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정몽규 대한축구협회(KFA) 회장의 4연임을 승인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재차 밝혔다.
유 장관은 7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정감사에 출석해 홍명보 국가대표팀 감독 선임을 비롯한 KFA의 행정 난맥상에 대한 감사가 여전히 진행 중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홍 감독 선임 과정에 대한 질의에 “감사 전에도 불공정하면 (선임) 절차를 다시 밟아야 한다고 이야기했고, 과정이 진행 중이다. 의미는 바뀌지 않았다”고 말했다.
문체부는 7월 홍 감독 선임을 둘러싸고 불공정 의혹이 불거지자, 기초 조사를 거쳐 실지 감사에 착수했다. 이달 2일 중간 결과를 발표했다. 이 자리에서 문체부는 홍 감독과 위르겐 클린스만 전 감독(독일) 선임 과정에서 내부 규정이 지켜지지 않았다고 확인했으나, 절차적 하자로 홍 감독의 계약 자체를 무효화할 순 없다고 덧붙였다.
유 장관은 “공정한 과정을 다시 거쳐야 한다고 판단하고 있다. 문체부는 이러한 절차를 다시 거치도록 (KFA에) 요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홍 감독 건 외에도 축구종합센터 건립 관련 보조금 집행 및 차입금 실행, 지도자 자격 관리 등 여러 사안을 들여다보고 있는 문체부는 이달 말 최종 결과 발표와 함께 투명하지 않은 자금 집행 등에 대해선 사법 조치까지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유 장관은 정 회장의 4선 도전과 관련해 ‘불가 방침’을 재확인했다. KFA 차기 회장 선거는 내년 1월 열리는데, 대한체육회 스포츠공정위원회가 출마를 허락하면 정 회장은 4번째 임기에 도전할 수 있다. 이에 유 장관은 “시정 명령을 내릴 것이고, 어렵다면 승인을 불허할 것”이라며 “(문체부가) 회장 교체를 강제할 수 없고 KFA가 자율적으로 정리해야 하나, 이후에도 가능한 모든 조치를 할 생각”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문체부 차원의 실행 여부는 지켜봐야 한다. 유 장관의 의지와 달리 문체부는 KFA 회장 인준을 결정할 권한이 없다. 국민체육진흥법 33조 6항에 따르면, 문체부는 대한체육회장에 대해서만 승인권을 행사할 수 있고, 산하 종목 단체장의 인준은 체육회의 권한이다. 특히 회장 선거 등에 대한 정치적 개입은 국제축구연맹(FIFA)의 반발을 살 우려가 있다. 인사권은 굉장히 예민한 문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