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텐텐’을 쏘아올린 박지영은 2019년 최혜진 이후 5년 만의 4관왕 위업을 달성할 수 있을까.
1996년생으로 올해 나이 스물여덟의 박지영은 ‘노력은 배신하지 않는다’는 신념으로 시간이 흐를수록 성장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2015년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신인왕을 차지한 뒤 이듬해 데뷔 첫 승을 신고했던 그는 2019시즌과 2021, 2022시즌 각 1승씩을 수확한 후 지난해 개인 최다인 3승을 거두며 활짝 꽃을 피웠다.
올해는 지난해 활약을 뛰어넘는 그야말로 ‘커리어 하이’ 시즌을 보내고 있다. 8개 대회가 남아있는 상황에서 이미 지난해 개인 시즌 최다승(3승)과 타이를 이루며 대상(436점), 상금(10억1310만 원), 평균타수(69.6545타) 모두 1위에 올라있다. 다승 부문에서도 이예원 박현경 배소현과 공동 1위다.
투어 10년 차에 통산 10승을 달성하고 생애 첫 시즌 상금 10억 원을 넘어선 박지영은 “마치 양궁의 ‘텐텐텐’을 달성한 느낌”이라고 뿌듯해하면서 2015년 신인왕 이후 이렇다 할 개인 타이틀을 따지 못한 아쉬움을 올해는 반드시 털어내겠다는 욕심을 숨기지 않고 있다.
현재 분위기만 놓고 보면 단순히 타이틀 획득뿐 아니라 대상과 상금, 평균타수에 다승왕까지 주요 4대 타이틀을 모두 독식하는 ‘싹쓸이’에도 충분히 도전해볼만한 페이스다. 허리 통증으로 기권한 지난주 OK저축은행 읏맨 오픈을 제외하고 박지영은 8월 이후 열린 최근 5개 대회에서 우승 1번을 포함해 모두 톱10에 이름을 올릴 정도로 빼어난 기량을 과시하고 있다.
KLPGA 투어에서 마지막으로 4대 타이틀을 독식한 선수는 2019년 최혜진이다. 그 해 최혜진은 5승으로 다승 단독 1위를 차지하며 대상(564점), 상금(12억716만 원), 평균타수(70.4576타)까지 4관왕을 거머쥐고 그야말로 ‘최혜진 천하’를 이뤘다.
시즌 4관왕은 2021년과 2022년 각각 6승씩을 거두며 대세로 군림했던 박민지도 이루지 못한 대기록. 박민지는 2021년 평균타수 4위로 3관왕에 머물렀고, 2022년에는 대상과 평균타수에서 각각 3위에 그치며 상금, 다승왕에 만족해야 했다.
박지영은 20일 경기 파주시 서원밸리CC(파72)에서 개막하는 시즌 24번째 대회 대보 하우스디오픈(총상금 10억 원우승상금 1억8000만 원)에서 시즌 4승 고지 선점과 함께 대상과 상금, 평균타수 1위 굳히기에 나선다. 지난주 우승자 노승희, ‘디펜딩 챔피언’ 박주영과 오전 11시15분 1번 홀에서 1라운드를 시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