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프볼=문광선 인터넷기자] 2024-2025 KCC 프로농구 2라운드가 한창 진행 중이다. 1위 서울 SK가 파죽의 9연승을 달렸고, 수원 KT는 연패 뒤 연승을 거두며 단독 3위로 도약했다. 울산 현대모비스는 한 주간 4경기를 치른 강행군 속에서 3승 1패를 거두며 2위를 지켰다. 한편, 원주 DB의 4연승 행진이 마감됐고, 고양 소노는 창단 최다인 9연패 늪에 빠졌다.
이번 시즌 다섯 번째 위클리 MVP에는 수원 KT의 박준영과 서울 SK의 자밀 워니가 선정됐다. 한층 발전한 기량을 보여준 박준영과 SK의 9연승을 이끈 워니의 지난 한 주간 활약을 돌아보자. 투표는 점프볼 편집부 기자 및 인터넷기자 15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대상 경기: 12월 2일~12월 8일, 기록: 12월 9일 오전 기준)
국내 선수 MVP
박준영(KT) 9표 (2위 이우석 3표)
팀 순위: 3위 (10승 8패)
주간 기록: 2경기(2승)/ 평균 12.5점 8.5리바운드 1.5스틸
수원 KT의 박준영이 이번 시즌 다섯 번째 JB 국내 선수 위클리 MVP로 선정됐다.
고려대를 졸업한 박준영은 2018년 KBL 신인선수 드래프트 1라운드 1순위로 KT 유니폼을 입었다. 하지만 프로 무대에서는 지명 순번과 달리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2순위로 지명된 변준형(정관장)이 더 좋은 활약을 보여주면서, 박준영은 늘 비교 대상이었다.
하지만 상무(국군체육부대)에서 전역하고 맞은 첫 풀타임 시즌, 박준영은 한층 업그레이드 된 기량을 보이고 있다. 이번 시즌 15경기에 나서 올린 기록은 평균 10.6점 6.6리바운드 1.9어시스트. 말 그대로 커리어하이 시즌이다. 게다가 3점슛 성공률도 41.2%에 육박한다. 박준영은 하윤기의 부상 공백을 잘 채워주며 주축 선수들이 대거 이탈한 KT에 없어서는 안될 존재로 자리잡았다.
박준영은 6일 고양 소노 아레나에서 열린 소노와의 경기에서 팀의 72-64 승리를 이끌었다. 경기 초반부터 이날 박준영의 몸은 가벼웠다. 3점슛으로 첫 득점을 신고했고, 적극적으로 리바운드에 가담하며 풋백 득점도 추가했다. 1쿼터에만 9점을 올린 박준영의 활약은 후반에도 이어졌다. 3쿼터 시작과 함께 이재도의 슛을 막아냈고, 3점슛 하나를 추가했다. 53-50, 3점 차로 맞은 4쿼터 박준영은 공격 리바운드를 잡아냈고, 이는 문정현의 3점슛으로 연결됐다. 67-62로 앞선 상황에서는 박지원의 득점을 도운데 이어, 경기 종료 38초 전 승부에 쐐기를 박는 3점슛까지 작렬했다. 이날 박준영은 18점으로 양 팀 합쳐 최다 득점을 올렸다. 득점뿐 아니라, 리바운드 7개 중 공격 리바운드 4개를 잡아낸 것도 눈에 띄는 부분이었다.
8일 부산 KCC전에서도 박준영은 빛났다. 7점으로 득점은 이전 경기에 비해 줄었지만, 공격 리바운드 8개를 잡아내며 존재감을 드러냈다. 이날 양 팀은 야투 난조에 시달리며 저득점 양상의 경기를 펼쳤다. 58-58로 맞선 경기 종료 2분 54초 전부터는 어느 팀도 점수를 올리지 못하며 경기는 연장으로 향하는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박준영이 경기를 끝냈다. 경기 종료 직전 박지원의 슛이 돌아 나오자, 공격 리바운드를 잡은 박준영의 슛이 림을 통과했다. 60-58로 KT가 극적인 승리를 거두는 순간이었다. 이날의 승리로 KT는 단독 3위로 도약했다.
경기 종료 후 KT 송영진 감독은 박준영의 활약에 대해 "센스도 있고 노력도 많이 했다. 다른 친구들 열 마디, 스무 마디를 해야 할 것을 적은 말로도 알아듣고 움직일 수 있는 능력치가 있다. 충분히 잘해주고 있다. 리바운드 개수도 상당하고 그 덕에 이긴 경우도 많았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박준영은 그동안 1순위라는 지명 순위에 비해 존재감을 드러내지 못했다. 하지만 이번 시즌 개인 최고의 시즌을 보내며 잠재력을 마음껏 꽃피우고 있다. 이번 시즌이 박준영의 선수 커리어에 전환점이 될 수 있을까. 박준영의 활약에 계속 집중해 보자.
외국 선수 MVP
자밀 워니(SK) 8표 (2위 숀 롱 5표)
팀 순위: 1위 (13승 2패)
주간 기록: 2경기(2승)/ 평균 22.5점 12.0리바운드 3.0어시스트
‘또’ 자밀 워니다.
자밀 워니가 3주 연속 외국 선수 위클리 MVP로 선정됐다.
6일 정관장전 워니는 18점 12리바운드 4스틸로 팀의 73-69 승리를 이끌었다. 전반까지 워니는 5점에 그쳤다. 하지만 후반전부터 득점 본능을 발휘했다. 속공 레이업에 이어, 장기인 플로터 득점을 올려놓았다. 3점슛까지 터뜨린 워니는 3쿼터에만 9점을 기록했다. SK는 60-53으로 4쿼터로 앞선 채 4쿼터를 맞았지만, 정관장에게 매서운 추격을 당했다. 변준형, 캐디 라렌, 배병준에게 실점하며 2점 차까지 쫓겼다.
하지만 SK에는 워니가 있었다. 69-67로 앞선 경기 종료 51초를 남긴 상황에서 오세근의 중거리 슛이 돌아나오자 공격 리바운드에 이어 풋백 득점을 올렸다. 이날 워니의 유일한 공격 리바운드가 가장 중요한 순간에 나왔다. 결정적인 리바운드를 잡은 워니는 팀파울로 얻은 자유투까지 모두 성공하며 팀의 승리를 확정지었다.
8일 소노전에서도 워니는 27점 12리바운드 4어시스트로 25점을 올린 김선형과 함께 팀의 9연승을 이끌었다. 속공 덩크로 경기를 시작한 워니는 전반에 턴오버 4개를 하며 고전했다. 워니의 부침 속에 SK도 소노에 39-42로 뒤진 채 후반을 맞았다. 하지만 워니는 직전 경기에 이어 이번에도 후반전에 깨어났다. 1점 차로 추격하는 3점슛을 터뜨린데 이어, 공격 리바운드를 잡아 덩크를 꽂아넣으며 62-61로 경기를 뒤집은 것. 4쿼터 워니의 슛감은 굉장히 뜨거웠다. 먼거리에서 터뜨린 3점슛을 시작으로 3점슛 3개를 던져 모두 성공했다. 후반에만 19점을 올린 워니는 이날 5개의 3점슛을 터뜨리며 개인 한 경기 최다 3점슛 기록을 갈아치웠다. (종전 2024년 11월 12일 DB전, 4개)
워니는 개막 후 모든 경기에서 두 자릿수 득점을 올리고 있고, 1일 수원 KT전을 제외한 모든 경기에서도 더블더블을 기록하고 있다. 어시스트, 스틸 능력까지 장착한 워니는 3점슛도 커리어 중 가장 많은 4.9개를 시도하고 있다. 고려해야 할 수가 많아졌기에, 상대팀 입장에서는 워니를 막기 더 까다로워졌다. 워니의 소속팀 서울 SK는 9연승으로 2위 현대모비스에 2.5경기 차 앞선 1위를 달리고 있다. 워니가 이끄는 SK가 다가오는 주에도 연승을 이어갈 수 있을까. SK는 10일 부산 원정에서 KCC를 상대한다.
한편, 2위는 울산 현대모비스 숀 롱의 차지였다. 지난 한 주간 롱은 4경기에서 평균 20.5점 10.5리바운드 2.8어시스트를 기록하며 시즌 초 부진을 씻어냈다. 팀의 4연승을 이끈 롱은 연승이 끊어진 8일 정관장전에서도 28점을 올리며 서서히 외국선수 MVP 출신의 위용을 찾아가고 있다.
#사진=점프볼 DB