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라카와는 7월 31일 광주 KIA전에서 선발 등판해 5이닝 6피안타 3탈삼진 4사사구 3실점으로 팀의 30대 6 승리에 이바지했다.
시라카와는 이날 등판 전까지 두산 유니폼을 입고 3경기에 선발 등판해 모두 5이닝을 못 채우는 아쉬움을 남겼다. 두산 유니폼을 입고 단 1승도 못 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의 시선도 나왔다.
두산 이승엽 감독은 31일 경기 전 취재진과 만나 “이제 ‘잘하겠죠’가 아니라 ‘잘해야죠’(웃음). 몇 번 등판이 남지 않을 걸 본인도 알텐데 시라카와라는 이름을 KBO리그에서 확실히 각인하고 가야 한다. 잘 던지고 못 던지고는 하늘의 뜻이지만, 상대를 이기려고 하는 마음이 중요하다. 오늘 좋은 투구를 할 수 있도록 응원할 것”이라고 시라카와의 반등을 소망했다.
시라카와는 1회 초 양석환의 선제 적시타로 득점 지원을 안고 1회 말 마운드에 올랐다. 시라카와는 1회 말 1사 뒤 최원준에게 내야 안타를 맞았지만, 김도영과 최형우를 각각 땅볼과 삼진으로 잡고 이닝을 넘겼다.
하지만, 시라카와는 2회 말 선두타자 나성범에게 안타를 맞은 뒤 서건창과 김태군에게 연속 볼넷을 내주면서 흔들리기 시작했다. 결국, 시라카와는 박찬호에게 밀어내기 볼넷으로 동점을 허용한 뒤 소크라테스에게 역전 희생 뜬공을 맞았다. 이어진 2사 만루 기회에서 김도영을 우익수 뜬공으로 돌려세워 그나마 한숨을 돌렸다.
3회 초 두산 타선이 폭발하면서 8대 2로 다시 경기를 뒤집었다. 시라카와는 3회 말 1사 뒤 나성범과 김선빈에게 연속 안타를 내줬지만, 서간창과 김태군을 범타로 유도해 이닝을 매듭지었다.
시라카와는 4회 말 2사 3루 위기에서 김도영에게 중전 적시타를 맞아 3실점째를 허용했다. 추가 실점 없이 4회 말을 끝낸 시라카와는 5회 초 5득점 빅 이닝으로 만든 14대 3 리드 속에 5회 말 마운드에 올랐다.
시라카와는 5회 말 나성범을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운 뒤 김선빈과 서건창을 연속 땅볼로 잡고 첫 삼자범퇴 이닝과 함께 두산 데뷔 승 요건을 갖췄다.
두산은 6회 초 11득점, 7회 초 5득점으로 KIA 마운드를 완전히 무너뜨리면서 KBO리그 역대 한 경기 팀 최다 득점 신기록(종전 삼성 27득점)까지 달성했다.
경기 뒤 시라카와는 “야수들의 대량 득점 지원 덕분에 승리할 수 있었다. 팀에 들어왔을 때부터 팀 승리가 우선이었다. 그동안 팀 승리에 도움을 못 줘서 마음이 무거웠다. 오늘도 2회까지 좋지 않은 모습이 나왔는데 부담을 내려놓고 던지니 오히려 좋은 결과가 있었다”라며 두산 데뷔 승 소감을 전했다.
이어 시라카와는 “경기 전 포수 김기연이 나에게 ‘자신 있는 속구를 많이 던져라’고 말했다. 그 점이 주효했던 것 같다. 덕분에 이전 경기보다 구속도 올라온 것 같다. 적극적으로 리드해준 김기연에게 고맙다고 전하고 싶다”라며 미소 지었다.
시라카와는 이제 관중 울렁증을 느끼지 않는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시라카와는 “이제는 관중들의 함성에 크게 긴장감을 느끼지는 않는다. 볼이 많아지는 장면에서도 관중과 관련한 긴장감보다는 또 볼이 들어가면 어떡하지라는 불안한 마음이 큰 듯싶다. 스스로 멘탈이 약하다고 느끼기에 그런 부분을 극복하려고 계속 노력 중”이라며 고갤 끄덕였다.
두산은 시라카와의 두산 데뷔 승 경기에서 무려 30득점을 뽑아 화끈한 득점 지원과 함께 승리를 도왔다.
시라카와는 “야구 인생에서 본 득점 가운데 21득점이 가장 많은 점수였다. 30득점은 처음 봤다. 야수들이 이렇게 많은 점수를 뽑아준 덕분에 마운드 위에서 더 여유하게 공을 던질 수 있었다”라며 “개인적인 승리 투수 기록보다는 어떻게든 마지막 순간까지 팀 승리에 헌신하고 싶은 마음뿐이다. 앞으로 등판에서도 팀 승리에 보탬이 될 수 있도록 전력 투구하겠다”라고 힘줘 말했다.
[광주=김근한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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