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5의 메이저’로 불리는 플레이어스 챔피언십은 ‘최고의 상금 잔치’이기도 하다. 총상금 2500만 달러가 걸린 이 대회 우승 상금은 450만 달러(약 66억 원)에 달한다. 그 상금 잔치에서 소외되지 않기 위해서는 무조건 컷을 통과해야 한다.
대한민국 남자골프의 에이스 임성재는 15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폰테베드라 비치의 TPC 소그래스 스타디움 코스(파72)에서 열린 대회 2라운드를 출발할 때만해도 컷 통과가 무척 힘겨워 보였다. 첫 날 버디 5개, 보기 5개 그리고 더블보기 2개를 기록하면서 4타를 잃은 임성재의 순위는 공동 116위였다. 하지만 이날 임성재는 버디 7개를 잡고 보기는 1개만 범하면서 6언더파 66타를 쳤다. 순위는 전날 보다 67계단을 뛴 공동 49위(2언더파 142타)로 상승했다. 컷 오프 기준선(1언더파 143타)과는 불과 1타 차이여서 그의 컷 통과는 드라마 같았다고 할 수 있다.

이날 임성재는 18홀 내내 컷 오프와 힘겨운 싸움을 벌여야 했다. 10번 홀로 출발해 11번 홀(파5)에서 첫 버디를 잡은 임성재는 13번 홀(파3)에서도 버디를 잡고 1타를 더 줄였다. 14번 홀(파4)에서 보기가 나오면서 다시 위기가 찾아오는 듯했지만 임성재는 16번(파5)과 17번 홀(파3)에서 연속 버디를 잡으면서 다시 분위기를 바꿨고 후반 4번(파4)과 6번(파4) 그리고 8번 홀(파3)에서 징검다리 버디를 잡고 극적인 컷 통과 드라마를 완성했다.
1라운드에서 공동 83위(1오버파 73타)에 그쳤던 안병훈도 이날 3타를 줄이면서 공동 49위로 상승해 역시 상금 사냥을 멈추지 않았다.

한국 선수 중 가장 높은 순위는 공동 36위(3언더파 141타)에 오른 김시우가 차지했다. 첫날 71타를 기록했던 김시우는 이날도 2타를 줄이는 견실한 플레이를 이어갔다.
첫 날 공동 31위로 가장 좋은 성적을 냈던 김주형은 이날 1오버파 73타에 그쳐 공동 65위(1언더파 143타)로 물러났다. 1타만 더 잃었다면 컷 탈락할 뻔한 위기였다. 이경훈은 이날 1타를 줄였지만 첫 날 부진(77타)을 완전히 극복하지 못하고 4오버파 148타를 기록해 컷 탈락했다.
이날 임성재나 안병훈 보다 더 극적인 컷 통과의 주인공도 있다. 이날만 10언더파 62타를 친 저스틴 토머스(미국)다.

첫 날 78타를 치면서 공동 134위에 머물렀던 토머스는 무려 105계단을 올라 공동 29위(4언더파 140타)까지 치고 올랐다.
이날 6언더파 66타를 친 호주 교포 이민우는 합계 11언더파 133타를 기록해 악샤이 바티아(미국)와 함께 공동 선두로 올라섰다.
세계랭킹 2위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가 공동 4위(9언더파 135타)에 올랐고 대회 3연패에 도전하는 세계랭킹 1위 스코티 셰플러(미국)는 공동 16위(5언더파 139타)로 반환점을 돌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