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육계 위기 속에 영웅 나타날 것…적폐 청산하겠다” 오주영 대한체육회장 후보의 다짐 [IS 인터뷰]

입력
2024.12.26 16:30
제42대 대한체육회장 선거에 출마한 오주영 후보. 사진=오주영 후보


“내가 가고 있는 과정은 ‘반전’이 아니다. 정직한 길로 정상에 도전하겠다.”

제42대 대한체육회장 선거에 출마한 오주영(39) 전 대한세팍타크로협회장이 26일 서울 송파구 모처에서 본지와 만난 자리에서 이같이 말했다.

지난 2021년 36세 나이로 대한세팍타크로협회장을 맡아 최연소 당선 기록을 세운 오주영 후보는 최근 체육계 적폐 청산을 외치며 대한체육회장 선거에 입후보했다.

애초 오 후보의 출마를 전망한 이는 많지 않았다. 다른 후보들과 달리 경기인 출신도 아니다. 그럼에도 오 후보는 “지금이 한국 체육계를 완벽히 탈바꿈할 최적의 시기다. 체육계 위기 속에 난세의 영웅이 탄생하지 않겠나. 나는 체육에 빚진 게 없는 사람이기 때문에, 체육계에 만연한 적폐를 쳐낼 수 있는 인물”이라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오주영 후보가 내세운 기조 중 하나는 ‘지도자 중심’의 체육계다. 오 후보는 “사회(체육계)가 많이 바뀌었다고 해도, 여전히 위계질서가 존재한다. 체육인들이 살아온 범주 안에서는 위 선배들을 개혁할 수 없다. 체육계에서 자기의 생업을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을 위해 출마를 결심하게 됐다”고 했다.

대한체육회장 선거에 출마한 오주영 전 대한세팍타크로협회장. 사진=오주영 후보


오 후보는 “모든 후보가 체육계 처우 개선이라는 공약을 내세운다. 하지만 단순히 ‘돈을 많이 줘야 한다’는 식의 생각뿐이다. 대한체육회는 국가대표 집단에만 돈을 준다. 실질적으로 근간을 이루는 지방 체육인들을 위해 나서는 체육회가 없다”라며 “진짜 지도자들의 처우를 개선하기 위해선, 이들에게 선거권부터 줘야 한다. 지도자들의 목소리를 대변해 줘야 하는 지방체육회장 선거할 때, 지도자들은 선거권이 없다. 지도자들에게 권리를 찾아준다면, 진정한 의미의 파트너가 될 수 있다”라고 짚었다. 

현재의 선거 방식에 대해선 “친구 찾기”라고 혹평했다. 내년 1월 14일 열리는 체육회장 선거는 선수·지도자·체육단체 및 시도체육회 관계자 등 2300명의 선거인단 투표로 진행된다. 체육회장 선거운영위원회가 10배수인 2만3000명을 무작위로 추첨해 선거인단을 꾸리는 구조다. 오주영 후보는 “선거인단에 누가 있는지 확인하고 전화만 붙들어야 하는 실정이다. 선거 정책이 실종될 수밖에 없다”라며 “앞으로의 4년은 ‘체육 대통령’에 걸맞은 체육인들을 위한 시간이 돼야 한다. 체육 선거인단을 확대해, 모든 체육인들을 위한 회장으로서 활동해야 한다”라고 재차 강조했다.

오주영 후보는 공약 중 하나로 ‘지방 시대’를 외쳤다. 오 후보는 “근본적으로 선수와 지도자들은 지방을 통해 키워진다. 서울 대학을 나온 선수들도 결국 실업팀에서 활약하기 위해 지방으로 향한다”며 “체육계의 균형적인 발전을 바라볼 때, 실질적으로 대한체육회의 지방 이전을 바라는 지자체의 바람에 호응해 주는 것이 지방 시대의 첫걸음이라고 생각한다”라고 주장했다. 또 수도 이전의 상징이기도 한 세종으로 이전하게 된다면, 각종 체육계 산업과 개혁이 새롭게 개편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오주영 대한세팍타크로협회장. 사진=오주영 후보


한편 앞서 오주영 후보는 후보 등록 전 ‘단일화’ 시도에 대해 가감 없이 “관심 없다”면서 타 후보들에게 강한 반발을 드러내기도 했다. ‘타도 이기흥’을 외친 5명의 후보가 단일화를 논했지만, 실제로는 강신욱 단국대 명예교수와 박창범 전 대한유수협회장만이 손을 맞잡았을 뿐이다. 오 후보는 “단일화를 하는 게 공익을 위해서라고 주장하신다. 하지만 진짜 공익을 위해선 후보들이 자신만의 정책과 비전을 통해 경쟁하는 게 맞다. 단일화를 강요하는 것 자체가 민주주의 원칙을 훼손하는 것”이라고 했다. 또 “결국 단일화가 무산된 건 자신들의 신념을 꺾을 생각이 없기 때문 아닌가. 앞서 단일화를 위해 모였던 자리는 ‘쇼맨십’이었던 셈”이라고 꼬집었다.

“지금의 기울어진 운동장, 말도 안 되는 선거 방식이 지금의 이기흥 현 대한체육회장을 만들었다”라고 지적한 오 후보는 “어느 누구도 유리할 수 없는 구조다. (무작위인) 선거인단을 보면 모든 후보가 깜깜할 것”이라고 점쳤다.

오주영 후보는 자신이 가는 길은 ‘반전’이 아닌, ‘정도’라고 믿는다. 오 후보는 “열세인 나를 보고 ‘반전을 꿈꾼다’고들 하신다. 하지만 내 입장에서 내가 가는 과정은 반전이 아니다. 정직한 길로, 정상에 도전하려는 거다. 어느 비구름에 비가 들었는지 모른다. 선거법이 바뀌지 않는 이상, 유명인이 뽑히는 선거가 아니라는 걸 지난 2번의 선거를 통해 확인했다”라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김우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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