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택규 회장, 전무, 감사 사퇴하라" 배드민턴協 부회장단, 동반사퇴 촉구문 발표…협회 부실사태에 고개숙여 사과, 향후 자정운동 기폭제될듯

입력
2024.09.13 15:45
수정
2024.09.13 15:53
(영종도=연합뉴스) 한상균 기자 = 7일 귀국한 김택규 대한배드민턴협회장이 인천공항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파리올림픽에 동행한 김 회장은 선수단보다 먼저 돌아왔다. 2024.8.7 xyz@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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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최만식 기자] 최근 '안세영 작심발언' 사태를 계기로 문화체육관광부 조사에서 대한배드민턴협회와 김택규 회장의 각종 비리와 행정 부실이 드러난 가운데 협회 내부에서 자정 목소리가 본격화하고 있다.

협회 부회장단이 공동 명의 성명을 내고 김 회장 등의 동반 사퇴를 촉구했다.

협회 부회장단 6명 중 김중수, 최정, 신영민, 김영섭 부회장 등 4명의 부회장은 13일 '대한배드민턴협회 정상화를 위한 협회 임원단 동반 사퇴 촉구문'을 발표하는 등 협회 내부에서 첫 행동에 나섰다.

이들은 성명에서 "금번 사태로 큰 실망감을 느낀 배드민턴 팬분들과 피해를 입거나 상처받은 선수 및 관계자 분들에게 사과의 말씀을 드립니다"라고 먼저 고개 숙여 사과했다.

이어 "대한배드민턴협회 부회장 김중수, 최정, 신영민, 김영섭은 협회 집행부로서 현재 협회가 직면한 사태의 심각성을 깊이 인식하고 있다"면서 "최근 안세영 선수 인터뷰와 관련한 협회의 안일한 대응이 정부와 배드민턴 팬들로부터 큰 비판을 받고 있으며, 이는 협회의 관리 및 지도 체계에 심각한 문제가 있음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성명서는 "대한배드민턴협회는 문화체육관광부가 발표한 협회 조사 중간 발표에서 밝힌 바 김택규 회장과 김종웅 전무이사를 포함한 집행부가 일련의 횡령 및 배임 의혹에 연루되며, 협회의 신뢰와 이미지가 심각하게 훼손되었다. 아울러 폭행, 폭언, 갑질 의혹 등의 추가 폭로가 계속됨에 따라 협회의 명예가 크게 실추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러한 사태는 선수 보호와 발전에 앞장서야 할 협회가 오히려 선수들에게 상처를 주고, 배드민턴 팬들의 기대와 신뢰를 배반한 결과를 초래했다"며 현 사태를 진단했다.

이들 부회장은 문체부 조사에서 비리 의혹을 받은 김 회장, 김 전무뿐 아니라 박계옥 감사에 대해서도 자체 반성을 촉구했다. 협회의 부실 행정을 감시하고 바로잡아야 할 감사로서 책무를 다하지 못해 현 사태에 대한 책임을 면할 수 없다는 것이다.

대한배드민턴협회 이사회 전경. 사진제공=대한배드민턴협회


"이러한 상태로는 협회의 정상적인 운영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는 부회장단은 "저희 부회장들은 이 사태에 대해 막중한 책임감을 느끼며, 협회의 정상화를 위해 김택규 회장, 김종웅 전무이사, 박계옥 감사의 동반 사퇴를 강력히 촉구한다"고 요구했다.

"협회의 신뢰 회복을 위해서는 책임있는 행동과 리더십이 반드시 필요하며, 현 지도부의 동반 사퇴만이 그 첫 걸음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성명서는 끝으로 "저희 부회장단 또한 깊은 책임을 통감하며, 이 사태를 더 이상 방치할 수 없기에 함께 행동할 것을 결의했다. 협회의 운영 정상화와 배드민턴의 발전을 위해서는 지금이 바로 변화를 시작해야 할 시점이다"면서 "더 이상 개인의 실수로 협회 전체의 신뢰가 무너져서는 안되며, 대한민국 배드민턴의 미래를 위해 모두가 책임감 있게 행동해야 한다. 김택규 회장, 김종웅 전무이사, 박계옥 감사께서는 협회의 정상화를 위해 결단을 내려주시길 강력히 요청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앞서 신계륜 전 회장(전 민주당 국회의원)은 자신의 유튜브 방송에서 김 회장의 사퇴를 촉구한 바 있다. 부회장단도 김 회장 등 협회 책임자의 사퇴를 촉구하는데 포문을 열었다. 이에 따라 앞으로 이사회, 대의원회 등으로도 번져 책임자 퇴진을 요구하는 내부 자정운동이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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