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프볼=고양/홍성한 기자] “원래 분장하는 것을 좋아해요.”
고양에서 크리스마스 경기가 열린 건 오리온 시절을 포함해도 단 3번밖에 되지 않는다. 즉, 유독 크리스마스와 인연이 없던 연고지다. 그래서였을까. 관중석에 인간 산타부터 인간 루돌프, 인간 트리까지 완전체로 무장(?)하고 농구장을 찾은 팬들이 눈길을 끌었다.
25일 고양 소노 아레나에서 열린 2024-2025 KCC 프로농구 정규리그 고양 소노와 원주 DB의 맞대결. 전광판을 통해 다양한 이벤트가 진행된 가운데 화면에 이 3인방이 등장하자 모두의 웃음을 자아냈다.
유지영(43), 오수진(42), 조주연(46) 씨가 그 주인공이다. 테이블 석 한 곳에서 볼 수 있었다.
전반전 종료 후 만난 이들은 “가운데 친구가 이런 이벤트를 좋아한다”라며 웃으며 운을 뗐다. 이어 “각자 소장하고 있는 용품들을 모두 챙겨 만났다. 이렇게라도 해서 소노가 이길 수만 있다면 뭐든 괜찮다”라고 이야기했다.
그러면서 “소노를 너무 사랑하는 마음에 더 준비했다. 우리가 전달하는 크리스마스의 분위기를 받아 꼭 승리했으면 했다”고 덧붙였다.
모두 농구를 즐기고 있는 자녀를 둔 학부모였다. 그렇다면 같이 온 아이들의 반응은 어땠을까.
“딱 보면 아시지 않나. 아이들이 굉장히 우리를 부끄러워했다. 하지만 여기에 굴하지 않고 꿋꿋하게 버티고 입고 왔다”며 웃었다. 응원의 메시지도 전했다. “우리의 힘을 받은 소노가 오늘(25일) 꼭 큰 점수 차로 이겼으면 하는 바람이다”라고 힘줘 말했다.
그 힘이 전달됐을까. 소노는 87-81로 승리, 3연승에 성공했다. 추위도, 아이들도 막아내지 못한 40대들의 뜨거운 열정이었다.
#사진_홍성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