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그걸 모르겠냐구요" 감독·단장·기술위 다 해본 염경엽 감독, KBO 향해 40분 작심발언

입력
2024.06.21 05:50
 LG 염경엽 감독은 18일 올스타 브레이크가 단축되는 과정에서 현장의 목소리가 전달되지 않았다고 했다. ⓒ곽혜미 기자 이강철 KT 감독(왼쪽)과 김태형 롯데 감독

[스포티비뉴스=광주, 신원철 기자] "이사회 실행위원회 거친다는 걸 누가 모르냐구요. 본질은 그게 아니라니까요?"

LG 염경엽 감독이 또 한번 마음 먹고 쓴소리를 쏟아냈다. 염경엽 감독은 18일 올스타 브레이크가 단축된 과정에 대해 불만을 드러냈다. 19일 롯데 김태형 감독과 kt 이강철 감독이 이에 동조하면서 파문이 커졌다. 그러자 KBO도 대응에 나섰다.

KBO 측 설명을 정리하면 이렇다. KBO는 20일 장마로 인해 우천 순연 경기가 늘어나고, 시즌 기간이 길어지는 점을 개선해야 한다는 구단 측 의견이 있어 올스타 브레이크 단축안이 포함된 안을 2023년 9월 실행위(단장 회의) 일주일 전에 각 구단에 전달했다. 실행위에서 만장일치로 의결했고, 이사회(사장 회의)에서 반대 의견 없이 확정됐다. 일정 발표는 올해 1월 3일 이뤄졌다.

현장의 불만에 대한 일종의 반박이었던 셈이다. 그런데 염경엽 감독은 20일 KBO의 대응을 두고 "본질은 그게 아니라"며 다시 목소리를 높였다. 은퇴 후 구단 프런트부터 시작해 감독, 단장, 국가대표 기술위원장을 거친 경험을 바탕으로 절차에 대한 문제제기가 사안의 본질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염경엽 감독은 "규정이나 규약, 일정 등을 바꿀 때 선수나 코칭스태프, 감독 중에 이사회와 실행위원회를 거치지 않는다는 것을 모르는 사람이 있겠나. 본질은 그게 아니다. 안건을 만드는 곳이 어디인가. KBO에서 안건을 정해서 구단을 보낼 때 현장에도 물어봐달라는 얘기다. 선수협을 통해서 하려면 김현수에게 전달할 수도 있고, 감독 대표에게 전달할 수도 있다. 예를 들면 김경문 감독께 이런저런 이유가 있으니 양해해달라고 설명할 수 있지 않나"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피치클락을 내년부터 한다고 하는데 여기서 나오는 의견을 단장, 사장이 직접 물어보고 다녀야 하나. 어떤 상황에서 위반이 나오고 있는지 KBO에서 한 달에 한 번은 확인할 수 있지 않나. 이런 식으로 강행하면 피치클락에 대해서 동의하는 사람이 없을 것이다. 예를 들면 피치클락 18초 상황에서 위반이 많이 나오니 시간을 조정하고, 23초 상황은 거의 없어서 그대로 갈 수 있다 이런 식으로 진행하면 이견이 나오지 않을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창원NC파크에 설치된 피치클락 카운트. ⓒ NC 다이노스

염경엽 감독은 KBO가 실행위와 이사회 같은 구단과의 의사소통 체계에 그칠 것이 아니라, 현장의 목소리를 직접 들어야 한다고 했다. 그는 "이사회와 실행위원회를 거쳤다는 얘기는 현장의 반발만 산다. KBO와 우리는 노사관계도 갑을 관계도 아니다. 공존하는 소통을 해야 한다. 감독들, 선수협이 얘기하는 것은 리그를 발전시키기 위해 같이 머리를 맞대자는 것이다"라고 밝혔다.

메이저리그의 경우 2022년 CBA(노사협정)부터 규칙을 개정할 때 구단주, 선수, 심판으로 이뤼진 '공동경기위원회'를 거치도록 했다. 공동경기위원회는 올 시즌부터 타자주자의 1루 주로를 파울라인 바깥쪽 3피트 베이스라인 안쪽으로 제한하지 않고, 파울라인 안쪽이라도 잔디가 깔리지 않은 흙 부분은 정당한 주로로 인정하기로 했다. 2023년 이뤄진 피치클락·베이스 크기 확대 등의 대대적인 규칙 개정 역시 공동경기위원회를 통해 정해졌다.

염경엽 감독은 현장의 불만이 감독의 목소리를 거쳐 기사화하고, KBO가 역시 기사를 통해 반박하는 모양새가 반복되는 것이 바람직한 과정이 아니라고도 했다. 그는 "이런 식이면 자꾸 감독을 통해 얘기가 나온다. KBO가 먼저 현장에 얘기를 해주면 감독들이 불평불만을 드러내지 않을 것 아닌가. 이렇게 박자가 안 맞으면 밖에서 불신이 생긴다"며 "우리는 공동체다. 같이 잘 돼야 같이 먹고 사는 관계"라고 말했다.

30분 넘게, 40분 가까이 목소리를 높이던 염경엽 감독은 한편으로는 자신이 대표로 '총대를 매는' 분위기가 된 것이 조금은 부담스러운 듯했다. 그는 "내가 나서고 싶어서 나서는 것이 아니다. 감독과 선수들의 생각을 대변하는 것이다. 현장에서는 불만이 많다. 이렇게 쌓이면 터진다. 감독들이 한 마디씩 하면 리그 신뢰성이 깨진다고 생각해서 참아왔다"고 말했다. 또 "감독 코치 선수 모두 사무국을 믿고 야구한다"며 현장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 주기를 바랐다. 염경엽 감독 ⓒ곽혜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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