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죽의 20연승 적수가 없다!' 안세영, 2년 만에 전영오픈 정상 탈환…中 왕즈이 만나 2-1 역전승

입력
2025.03.17 05:00
안세영이 17일 영국 버밍엄에서 열린 전영오픈 배드민턴 여자 단식에서 우승한 뒤 트로피에 입을 맞추고 있다. 연합뉴스

(엑스포츠뉴스 김현기 기자) 짜릿한 역전승이었다.

안세영이 배드민턴 최고 권위 대회인 전영오픈을 2년 만에 다시 제패하며 세계 최강임을 또 한 번 입증했다.

지난해 파리 올림픽 이후부터 자신의 라이벌르 급부상한 중국의 왕즈이에 뒤집기 승리를 거두고 크게 포효했다.

2024 파리 올림픽 배드민턴 여자 단식 금메달리스트이자 세계랭킹 1위 안세영은 17일(한국시간) 영국 버밍엄에서 열린 세계배드민턴연맹(BWF) 월드투어 슈퍼 1000 전영오픈 여자 단식 결승전에서 왕즈이를 게임스코어 2-1(13-21 21-18 21-18)로 누르고 정상에 올랐다.

안세영은 2년 전인 2023년 이 대회에서 생애 첫 우승을 차지하며 세계적인 강자로 올라섰다.

당시 자신감을 바탕 삼아 같은 해 10월 항저우 아시안게임 2관왕, 지난해 파리 올림픽 금메달을 거머쥐었다.

지난해 전영오픈에선 일본의 강자 야마구치 아카네에게 패해 준결승에서 탈락했으나 올해는 야마구치를 누르고 결승 진출을 이룬 뒤 챔피언까지 내달렸다.

안세영은 이날 승리를 통해 올해 자신이 참가한 4차례 국제대회에서 모두 이기며 20연승을 내달렸다.

안세영이 17일 영국 버밍엄에서 열린 전영오픈 배드민턴 여자 단식 결승에서 중국 대표 왕즈이를 게임스코어 2-1로 누르고 우승을 확정지은 뒤 포효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1월 열린 말레이시아오픈과 인도오픈에서 연달아 32강부터 결승까지 승리하며 우승컵 두 개를 거머쥔 안세영은 이번 전영오픈 직전 프랑스에서 열린 오를레앙 마스터스에서도 5연승을 챙기며 트로피를 품었다.

전영오픈에선 오를레앙 마스터스 때 준결승에서 만난 가오팡제(중국·15위)를 첫 판에서 만나는 등 초반부터 어려운 상대와 연달아 부딪혔으나 연전연승한 끝에 또 한 번의 우승을 써내려갔다.

사실 왕즈이와의 결승을 앞두고 안세영은 적지 않은 걱정을 샀다.

야마구치와 4강전 2게임 도중 허벅지 통증을 호소하며 코트에 무릎을 꿇었기 때문이다. 오뚝이처럼 일어나 게임 스코어 2-0 완승으로 지난해 이 대회 패배를 설욕했으나 결승전에서 정상 컨디션을 찾을 수 있을지 우려될 수밖에 없었다.

안세영은 지난해 말부터 테이핑 없이 나타나 고질적인 부상 털어냈음을 알렸으나 왕즈이와 대결에선 모처럼 허벅지에 테이핑을 한 채로 경기에 임했다.

파리 올림픽이 끝나고 휴식기를 가졌던 안세영은 지난해 10월 덴마크 오픈을 통해 올림픽 뒤 처음 국제대회에 출전했으나 결승에서 왕즈이에 패해 준우승을 차지했다. 안세영은 2024년 마지막 대회로 치렀던 월드투어 파이널에서도 준결승에서 왕즈이를 이기지 못해 4강 탈락했다.

안세영이 17일 영국 버밍엄에서 열린 전영오픈 배드민턴 여자 단식에서 결승에서 하이클리어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다만 3연패는 없었다. 안세영은 지난 1월 말레이시아오픈에서 왕즈이에 설욕전을 펼치며 올해 첫 우승으로 가는 제물로 삼기도 했다.

이날 결승은 왕즈이와 6개월 사이 4번째 대결이었던 셈이다.

부상 탓인지 민첩하지 못한 상황에서 범실까지 내줘 왕즈이에게 13-21로 1게임을 내준 안세영은 2게임에서는 자신의 강점인 끈질긴 수비를 앞세워 왕즈이를 당황케 했다. 안세영은 체력적인 우위를 바탕으로 긴 랠리를 펼치며 상대를 지치게하는 스타일이 특징이다.

안세영은 2게임 6-6에서 79차례나 이어진 랠리 끝에 점수를 따내고 분위기를 바꿨다.

이후에도 접전을 이어가면서 18-18까지 만들더니, 다시 42회가 이어진 랠리를 스매시로 마무리해 19-18로 역전했다.

그리고는 연속 득점으로 2게임을 이겨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체력전으로 펼쳐진 3게임에서 안세영이 끝내 웃었다.

안세영이 2024년 8월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하계올림픽 배드민턴 여자 단식에서 우승한 뒤 시상대 맨 위에 올라 크게 웃고 있다. 연합뉴스

왕즈이는 경기 내내 안세영의 질식 수비를 상대하다가 체력이 떨어졌다. 범실이 조금씩 늘어났다. 18-18에서 왕즈이가 3번 연속 벌실을 저질렀고 안세영이 웃었다.

전영오픈은 1899년에 시작된 세계에서 가장 오래되고 권위 있는 배드민턴 대회로, 2년 전 안세영은 이 대회에서 한국 선수로는 27년 만에 여자 단식 정상에 올랐다.

안세영은 가오팡제와의 첫 경기를 이긴 뒤  16강에선 커스티 길모어(스코틀랜드·33위)에 한 게임을 내줬으나 게임 스코어 2-1(21-12 16-21 21-8)로 이기면서 8강에 올랐다. 올해 국제대회에서 두 번째로 게임을 내준 날이었다.

이후 두 라이벌을 연달아 따돌렸다. 8강에선 2020 도쿄 올림픽 여자단식 금메달리스트이자 자신의 천적이었던 천위페이(중국·13위)를 게임 스코어 2-0(21-9 21-14)으로 완파하며 기세를 이어갔다. 오를레앙 대회 결승전 2-0 완승에 이어 닷새 만에 다시 천위페이의 코를 납작하게 눌렀다.

준결승에서 만난 야마구치를 만나 지난해 준결승에서 당한 패배를 고스란히 갚았다. 지난해 파리 올림픽 8강에서 안세영에 무너졌던 야마구치는 이번에도 '배드민턴 여제'의 상대가 되질 못했다.

안세영이 16일 영국 버밍엄에서 열린 전영오픈 배드민턴 여자 단식 준결승에서 라이벌인 일본의 야마구치 아카네를 이긴 뒤 포효하고 있다. 연합뉴스

올해 안세영이 무서운 점은 20연승을 달리면서도 상대에 내준 게임이 단 3게임에 불과하다는 점이다.

그만큼 완벽한 경기력을 뽐내고 있다.

안세영, 야마구치, 천위페이, 타이쯔잉(대만) 등 얼마 전까지 아시아 강자 4명이 다투던 배드민턴 여자 단식이 이젠 안세영의 1강 체제로 굳어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김현기 기자 spitfire@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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