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HBM 수출 통제 강화...삼성, SK하이닉스에 위기 예고

입력
2024.12.03 23:12
미 상무부 장관 지나 러몬도

(MHN스포츠 박성산 인턴기자) 미국 정부가 HBM 수출 통제를 강화하며 삼성, SK하이닉스 등 한국 반도체 기업들에게 위기가 찾아올 전망이다.

미국 정부는 2일(현지 시각) 고대역폭메모리(HBM)와 관련된 수출 통제를 강화하는 조치를 발표했다. 이를 통해 중국이 첨단 기술의 생산을 현지화하려는 능력을 약화시키려 하고 있다. 지나 러몬도 상무부 장관은 "이번 조치는 우리 국가 안보에 위험이 되는 첨단 기술의 생산을 현지화하려는 중국의 능력을 우리 동맹 및 파트너와 협력해 약화하고자 하는 바이든-해리스 행정부의 표적화 접근의 정점"이라고 밝혔다. 제이크 설리번 국가안보보좌관은 "미국은 우리의 적들이 우리의 기술을 우리의 국가 안보를 위협하는 방식으로 사용하지 못하도록 하기 위해 중대한 조치를 취했다"고 말했다.

이번 규제에는 해외직접생산품규칙(FDPR)이 적용된다. 이 규칙에 따라 미국이 아닌 다른 나라에서 생산된 제품이라도 미국산 소프트웨어, 장비, 기술 등이 사용되었다면, 수출통제 대상이 된다. 즉, 미국의 기술이 포함된 HBM 제품은 미국 외 다른 나라에서 생산된 것이라 하더라도 수출이 제한될 수 있다. 이는 미국의 우월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다른 나라에서 제조된 제품에도 미국의 규제가 미칠 수 있음을 의미하며, 특히 한국의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가 영향을 받을 수 있는 부분이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이번 통제가 한미 동맹 차원에서 조율된 사항으로, 한국 기업에 미치는 영향이 최소화될 것이라고 밝혔다. 정부는 기업들의 수출 애로를 줄이기 위해 지원 방안을 모색 중이다. 또한, 이번 통제는 중국에 직접 수출하는 경우에만 적용되며, 로직칩과 패키징된 HBM은 규제 대상에서 제외된다. 이에 따라 기업들은 규제의 예외를 활용해 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산업통상자원부 관계자는 "고대역폭메모리가 탑재된 인공지능 칩 완제품은 저사양이기만 하면 중국에 수출할 수 있다"며 "그렇게 간접 수출을 하는 방식으로 영향을 최소화하는 방안을 모색 중"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주로 삼성전자가 타격을 입을 것으로 내다본다. 물량 대부분을 미국 엔비디아에 공급하는 SK하이닉스와 달리, 경쟁에서 밀린 삼성전자는 구형 고대역폭메모리를 일부 중국에 수출해왔기 때문이다. 삼성의 고대역폭메모리 매출 가운데 중국 비중은 두 자릿수로 알려져 있으며, 일부 증권가는 비중이 20~30%에 이를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는 이번 수출 통제로 인해 고대역폭메모리 매출이 상당히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은 고대역폭메모리에서의 경쟁에서 뒤처지며, 특히 중국 시장에서 이를 만회하려 했으나, 이제 중국에 대한 수출이 어려워지면서 추가적인 부진이 우려된다.

삼성의 디램 사업 전반에서도 어려움이 예상된다. 일각에서 예상한 것과 달리 미국은 이번에 창신메모리(CXMT)를 블랙리스트(Entity List)에 추가하지 않았다. 창신메모리는 2016년 설립 이후 중국 정부의 지원을 받아 빠르게 성장하며, 구형 제품인 4세대 디램(DDR4)을 중심으로 저가 공세를 펼쳐 기존 메모리 업체들을 위협하고 있다. 미국은 창신메모리에 대한 추가 제재를 기대한 바 있으나, 이번에 블랙리스트에 추가하지 않아 창신메모리는 여전히 중국 시장에서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게 되었다. 블랙리스트에 오른 기업은 반도체 제조에 필요한 장비 등을 확보하는 데 제약을 받게 되며, 이는 해당 기업의 생산에 큰 영향을 미친다. 창신메모리가 블랙리스트에 포함되지 않음에 따라 삼성전자는 창신메모리와의 경쟁에서 더 큰 압박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반면, SK하이닉스는 미국 엔비디아에 주로 HBM을 공급하고 있어, 상대적으로 큰 영향을 받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삼성전자는 HBM 경쟁에서 뒤처지며, 이번 규제가 그에게 더 큰 어려움을 안길 가능성이 크다. 이에 따라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는 앞으로 각기 다른 방식으로 이 상황에 대응해야 할 것이다.

사진=AP/연합뉴스<저작권자 Copyright ⓒ MHNsports / MHN스포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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