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도 최경주 선배님 처럼…” 최고령 우승, 시니어 메이저 챔피언 최경주 KPGA 후배들의 가슴을 울렸다

입력
2024.10.07 16:05
수정
2024.10.07 16:05


2015년 한국프로골프(KPGA) 투어 신인왕 출신 이수민(31)은 4개월전 담배를 끊었다. “금연을 선언한 뒤로 한 번도 안 피웠다”고 했다.

그뿐 아니다. 아침 6시에 일어나 20~30분간 조깅을 하며 상쾌하게 하루를 시작했고 일과 뒤에는 오후 10시 전에 잠자리에 들었다. 자기 전에 누워서 휴대폰을 보는 일도 끊었다.

초심을 다지고 훈련에 매진하니 금세 좋은 일이 생겼다. 이수민은 지난 6일 경기도 여주 페럼클럽(파72)에서 열린 KPGA 투어 현대해상 최경주 인비테이셔널(총상금 12억 5000만원) 최종라운드에서 4언더파 68타를 치고 합계 9언더파 279타를 기록, 2위 장유빈을 1타차로 제치고 우승했다. 2020년 KPGA 오픈 위드 솔라고CC(7월)에서 통산 4승을 거둔 이후 4년 3개월 만이자, 군 전역후 2년 만에 처음 맛본 우승이었다.

이수민이 새로운 생활습관을 갖게 된 것은 지난 5월 SK텔레콤 오픈에서 우승한 ‘맏형’ 최경주의 투혼에 자극받았기 때문이었다. 만 54세 대선배가 당시 연장전 끝에 KPGA 투어 최고령 우승기록을 쓰는 장면에 감명받은 그는 “이제는 탄산음료도 안 드신다고 말씀하는 걸 보고 저도 사소한 것부터 고치자고 결심했었다”고 말했다.

아마추어 국가대표 시절이던 2013년 KPGA투어 군산CC 오픈에서 우승하는 등 일찍부터 ‘골프천재’ 소리를 들었던 이수민은 마침 최경주가 개최하는 대회에서 부활 신호탄을 쏘고 대선배로부터 칭찬과 격려를 받으며 두 배의 기쁨을 누렸다.

최경주는 SK텔레콤 오픈 우승 두 달 뒤 PGA 투어 챔피언스의 메이저 대회 더 시니어 오픈도 제패하며 후배들에게 또 하나의 큰 울림을 전했다. 50대 중반의 대선배가 어쩌다 한 번이 아닌, 지속적인 성취를 거둬들이고 있는데에 자극받은 선수들도 자세를 고쳐잡으며 긍정적인 결실을 맺어가고 있다.

이번 대회 전 인터뷰는 그런 변화를 실감할 수 있는 자리였다. 올해 상금선두 김민규는 “멘털 게임의 중요성을 강조한 선배의 조언을 새기며 경기하겠다”던 다짐대로 이번주 위기 순간에도 힘을 낸 끝에 단독 3위(7언더파 281타)로 마쳤다. 게임이 풀리지 않을 때 자멸하던 잘못을 이번엔 반복하지 않고 끝까지 경쟁했다.

지난해 대상 수상자 함정우는 “SK텔레콤 오픈때 먼저 경기를 마치고 50대, 40대 선배들이 벌이는 연장전을 보며 큰 자극을 받았다”며 “저도 시니어 투어까지 활약할 수 있도록 몸관리를 시작하겠다”며 고개를 끄덕였다. 미국 진출을 꿈꾸는 올시즌 대상선두 장유빈은 PGA투어 선수들의 기술 수준을 대선배로부터 전해들으며 스스로를 더욱 연마하는 계기로 삼겠다고 다짐했다.

자신의 이름을 건 대회를 2011년부터 개최하고, 재단을 설립해 후진을 양성하는데 힘쓰고 있는 최경주의 헌신적인 노력이 이제 후배선수들의 내면 깊은 곳을 움직이게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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