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드롱 넘었다"…'통산 9승' 김가영, 극적인 역전 우승으로 '한가위 LPBA 여왕' 등극

입력
2024.09.18 02:46
수정
2024.09.18 02:46
'당구 여제' 김가영(하나카드)이 4차 투어 '크라운해태 LPBA 챔피언십 2024 한가위' 결승전에서 '얼음공주' 한지은(에스와이)에게 세트스코어 4-3의 극적인 역전승을 거두고 우승했다. 사진=고양/이용휘 기자

[빌리어즈앤스포츠=고양/김민영 기자] '당구 여제' 김가영(하나카드)이 화려한 역전 피날레로 한가위 밤을 뜨겁게 달구었다.

김가영이 여자 프로당구 시즌 4차 투어 '크라운해태 LPBA 챔피언십 2024 한가위'에서 통산 9번째 우승을 차지하며 '한가위 당구 여왕'에 등극했다.

남자부 PBA 최다 우승자인 프레데리크 쿠드롱(벨기에)을 넘어 프로당구 사상 최초로 9승을 달성했고, 개인통산 첫 정규투어 2회 연속 우승을 기록했다.

17일 밤 10시에 경기도 고양시의 '고양 킨텍스 PBA 스타디움'에서 열린 결승전에서 김가영은 '얼음공주' 한지은(에스와이)에게 세트스코어 4-3의 역전승을 거두며 상금 4000만원의 주인공이 됐다.

김가영은 2시간 34분의 치열한 승부에서 두 차례나 패배 일보 직전까지 갔다가 극적으로 살아나는 다승왕의 저력을 보여주었다.

지난 시즌 월드챔피언십 우승 때처럼 이번 결승전도 6세트와 7세트에서 챔피언십포인트에 몰리며 패색이 짙었던 김가영은 상대방 한지은의 샷이 빗나가자 두 세트 모두 역전타를 터트려 승리를 거두었다.김가영.김가영.경기 전 악수를 나누는 김가영과 한지은.

1세트는 2이닝까지 5점, 1점씩을 주고받아 6:6의 상황에서 3이닝에 김가영이 먼저 4점을 득점하고 세트포인트에 도달했지만, 대회전 공격에서 실수가 나오면서 후공에서 남은 5점을 모두 득점한 한지은에게 10:11로 아깝게 패했다.

1세트를 아쉽게 내준 김가영은 2세트에서 3이닝까지 2-1-1 연속타를 터트리며 집중력을 놓지 않았고, 4이닝에 6득점 결정타를 터트려 5이닝 만에 11:4로 승리, 한 세트를 만회했다.

이어 3세트도 박빙의 승부를 16이닝에서 11:7로 마무리하고 세트스코어 2-1로 역전했다.

그러나 4세트부터 본격적인 김가영의 시련이 시작됐다. 5이닝까지 1-2-1-2 연속타로 6:1로 앞서가며 페이스를 잃지 않았던 김가영은 6이닝에 한지은이 6득점 후 7이닝에 끝내기 4득점에 성공하면서 6:11로 역전패를 당했다.

세트스코어 2-2로 승부는 원점으로 돌아갔고, 5세트 역시 6:6에서 8이닝 후공에 나온 한지은이 끝내기 5점타로 마무리하며 6:11로 패해 2-3으로 전세가 뒤집혔다.한지은.김가영.한지은.

두 세트를 연달아 내주고 순식간에 분위기가 바뀌면서 김가영은 6세트 승부도 쉽지 않았다.

6:2로 앞서가던 8이닝에 한지은이 5점타를 올리면서 점수는 6:7로 역전됐다가 김가영이 10이닝에 2점을 득점하고 9:7로 다시 앞섰다.

6세트 승리까지 2점을 남겨두고 있던 김가영은 11이닝에서 스리뱅크샷, 12이닝에서 투뱅크샷으로 마무리를 노렸지만, 모두 득점에 실패해 패배 위기에 놓이게 됐다.

한지은이 13이닝 선공 타석에서 원뱅크 넣어치기를 성공시키면서 2점을 득점, 점수가 9:10이 된 것.

챔피언십포인트를 남겨둔 한지은은 길게비껴치기를 선택해 샷을 시도했으나, 1적구에 얇게 맞으면서 득점이 되지 못했고, 김가영은 다시 한번 기회를 얻게 됐다.

13이닝 후공 타석에 들어선 김가영은 옆돌리기로 10:10 동점을 만든 뒤 뒤돌리기를 성공하며 11:10으로 살아나 마지막 7세트에서 최종 승부를 가리게 됐다.결승 경기 장면.한지은.김가영.

7세트에서 김가영은 7이닝까지 단 3득점에 그치며 3:7로 끌려갔다. 한지은이 남은 점수는 이번에도 단 2점.

그런데 9이닝에 한지은이 시도한 옆돌리기가 아슬아슬하게 빗나갔고, 김가영이 2점을 따라와 점수는 5:7로 좁혀졌다.

10이닝에는 한지은이 원뱅크 걸어치기로 다시 한번 마무리에 나섰는데, 1적구에 두껍게 걸리면서 빗나가 김가영이 다시 추격의 기회를 잡았다.

김가영은 11이닝 공격에서 침착하게 앞돌리기와 길게 비껴치기로 2점을 득점, 7:7 동점에 성공했다.

하지만, 3점째 비껴치기가 짧게 빠져 역전에는 실패해 한지은에게 마지막 기회를 주게 됐다.

11이닝 후공에서 한지은이 시도한 앞돌리기가 충돌로 빗나간 뒤 김가영이 12이닝에 무난하게 득점할 수 있는 옆돌리기 배치를 받으면서 완전히 승부가 뒤집혔다.

김가영은 옆돌리기로 1점을 득점해 8:7로 역전한 뒤 마지막 어려운 배치를 놀라운 세워치기로 득점에 성공, 결국 9:7로 승리를 거두고 또 한 번 극적인 우승을 차지했다.우승하는 순간 큐에 입맞춤을 하는 김가영.한가위 당구 여왕에 등극한 김가영.타이틀스폰서 크라운해태 기종표 단장에게 우승트로피를 받는 김가영.

경기 후 김가영은 "이렇게 빨리 우승 소감을 말할 수 있을지 몰랐다. 타이틀스폰서와 후원사 관계자들께 감사한다"며 "생각하지 못했던 우승 중 하나다. 이미 내려놓고 있었다. 경기 전에 한지은 선수에게 멋진 경기 해보자고 했다. 같이 경기해 준 한지은 선수에게도 너무 감사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또한, "명절인데 쉬지도 않고 이렇게 먼 곳까지 와서 응원해 준 당구 팬들에게도 감사하다. 남자부 경기가 남았는데, 준결승에 올라간 초클루 동반 우승하자, 화이팅!"이라고 말했다.

이날 결승 경기장에는 많은 당구 팬들이 결승전을 직접 보기 위해 PBA 스타디움을 찾아 눈길을 끌었다.

한지은은 지난 시즌 LPBA 투어에 데뷔한 후 사상 처음 결승에 진출해 우승을 눈앞에 두었으나, 아쉽게도 여제의 벽을 넘지 못하고 준우승에 머물렀다.

한지은은 "할 수 있다고 되뇌면서 경기에 임했다. 1년 동안 나름 적응했다고 생각했는데, 결승전이 이런 분위기일 줄 몰랐다. 너무 낯설었다"라고 아쉬운 준우승 소감을 남겼다.하트 세리머니를 하는 김가영과 한지은.왼쪽부터 PBA 장상진 부총재, 우승 김가영, 타이틀스폰서 크라운해태 기종표 단장.김가영의 우승을 축하하는 하나카드 이완근 단장을 비롯해 주장 김병호, 초클루의 아내 에멜 초클루와 구단 관계자들.가족과 함께 우승 기념 촬영.

지난 10일에 개막해 추석 연휴까지 개최된 이번 4차 투어는 여자부 LPBA에서 김가영이 우승, 한지은이 준우승을 차지했고, 김민영(우리금융캐피탈)과 김다희가 공동 3위에 올랐다.

우승자 김가영은 64강 첫 경기에서 끝내기 하이런 13점을 비롯해 베스트게임 1.563, 종합 애버리지 1.102를 기록했고, 한지은은 하이런 11점과 베스트게임 2.200, 종합 애버리지 1.107로 역대 최고 활약을 펼쳤다.

한지은이 기록한 하이런 11점은 16강전에서 '일본 레전드' 히다 오리에(SK렌터카)를 상대로 기록한 퍼펙트큐다.

한편, 남자부 PBA 투어는 18일 오전 11시 30분부터 초클루 vs 마민껌, 강동궁 vs 세미 사이그너의 준결승 경기가 치러질 예정이다.

(사진=고양/이용휘 기자)<저작권자 Copyright ⓒ 빌리어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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