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디펜딩 챔피언의 ‘뎁스’를 확인할 수 있는 경기였다.
KIA 타이거즈는 16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25 신한 SOL 뱅크 KBO리그’ 시범경기 삼성 라이온즈전에서 백업 멤버들의 맹활약을 앞세워 11-5로 크게 이겼다. 시범경기 4연승으로 4승2무2패를 마크했다.
이날 KIA 이범호 감독은 선발 라인업에서 주전급 선수들을 대부분 제외했다. 박재현(중견수)-박정우(좌익수)-한준수(지명타자)-변우혁(3루수)-정해원(우익수)-서건창(1루수)-홍종표(2루수)-한승택(포수)-김규성(유격수)의 순으로 타순을 꾸렸다. 선발투수로는 5선발을 다투고 있는 황동하가 등판했다. 이 감독은 경기에 앞서 “오늘 날씨가 조금 춥다고 해서 15일까지 뛰었던 선수들은 덜 뛰게 해주려고 했다. 기존에 많이 나가지 않았던 선수들 위주로 라인업을 구성했다”고 설명했다.

원정팀 삼성은 선발투수로 외국인투수 아리엘 후라도를 내세웠다. 삼성 박진만 감독은 “올해 개막전 선발은 후라도다. 후라도는 개인적으로 4일을 쉬고 등판하는 게 편하다고 하더라. 하지만 시즌이 이제 막 시작되는 만큼, 오늘 던지고 5일을 쉰 다음 22일(정규시즌 개막일) 선발로 올리려 한다. 시범경기 마지막 등판”이라고 설명했다.
후라도는 지난해 키움 히어로즈 소속으로 30경기(190.1이닝)에서 10승8패, 평균자책점(ERA) 3.36의 성적을 거뒀다. 올 시즌을 앞두고 삼성과 계약하며 팀을 옮겼는데, KBO리그 적응을 마친 데다 1선발급 기량을 갖춘 투수라 당당히 개막전에 나서게 됐다.
KIA의 백업 라인업과 삼성의 개막전 선발투수 후라도가 맞붙은 만큼 시범경기지만 승부의 추는 아무래도 삼성 쪽으로 기운 듯했다. 그러나 결과는 예상과 전혀 딴판이었다.

KIA는 제구가 흔들린 황동하가 1회초에만 3점을 내줘 불안하게 출발했다. 그러나 1~3회말 공격에서 매 이닝 점수를 뽑으며 가볍게 3-3 동점을 만들었다. 박재현~박정우로 이뤄진 테이블세터가 후라도를 상대로 맹타를 휘둘렀고, 한승택도 장타를 터트리며 타점을 뽑았다.
KIA는 4회말 1사 2루 찬스에서 박정우의 1타점 좌중간 2루타로 기어이 4-3 역전에 성공했다. 이어 변우혁의 좌전적시타로 5-3까지 도망갔다. 5회말 공격에서도 3점을 보탠 KIA는 후라도에게서 무려 10안타를 빼앗았다. 5회말 도중 강판당한 후라도는 4이닝 6실점(5자책점)을 기록했다.
6회말에도 3점을 추가한 KIA는 여유 있는 승리를 거뒀다. 박재현이 5타수 3안타 1타점 1득점, 박정우가 4타수 2안타 1타점 1득점을 각각 마크했다. 김규성도 5타수 4안타 2득점으로 맹활약했다. 백업까지 만만치 않은 KIA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