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TV로만 봤는데" 시즌 최연소 챔프, 조건휘, 우승 비법은 '내려놓기'

입력
2024.02.13 12:00
SK렌터카 조건휘가 시상식 후 인터뷰한다

(MHN스포츠 권수연 기자) 화면 속에서만 봤던 우승 트로피를 바로 앞에 놓은 올 시즌 '최연소' 챔피언의 얼굴이 환하게 빛났다. 조건휘(SK렌터카) 특유의 넉살좋게 웃는 얼굴에는 여유가 한층 더 돋보였다.

12일, 고양 킨텍스 PBA스타디움에서 열린 '웰컴저축은행 PBA 챔피언십' 남자부 결승전에서 조건휘가 임성균(하이원리조트)를 풀세트 혈전 끝에 세트스코어 4-3(15-5, 6-15, 5-15, 15-7, 6-15, 15-7, 11-9) 로 꺾었다. PBA 결승전은 총 7전4선승제로 열린다.

이로써 조건휘는 PBA에 입성한지 5시즌만에 본인의 프로 첫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여기에 더불어 SK렌터카에서도 올 시즌 첫 챔피언을 배출해냈다.SK렌터카 조건휘가 우승 후 트로피를 들고있다

준결승에서 역전승을 거두며 결승에 진출한 조건휘는 19-20시즌 데뷔, 당해 신한금융투자 챔피언십에서 준우승(우승- 신정주)을 거둔 이후 약 3시즌에 걸쳐 좀처럼 결승 소식이 없었다. 21-22시즌 5차 투어(NH농협카드 챔피언십)에서 4강에 오른 이후 이번이 프로 두 번째 결승 무대였다.

조건휘는 이번 대회 128강에서 김영원, 64강 고상운, 32강 비롤 위마즈(튀르키예, 웰컴저축은행), 16강 강동궁(SK렌터카), 8강서 권혁민을 꺾고 4강에서 '언더독 돌풍' 박기호까지 잡으며 파죽지세로 질주했다.

특히 이번 결승전에서는 초유의 '강심장'임을 입증해냈다. 운명이 결정되는 마지막 7세트, 조건휘는 2-9로 뒤쳐져있다가 마지막 이닝에 하이런 9점을 대폭 몰아치며 단숨에 우승 트로피의 주역으로 올라섰다.결승전을 치르는 SK렌터카 조건휘

지난 달 24일 막을 내린 '웰컴저축은행 PBA 팀리그 2023-24' 포스트시즌 결승전에서 한 세트 차이로 트로피를 들지 못했던 조건휘는 이번 투어 우승으로 무관의 한을 풀었다.

프로당구 남자부는 올 시즌 5차 투어(휴온스 챔피언십) 최성원의 우승 이후 4개 대회에 걸쳐 연속으로 한국인 챔피언(최성원, 최원준, 조재호, 조건휘)만을 배출해냈다.

아울러 23-24시즌 트로피를 든 선수 중에서는 92년생으로 가장 나이가 어리다. 직전까지는 91년생의 다비드 마르티네스(스페인, 크라운해태)가 시즌 최연소였다.

20-21시즌까지 거슬러 올라가도 조건휘와 동갑인 다비드 사파타가 네 시즌 동안 최연소 챔피언 기록을 유지해왔다.

만일 조건휘 이후 정규리그 마지막인 시즌 9차 투어와, '왕중왕전'인 SK렌터카 월드 챔피언십에서 92년생 이하의 챔피언이 배출되지 않는다면 조건휘와 사파타의 공동 최연소 기록은 그대로 유지된다.

현재까지 남자부 전체 최연소 챔피언 기록은 96년생 신정주(19-20 신한금융투자 챔피언십)가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SK렌터카 조건휘(좌)가 우승 후 트로피를 들고있다

이번 대회 하비에르 팔라존(스페인), 세미 사이그너(튀르키예, 이상 휴온스), 다비드 사파타(스페인, 블루원리조트), 비롤 위마즈(튀르키예, 웰컴저축은행) 등 쟁쟁한 외인 우승후보에 강동궁(SK렌터카), 조재호(NH농협카드) 등 강호들이 모두 탈락하며 결승전 윤곽은 더욱 알 수 없는 형세로 빠져들었다.

가장 마지막에 웃은 시즌 8번째 챔피언 조건휘는 경기 후 "매일 TV로만 우승 시상식을 보다가 막상 우승하니 떠오르는 단어가 없다"며 "7세트에서 터진 하이런 9점이 기억도 잘 안 나지만 너무 좋다. 이 우승 트로피를 만져볼 수 있다는게 너무 좋다"며 그간 우승을 향한 갈망과 기쁨을 드러냈다.

이 날 당구팬들을 단숨에 사로잡은 막판 하이런 9점에 대해서 그는 '한 번의 기회'라고 표현했다.

그는 "(해당 점수에 대해서는) 아무 생각이 없었다. 그냥 한 번의 기회가 오기를 기다렸다. 마지막 세트는 11점제라 짧고, 뱅크샷도 있다. 한 번만 기회가 오면 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해 강심장임을 또 한번 입증했다.SK렌터카 조건휘가 우승 후 세리머니하며 기뻐한다

조건휘는 프로 출범 원년이자 직전 마지막 결승무대였던 2019-20시즌 신한금융투자 챔피언십의 여운이 오래 남았다.

당시 신정주(현 하나카드)와 겨뤄 아쉽게 준우승을 거둔 것은 오늘날 그가 챔피언 트로피를 드는데 큰 자산이 됐다. 그때를 떠올린 조건휘는 "당시 첫 결승에서 허망하게 졌기에 너무 아쉬웠다"며 "이번에는 저만의 스타일로 치자고 계속 생각했다. 일단 '무조건 공격'이라는 마음으로 한 점, 한 점에만 집중했다"고 덧붙였다.

프로 첫 우승을 거뒀으니 한 단계 큰 산을 넘었다. 조건휘는 마음가짐과 더불어 연습방식에도 어느정도 변화를 줬다. 그는 "사실 이번 대회 시작 일주일 전부터 연습하는 방법을 좀 바꿨다. 예전에는 공수에 모두 신경썼는데 제가 지치더라"며 "이번에는 그냥 연습구장서 치듯이 쳤다. 그러다보니 제 스타일을 좀 찾은 것 같다. 훌륭한 선수들은 포지션까지 생각하지만 저는 그렇게까지 크게 신경쓰지 않으려 한다. 5~10년 쯤 뒤에는 신경쓸 수도 있겠지만 이제 어느 정도 몸에 익숙하기에 너무 포지션에 집착하지 않으려한다"고 털어놓았다.SK렌터카 조건휘가 우승 후 아내와 입맞춤 세리머니를 선보인다

조건휘는 아마추어 시절부터 '연습벌레'로 유명하다. 그만의 루틴도 따로 있고, 이제는 여유를 부려야 효율이 오른다는 것도 터득했다.

경기 5시간 전 연습장에 가서 미리 연습을 하고, 대회 테이블에 적응하며 손과 몸을 푸는 것부터 시작한다. 이 과정에서 삶과 일의 비중을 맞추는 법도 따로 배웠다. 그는 "귀가가 늦다보니 아내와의 마찰도 생겼다. 일주일 내내 연습만 했는데 하루 정도는 아내와 시간을 보내려고 당구를 (내려)놓고 여유를 가졌다. 그러다보니 공도 더 잘 맞는다. 선수라고 당구만 치면 더 예민해진다. 프로라면 집착하는게 맞지만 여유도 필요하다. 앞으로도 마음의 여유를 좀 주려고 한다"고 밝혔다.

우승의 단 과실을 맛봤지만, 이 한번에 안주하지 않으려 한다. 그는 "도태되지 않고 더 발전해서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겠다"며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모습으로 당구를 치겠다"고 새로운 각오를 전했다.웰컴저축은행 PBA 챔피언십 LPBA 우승자 스롱 피아비(좌)-PBA 우승자 조건휘

한편, 앞서 11일 열린 여자부 LPBA 경기에서는 스롱 피아비(캄보디아, 블루원리조트)가 프로 통산 7승을 거뒀다. 이는 여자부 최다 승수, 남녀부를 통틀어 두 번째로 높은 승수(프레드릭 쿠드롱 8회 우승)에 해당한다.

시즌 8차 투어를 마친 PBA는 오는 20일부터 이번 시즌 마지막 정규투어인 '크라운해태 PBA-LPBA 챔피언십'에 돌입한다.

사진= PBA<저작권자 Copyright ⓒ MHN스포츠 / 엔터테인먼트 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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