 다시 언급을 하게 돼 죄송하지만 한화 측에서 입장을 그렇게 내놨으니 우리도 구단 입장을 이야기하지 않을 수가 없게 됐다. 우리 선수가 경기 중 수비방해로 부상을 당해 그날도 교체됐고 어제도 출전을 못했다. 경기 중 (상대 선수의 플레이로 인해) 선수가 다쳐서 못 나오고 있는 게 핵심이라고 생각한다. 그 플레이가 고의고 아니고의 문제도 아니다. 선수가 부상을 당했다는 것을 먼저 생각해야 하는 것 아닐까 한다. 김도영이 괜찮은지 어떤지에 대한 안부를 묻는 게 먼저였으면 좋았겠다는 게 우리로서는 아쉬운 부분”이라고 말했다.

KIA 김도영은 지난 5일 광주 한화전에서 부상을 당했다. 3루수로 선발 출전한 김도영은 8회초 2사 1·2루 장진혁의 땅볼 타구를 처리하던 중 3루로 달리던 2루주자 요나단 페라자와 충돌했다. 김도영은 페라자에게 얼굴을 부딪혀 고개가 뒤로 확 꺾이면서 넘어져 머리를 바닥에 부딪혔다. 페라자가 수비를 피하지 않고 위험한 주루플레이를 한 것이 팩트다.



그러나 이후 10회초 페라자의 돌발 행동으로 다른 차원의 논란이 생겼다. 연장 10회초 페라자가 3구 삼진을 당하더니 갑자기 KIA 더그아웃을 향해 마구 소리지르며 뭔가 격렬하게 항의했다. 이 장면 때문에 논란이 커졌다. 8회초 당시 쓰러져 있던 김도영 주위로 양 팀 수석코치들을 비롯해 선수단이 모여 상태를 살폈고 이 과정에서 페라자를 향해 KIA 선수 일부가 항의를 했다. 그 중 KIA의 한 코치가 페라자에게 욕설을 했고 뒤늦게 통역으로부터 전해들은 페라자가 흥분해 항의했다는 게 한화 구단의 주장이다.

김도영은 당시 부상 직후 교체됐고 심한 어지럼증이 있어 6일 키움전에도 출전하지 못했다. 이날 이범호 감독은 김도영의 상태를 설명하면서도 “지나간 일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겠다”고 한화나 페라자에 대한 발언은 일절 하지 않았다.

그러나 같은 날 한화 구단은 언론에 페라자가 당시 KIA 더그아웃을 향해 거칠게 소리질렀던 것은 KIA 코치가 욕을 했기 때문이라며 손승락 KIA 수석코치의 이름까지 특정했다. 김경문 한화 감독도 잠실 LG전에 앞서 취재진과 인터뷰에서 “상대 벤치 쪽에서 욕이 나왔다고 하더라. 서로 아껴줘야 하지 않겠나. 상대편이라도 또 안 볼 사이가 아니지 않느냐”며 KIA 벤치에서 상대 선수인 페라자에게 욕까지 한 것이 아쉽다는 취지로 이야기했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결국 이범호 감독도 나서지 않을 수 없게 됐다. 소속팀 수석코치가 상대 선수에게 그라운드 안에서 욕설을 한 코치가 됐는데 본인은 강력하게 부인하며 억울해하고 있고, 무엇보다 상대의 위험한 플레이로 선수가 다쳐 출전도 못 하는데 하지도 않은 욕설을 했다며 사태의 본질이 흐려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범호 감독은 “이슈가 된 부분이 있으니 말씀을 드리자면, (한화) 직원 한 분이 (욕설을) 들어 페라자에게 얘기했고 그래서 페라자가 화가 나 우리한테 그런 행동을 했다고 (기사에) 나와있어서 우리도 다시 확인을 했다. 욕을 한 적은 전혀 없다. 다 모여있던 상황에서 욕을 했다는데 그랬다면 아마 그때 난리가 났을 거라고 생각한다. 심판도 있고 다 있는데 제지하는 상황도 없었다. 거기서 욕을 했다면 모두가 다 들었겠지 않나. 한 번 더 확인했고 우리는 욕 한 일이 없다”고 말했다.

당시 김도영은 5회에도 타구를 처리하던 중 3루로 달리던 2루주자 장진혁과 겹쳐 위험한 상황을 겪었다. 다행히 부딪히지 않아 태그하고 병살플레이를 했지만 8회초에 페라자가 같은 방식의 주루를 하면서 김도영이 결국 다치고 말았다. 당시 KIA 선수단이 많이 화가 나 페라자에게 항의했던 부분이다.

이범호 감독은 “김도영이 5회에도 다칠뻔했고 8회에는 결국 다쳤다. 지금도 어지럼증이 있다 하지만 중요한 경기들이 있어 빠질 수는 없으니 출전은 해야 되는 상황이다. 당시 우리 코치가 페라자에게 ‘수비수는 안 보이니까 돌아가줘야지. 그렇게 달리면 어떡하느냐’는 이야기를 했는데 그게 어떻게 욕이 됐고 정확히 한화 쪽에서 어떤 말을 어떻게 들었다는 건지 모르겠다”고 설명했다.

이범호 감독은 “당시 다친 선수가 그 뒤에도 출전을 못했으면 괜찮냐고 물어봐주는 게 통상적인 경우다. 김도영이 괜찮냐는 부분에 대해서는 언급도 없이 모든 이슈가 욕을 했다는 쪽으로 옮겨가고 그게 사실처럼 돼 버리고 있다. 동업자 정신에 있어서 굉장히 중요한 부분이라고 생각하고 아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KIA는 지난 4월17일 인천 SSG전에서 투수 윌 크로우의 투구에 SSG 최정이 맞아 교체되는 상황을 겪었다. 당시 크로우는 SSG 더그아웃을 향해서까지 허리숙여 사과했지만 경기 말미에 SSG 구단이 갈비뼈 골절이라고 발표를 하면서 경기를 마친 이범호 감독은 SSG 더그아웃으로 곧장 향해 이숭용 감독에게 사과했다. 골절이라던 SSG의 발표는 오진이었음이 다음날 오후 밝혀진 황당한 경우였지만, 당시 최형우, 김선빈 등 KIA 선수들 전부 경기 뒤 인터뷰에서 최정부터 언급했고 KIA 단장과 대표이사까지도 SSG 측에 전화로 사과를 했었다. 고의성이 없는, 경기 중 나온 사구였지만 상대의 너무 중요한 핵심 선수를 맞혀 골절상을 입혔다는 데 대한 사과를 구단 전체가 했었다.

김도영은 지난 3일 광주 LG전에서는 LG 선발 에르난데스의 투구에 팔꿈치를 맞아 교체됐다. 당시 김도영은 경기 중 검진을 받고 경기 뒤 복귀했음에도 오스틴 딘과 주장 김현수 등 LG 선수들은 KIA 선수단을 향해 미안하다, 괜찮냐는 손짓을 계속 했었다.

그러나 한화 구단은 결과적으로 상대 선수를 다치게 한 데 대한 안타까움이나 미안함을 전하는 대신 페라자가 왜 과격한 행동을 했는지 그 원인이 KIA에 있다는 주장만 하고 있다. 당사자인 페라자는 김도영에게 SNS 다이렉트 메시지로 괜찮은지를 물은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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