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흥 대한체육회장이 ‘3선’에 도전하는데 전제조건으로 필요한 대한체육회 스포츠공정위원회 심사를 받기 위한 절차에 착수했다.
30일 체육계에 정통한 소식통에 따르면 이 회장은 최근 체육회 스포츠공정위원회에 3번째 임기 도전 관련 심사를 위한 자료를 제출했다. 2016년 통합 체육회 선거에서 당선돼 체육회 수장에 오른 뒤 올해 두 번째 임기 종료를 앞둔 이 회장이 사실상 3선 도전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이 회장이 아직 3선 도전 입장을 명확하게 밝힌 적은 없지만, 스포츠공정위 심사 자체가 세번째 선거 출마를 위해 반드시 거쳐야 하는 과정이기 때문이다. 체육회 정관에 따르면 체육회장을 포함한 임원은 4년 임기를 지낸 뒤 한 차례 연임할 수 있으며, 체육회 스포츠공정위 심사를 거치면 3선도 도전할 수 있다.
체육회 스포츠공정위의 3연임 후보자 심의 기준은 ‘재정기여, 주요 국제대회 성적, 단체평가 등 지표를 계량화해 평가한 결과 그 기여가 명확한 경우’로 다소 모호하다. 규정상으로만 보면 공정위가 3선 도전을 승인할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크다. 차기 대한체육회장 선거는 내년 1월 열릴 예정이며, 12월 중 후보 등록이 진행된다.
체육회 공정위는 이기흥 회장과 오한남 대한배구협회장 등 3선 도전을 표명한 종목 단체 회장들을 대상으로 다음달 초 소위원회를 개최해 1차 심사를 하고 11월 12일 전체 회의에서 이들의 선거 출마 적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주무 부처 문화체육관광부는 이 회장의 선거 출마를 불편하게 여기고 있다. 유인촌 장관 등 문체부 고위층들은 체육회 스포츠공정위원회 구성과 운영을 개선하라고 체육회에 권고했고 노골적으로 이회장의 3연임에 반대한다는 뜻을 밝혔다. 아울러 문체부는 국회 국정감사에서 제기된 김병철 스포츠공정위원장의 ‘접대 골프’ 의혹에 대해 청탁 위반 혐의를 적용해 국민권익위원회 신고를 검토할 것으로 알려졌다.
22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정감사에서는 김 위원장이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의 3선 연임 심사 이후 함께 골프를 친 것에 대한 의원들의 지적과 질타가 쏟아졌다. 이기흥 체육회장은 이들과 골프를 치지는 않았으나 당시 자리에 함께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몽규 회장도 4선에 도전하려면 이기흥 회장과 마찬가지로 스포츠공정위원회로부터 승인을 받아야한다. 정몽규 회장은 아직까지 출마 여부 의사를 밝히지 않고 있다. 정 회장이 만일 공정위원회에 4선 도전에 대한 승인을 요청할 경우 출마의사를 천명한 것으로 봐야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