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상으로 삐걱거리던 김민재(29·바이에른 뮌헨)가 A매치까지 건너뛴다. 국가대표팀으로선 큰 출혈이지만, 또 다른 시나리오를 그려볼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대한축구협회(KFA)는 15일 “김민재가 왼쪽 아킬레스건염으로 A매치 기간 치료와 회복이 필요하다고 판단됨에 따라 국가대표팀 소집 해제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20일 오만, 25일 요르단을 잇달아 상대하는 일정의 2026북중미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B조 7, 8차전을 앞두고 있다. 10일 발표된 소집 명단에 포함됐던 김민재는 부상으로 ‘강제 휴식’을 받게 됐다.
김민재는 올 시즌 강행군을 거듭해왔다. 팀당 26경기씩 치른 2024~2025시즌 독일 분데스리가에서 무려 23경기를 선발로 소화했다. 팀이 8강에 오른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에서도 1경기를 제외한 11경기를 모두 뛰었다. 독일축구협회(DFB) 포칼까지 합치면 이번 시즌 팀이 치른 41경기 중 37경기에 나섰다.
빡빡한 소속팀 일정과 함께 지난해 9~11월 국가대표로 북중미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까지 병행한 여파는 컸다. 빌트를 비롯한 독일 매체들은 지난해 10월 “김민재가 왼쪽 아킬레스건 통증을 안고 경기를 뛰고 있으며, 동시에 오른쪽 무릎에도 문제가 있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뱅상 콩파니 바이에른 뮌헨 감독도 최근 김민재의 출전시간을 조절하며 체력을 안배해주고 있다.
대표팀의 이번 2연전은 북중미월드컵 본선행을 조기에 확정할 수 있는 중요한 일전이다. 4승2무, 승점 14로 B조 1위인 한국은 이번에 2승을 보태면 남은 조별리그 2경기에 상관없이 11회 연속, 통산 12번째 월드컵 본선 진출을 확정한다.
수비의 핵 김민재가 빠진 점은 아쉽지만, 다양한 수비 운용을 실험해 볼 수 있는 기회다. 명단에 남아있는 센터백 자원은 권경원(코르파칸클럽), 조유민(샤르자), 박승욱(김천 상무), 정승현(알와슬)이다. 실전 경험이 풍부하고 월드컵 예선에서도 호흡을 종종 맞춘 권경원과 조유민이 일단은 선택받을 가능성이 크나, 월드컵 본선에 대비해 새로운 수비 조합을 점검해서 나쁠 것은 없다.
더욱이 아직 대표팀에선 김민재의 확실한 파트너가 정해지지 않았다. 월드컵 최종예선에선 조유민이 꾸준히 김민재의 옆자리를 꿰차고 있으나, 주전 경쟁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남은 수비수들이 이번 2연전에서 김민재 없이도 충분히 능력을 발휘한다면, 홍 감독의 눈도장을 받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