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뉴스1) 권혁준 기자 = 복귀 첫 시즌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에서 주요 3개 부문 타이틀을 독식한 윤이나(21)가 감격을 감추지 못했다.

윤이나는 10일 강원 춘천시 라비에벨 컨트리클럽(파72)에서 열린 KLPGA투어 시즌 최종전 SK텔레콤·SK쉴더스 챔피언십(총상금 10억 원) 최종 3라운드에서 1오버파를 추가, 최종합계 2언더파 214타 공동 12위로 대회를 마쳤다.

이로써 윤이나는 대상(535포인트), 상금(12억 1141만 5715원), 평균타수(70.0526타) 등 주요 3개 부문에서 모두 1위를 차지했다.

윤이나는 강수연(2001), 신지애(2006~2008), 서희경(2009), 이보미(2010), 김효주(2014), 전인지(2015), 이정은6(2017), 최혜진(2019), 이예원(2023)에 이어 역대 12번째로 '트리플크라운'을 달성하는 감격을 누렸다.

경기 후 기자회견장에 들어선 윤이나는 "많이 얼떨떨하고 아직도 믿기지 않는다"면서 '이렇게 좋은 성적으로 마무리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하지 못했다. 감사한 마음뿐"이라고 했다.

3개 부문 중 가장 의미 있는 타이틀로는 '최저타수상'을 꼽았다.

그는 "3개 모두 정말 귀한 상이지만, 하나만 고르라면 최저타수상"이라면서 "1년 동안 가장 좋은 스코어를 냈다는 지표이기 때문에, 꾸준히 잘 쳤다고 스스로 평가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설명했다.



윤이나의 3관왕이 더욱 대단한 것은 1년 6개월의 공백을 딛고 이룬 성과이기 때문이다. 그는 루키 시즌이던 2022년 '오구플레이' 논란으로 출전 정지 징계를 받았고, 올 3월 징계가 해제돼 KLPGA투어에 복귀했다.

윤이나는 "시즌 시작하고 초반에 적응하기까지 힘든 시간이 있었다"면서 "복귀하게 돼 정말 감사했지만, 막상 경기에 나가는 게 부담스럽기도 했다. 하지만 팬분들이 항상 함께해주신 덕에 큰 힘이 됐다"고 돌아봤다.

이어 "징계 기간 골프채를 놓지 않은 게 가장 큰 요인이었다고 생각한다"면서 "나에게 늘 좋은 가르침을 주시는 많은 프로님들의 도움도 컸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예상외의 좋은 성적을 낸 것엔 거창한 비결이랄게 없다. 그저 매 순간 감사하면서 최선을 다하려고 노력했고, 운과 함께 좋은 결과가 따라온 것 같다"고 했다.

윤이나는 2년 전 '오구플레이'에 대해선 다시 한번 고개를 숙였다. 여전히 윤이나에 대해 곱지 않은 시선이 이어지고 있는 게 사실인데, 그에 대해 충분히 받아들이고 더 기다리겠다는 입장이다.

그는 "2년 전의 그 잘못으로 인해 저를 안 좋게 보시고 혼내주시는 것은, 당연히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다시 한번 죄송하다고 말씀드리고 싶다"고 했다.

덧붙여 "저를 좋아해달라고 말씀은 못 드리겠지만, 그래도 조금만 믿어주시고 지켜봐 주셨으면 좋겠다. 계속해서 좋은 모습, 정직하게 경기하는 모습을 보여드리겠다"고 다짐했다.



복귀 첫 시즌에 국내 무대를 제패한 윤이나는 해외 진출을 타진한다. 그는 다음 달 초 열리는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퀄리파잉스쿨 파이널 스테이지에 출격한다. 5라운드로 열리는 이 대회에서 상위 25위 내에 들면 내년 시즌 LPGA투어 출전권을 확보한다.

윤이나는 "일단은 Q스쿨을 통과해야 미국에 갈 수 있다"면서 "만일 통과하지 못한다면 내년에 국내에서 좀 더 기량을 가다듬고, 미국에 간다면 그곳에서 더 성장하고 싶다"고 했다.

그러면서 "아직 내 확실한 무기라고 할 만한 기술은 없다. Q스쿨을 치르면서 보완할 점을 파악하고 그것을 잘 가다듬어 보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