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28안타 폭발’ 두산은 타격지표 개선
시즌 개막 이후 팀당 100경기 전후를 돌파하는 시간. KIA는 지난 7월까지 102경기를 치렀다. 이쯤 되면 1경기 결과로는 시즌 투타 평균 지표가 크게 달라지지 않는다.
그러나 그것도 일정 수준이었을 때 그렇다. KIA는 지난 31일 광주 두산전에서 프로야구 역대 신기록인 1경기 30실점을 했다. 그중 자책점은 23점. 이날 경기만으로 KIA 투수진 팀 평균자책을 계산하면 23.00이나 된다. KIA는 전날까지만 하더라도 101경에서 532실점을 하며 경기당 평균 5.26점을 허용했다. KIA로서는 거의 일주일 치 실점을 하루에 다 몰아서 한 셈이다.
KIA는 이날 야수인 박정우를 포함해 투수 9명을 마운드에 세우면서 경험한 하룻밤의 악몽이었지만, 워낙 실점이 많았다 보니 전체 기록에도 영향을 미치게 됐다.
KIA는 최강 공격력을 앞세우면서도 상대적으로 마운드는 불안했다. 그런데도 투수 걱정이 덜했던 것은 다른 팀 마운드 사정은 더 나빴기 때문이었다. KIA는 이의리, 윤영철 등 선발 자원과 마무리 정해영까지 투수진 공백 상황이 길게 이어진 가운데서도 팀 평균자책 1위를 달렸다. 지난 30일까지 팀 평균자책 4.39로 2위 삼성(4.54)을 앞섰다. 그런데 31일에만 23자책점을 떠안으며 시즌 팀 평균자책은 4.57로 올라갔다. 2위로 올라온 LG(4.58)에는 불과 0.01 차이로 쫓기게 됐다.
한 경기에 28안타를 몰아치며 30점을 생산한 두산의 공격 지표는 정반대 결과로 나타났다. 두산은 전날까지 0.769이던 팀 OPS를 하루 만에 0.780으로 올렸다. KIA에 이어 전체 2위(0.833)에 해당한다. 또 바닥권이던 후반기 고전 이유 중 하나이던 타격 지표를 단숨에 개선하는 듯한 효과도 만들었다. 후반기 들어 0.260이던 팀타율을 하루 만에 0.281로 끌어올렸다.
KIA는 올시즌 전체 일정 중 한경기를 뺄 수 있다면 아마도 이날 경기를 고를 가능성이 크다. 같은 1패지만, 박빙 경기를 아쉽게 놓친 것과는 다른 느낌의 뼈아픈 패전이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