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뷔 시즌의 기세와 같았다면 벌써 5~6승은 합작했어야 할 그들이다.
2023년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를 뜨겁게 달구었던 ‘신인 빅3’ 김민별, 황유민, 방신실의 반등이 절실하다. 지난해 대상, 상금, 우승 등 주요 부문에서 이름을 올리며 KLPGA 투어의 새로운 흥행카드로 주목받았던 이들이 프로 두 번째 시즌에 팬과 자신들의 기대를 넘지 못하며 절치부심 하고 있다.
지난해 신인왕 김민별은 야심차게 맞은 올 시즌에 2년차 증후군을 단단히 앓고 있다. 지난해 우승은 거두지 못했지만 3차례 준우승, 2차례 3위를 포함해 12차례 톱10, 대상 3위에 오르며 신인상을 수상한 김민별은 올해는 두 차례 3위를 포함해 4차례 톱10에 그쳤다. 메이저대회인 KLPGA 챔피언십과 한국여자오픈에서 각각 공동 3위, 3위를 차지하며 저력을 발휘했지만 그외 대회에서는 그다지 힘을 쓰지 못했다. 한화 클래식(8월) 이후 6개 대회에서는 한 번도 20위 안에 오르지 못했고 지난주 하나금융그룹 챔피언십에서는 시즌 3번째 컷탈락을 안았다.
우승 없이 2022년 신인왕을 차지한 뒤 이듬해인 2023년 3승을 차지하고 대상을 거머쥔 이예원의 뒤를 이을 것이라는 기대와 달리 김민별은 올 시즌 대상 27위, 상금 30위(2억 8443만원)에 머물고 있다.
김민별은 3일부터 나흘간 경기도 이천 블루헤런GC(파72·6763야드)에서 열리는 시즌 마지막 메이저대회 하이트진로 챔피언십을 반등의 계기로 만들겠다며 심기일전, 새 각오로 맞는다. 높은 그린적중률(77.60%·4위)을 받쳐주지 못하는 평균퍼트수(30.90·98위)를 개선하는게 제일 큰 과제다.
“하이트진로 소속 선수로서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는 것이 가장 큰 목표”라는 김민별은 “대회 코스가 어렵게 세팅될 것 같은데, 홀마다 맞는 공략법을 생각하고 그에 맞춰 플레이한다면 성적은 따라올 것이라 생각한다. 연습라운드를 돌며 코스 매니지먼트에 집중해 보겠다”고 다짐했다.
누구보다도 성실하게 매 대회 최선을 다해 뛰고 있는 김민별이 올시즌 남은 6개 대회에서 지난해 신인왕의 자존심을 살릴 수 있을지 관심을 모은다.
지난 시즌 장타 1위 방신실은 데뷔 첫해 2승을 거두며 신드롬을 일으켰으나 올해는 아직 우승을 신고하지 못했다. 시즌 개막전 하나금융그룹 싱가포르 여자오픈 준우승과 미국 LPGA 투어 메이저대회 셰브론 챔피언십(공동 40위) 선전 등으로 초반에 기분좋게 출발했으나 상승세를 잇지 못했다. 두 차례 준우승 포함 7차례 톱10 진입으로 대상 11위, 상금 11위(5억 489만원)를 달리고 있지만 가속 페달을 밟을 수 있는 우승이 절실하다.
지난해 신인상 2위 황유민은 이들중 가장 성공적인 시즌을 보내고 있다. 올해 국내 개막전 두산건설 챔피언십(4월) 우승으로 2년 연속 우승을 거뒀고 준우승 3회 등 7차례 톱10에 진입하면서 대상 7위, 상금 6위(8억 2670만원)를 달리고 있다. 초반의 상승세와 그의 잠재력을 감안하면 충분히 다승이 기대됐지만 몇 차례 고비에서 무너진게 아쉬웠고 최근 3차례 대회에서는 허리 부상 등으로 톱10에 진입하지 못했다. 또 한 차례 고비를 맞은 그에게도 역시 답답한 흐름을 시원스럽게 뚫어줄 우승 ‘한 방’이 간절하다.
하이트진로 챔피언십 첫날 조편성에서 방신실은 김재희, 서어진과 오전 9시 55분 출발한다. 김민별은 박민지, 김수지와 10시 33분에 첫 티샷을 날리고 황유민은 올해 3승씩 거둔 박현경, 배소현과 11시 6분 출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