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 외인투수’ 장마 떠나자 드러난 마운드 민낯…극한의 타고투저 오나

입력
2024.08.01 14:32
수정
2024.08.01 14:32
7월 리그 평균자책 개선은 ‘우천 효과’

장마 지나고 여름 한복판 득점 대폭발

기본 타고투저 요인에 무더위 더해질듯

투수들 실투 증가로 장타 확률도 늘어나





타고투저 바람이 강하게 불고 있는 2024 KBO리그는 최근 살짝 조정기를 거치는 것으로 보였다. 지난 6월까지 4.86에 이르렀던 리그 평균자책이 7월 들어 지난 30일까지 근 한 달간은 4.68로 개선되는 흐름을 보였다.

그러나 지난 31일 밤 몇 시간 만에 KBO리그 마운드의 민낯이 드러났다. 광주 경기에서 KIA가 두산에 역대 최다 기록인 30점을 내주는 등 5경기에서 109점이 쏟아졌다.

지난 한 달간 마운드 지표가 소폭 좋아진 것을 각팀 투수진 강화로 해석한 일부 시각은 일단 ‘오독’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눈에 띈 것은 7월 장마가 끝나자마자 ‘득점 홍수’가 이어졌다는 점이다. 7월 들어서는 잠시나마 올스타 브레이크가 있었을 뿐 아니라 18경기나 우천 취소됐다. 이로 인해 각팀 투수진은 체력 안배의 시간을 벌었다. 예컨대 LG는 외인투수 케이시 켈리와 결별하고도 새 외인투수 엘리에이저 에르난데스가 1군 등판 일정을 잡기까지 대체 선발 기용 횟수를 최소화할 수 있었다.

그러나 지난 주말 이후 장마전선이 한반도를 벗어나면서 프로야구 일정은 다시 촘촘해지고 있다. 개막 이후 리그를 지배한 ‘타고투저’ 현상이 투수들의 체력 저하와 맞물려 더욱더 뚜렷해질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올시즌은 ABS(자동 볼 판정 시스템) 도입과 함께 투고타저 흐름이 나타날 것으로 보였으나 결과는 완전히 반대로 흘러갔다. 일단은 당초 투수에게 유리할 것으로 보인 ABS 효과를 상쇄하는 취지로 공인구 반발계수를 높인 것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KBO(한국야구위원회)에서는 공인구 반발 계수를 임의 조정한 것은 없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지만, 각종 지표에서 반발력 상승 효과가 여전히 나타나고 있다.

예컨대 평균 타구 속도로 140㎞ 이상을 기록한 선수가 대폭 늘었다. KBO 공식 기록 업체인 스포츠투아이에 따르면 지난해만 해도 평균 타구 속도로 140㎞ 이상을 찍은 선수가 11명이었으나 올해는 18명으로 증가했다.

타구 속도는 증가는 인플레이 타구의 안타 비율과 비례한다. 반대로 인플레이 타구의 아웃 비율인 수비효율(DER)은 떨어뜨린다. 지난해만 해도 수비효율 0.680 이상의 팀이 NC(0.698)를 비롯해 5팀이나 됐지만, 올해는 삼성(0.682)과 두산(0.682) 두 팀뿐이다. 강한 타구가 많아지며 타구 처리가 그만큼 어려워졌다





투수들은 오히려 제구에 애를 먹는 시즌이 흐르고 있다. ABS에 따라 스트라이크존이 좁아진 것은 아니지만, 익숙했던 존과는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예컨대 대부분 투수들의 눈과 몸에 익은 스트라이크존보다는 가운데 높이의 양쪽 사이드가 좁아졌다. 한 좌완투수는 “우타자 바깥쪽을 활용한 카운트 싸움이 힘들어졌다. 좀 더 안쪽으로 들어가다 맞는 경우가 늘었다”고 말했다.

무더위로 투수들은 체력 저하와 함께 실투 확률이 높아진다. 올시즌 KBO리그로부터 장마가 떠나면서 올시즌 타고투저를 유발한 기본적인 요소들과 함께 더위 영향이 더해질 수 있는 시간이다. 두산 새 외국인타자 제러드는 지난 31일 광주 KIA전에서 홈런 2개 포함 6타수 5안타 8타점으로 맹활약했는데 3회 첫 홈런은 한복판으로 몰린 김도현의 체인지업(132㎞)를 받아쳐 만들었고, 6회 두 번째 홈런은 이준영의 한 가운데 슬라이더(132㎞)를 잡아당겨 넘겼다. 둘 모두 제구로는 99.9%짜리 실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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